[CEO칼럼] 시스템 경영에 대한 단상 4 “시스템 사고의 본질적 특성 세 번째 – 다차원성 ” (2018.08.01)

 

“시스템 사고의 본질적 특성 세 번째 – 다차원성 ”

 

2018.08.01

 

갈등이 많은 상황에서 일을 매끄럽게 잘 해결하는 사람을 두고 흔히 ‘고차원적’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것은 아마 갈등을 빚어내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점을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잘 보고 해결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차원성은 시스템적 사고 원칙 가운데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등과 대립적인 상황에서 보완적 관계를 찾아 내고, 부분들만으로는 실행이 불가능한 일을 전체로서 실행이 가능하게 창조해 내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모든 사물을 보면서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하게끔 훈련 되어 왔습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가난한 사람과 부자, 영웅과 악한, 우리나라와 외국 등등의 일차원적으로 나누어 보는 사고에 무의식으로 익숙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직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한 가지 측면만 보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명백하고 급박하게’ 해야 할 사항을 서로 다르게 보는 사람들 사이에 지속적 갈등이 있다면, 이는 새로운 차원의 사고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금의 우리나라의 상황을 예로 들면, 조만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질 것이란 경고가 많이 나오고 있는 데, 지금 경제적 안정 측면에서만 ‘맞다’, ‘틀리다’ 만을 논하고 있다면 해결방안은 차치하고, 끝없이 갈등만 증폭될 것입니다.

그런데 아래 ‘그림1’과 같이 ‘안정’이란 축에 ‘변화’란 축을 추가해서 살펴 보면 전혀 차원이 다른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변화를 통해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성숙한 방안을 모색하거나, 좀 더 규제와 타협을 통해서 안정을 찾을 보수적 방안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변화를 갈구하는 급진적 방안을 좇을 것인가, 변화에도 관심이 없고 안정에도 관심이 없는 혼란한 상황으로 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선택할 여지가 늘어 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이분법적 사고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하면, 일련의 대립적 경향들을 새로운 논리를 가진 새로운 전체로서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의 기준 틀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다차원성 원칙을 보완하며 이와 유사한 원칙으로 ‘수다성(數多性, Plurality)’이란 개념을 이해해야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고를 갖게 됩니다. 즉, 시스템은 하나의 인과율에 따라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구조라는 고전적 시각을 버리고, 다수의 구조와 다수의 기능을 갖고 다수의 과정에 의해 구성될 수 있다는 ‘수다성’의 사고로 접근해야 훌륭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시스템은 내재적·외재적으로 다수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는 운송이라는 외재적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부의 상징과 같은 내재적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즉, 많은 사람들한테 자동차는 그 소유주의 생활 수준을 나타내며 아울러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편의 기능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이 자동차의 중요한 가치를 좌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세계가 하나로 엮어지면서 사회생활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시스템의 구성원들도 시간이 경과되면서 배우고, 성숙하고, 변화에 따라 바뀌어 갑니다. 그 결과 구성원들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상호 작용을 하는 네트워크가 가변적으로 생겨 나는데, 이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재창조해 갑니다. 이것이 바로 ‘구조의 수다성’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시스템 이론의 창시자인 루드비히 폰 버탈란피(Ludwig von Bertalanffy)는 생물의 개방적 시스템으로서의 ‘자기 규제적’ 내지 ‘행태 유지적’ 특성을 분석하면서 ‘등종국성(Equifinality)’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존 생물학계의 고전적 믿음을 깨고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등종국성이란 시스템의 상이한 초기 조건들로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동일한 최종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속성입니다.

반면에 사회문화적 시스템에 대한 형태 유지적 과정을 설명하면서 등종국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버클리(Buckley,1967)는 유사한 초기 조건들로부터 상이한 최종 상태를 만들어 내는 ‘다종국성(Multifinality)’라는 원칙으로 해석했습니다.즉, 사회적 현상은 초기 조건 보다는 복잡한 관계 속에 일련의 상호 작용의 과정이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기능은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해야 합니다. 고객에 대한 가치 창출뿐 아니라 임직원, 투자자, 관계 기관, 주변 사회 등에 적절한 가치를 창출해 내는 다양한 기능을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조직도 업무 기능별 공식 조직과 다양한 비공식 조직, 상황에 따라 임시의 TF팀 등 다양한 구조로 운영되게 됩니다. 구성원이 늘어날수록 상호 작용의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나게 됨으로 회사의 경영이란 그야말로 매우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반드시 시스템경영이 필요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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