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실 by Frank ] 쓰리 빌보드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단연 나의 최애 영화 중 하나인 <쓰리 빌보드>. 한창 이 영화가 프로모션을 돌며 전 세계 시상식을 휩 쓸던 시기, 나는 한 해외 영화제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상영작을 무료로 볼 수 있었는데, 대신 현장에서 줄을 서서 남는 자리를 예매해야 했다. 그때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제일 먼저 가서 줄을 섰고, 영화가 끝났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결국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관람하고 귀국 후에도 국내 개봉을 기다렸다가 한 번 더 관람했다. 이처럼 <쓰리 빌보드>는 단순히 좋은 영화를 넘어, 조금은 개인적인 추억까지 함께 담긴 작품이다.
“내 딸이 죽었다”
“그런데 아직도 못 잡았다고?”
“어떻게 된 건가? 윌러비 서장”
딸이 끔찍한 범죄로 세상을 떠난 지 한참이 지났지만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하고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고 느껴지자, 주인공 밀드레드는 도로 옆 대형 광고판 세 개(Three Billboards)를 빌려 한 경찰을 공개 적으로 비난하는 문구를 내건다. 하지만 지목을 당한 경찰서장 윌러비는 췌장암으로 인해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광고판을 보고 윌러비를 비난하기 보다 동정하며 오히려 밀드레드를 비난한다. 그 럼에도 밀드레드는 멈추지 않았다.
윌러비의 죽음 후, 그를 따르던 경찰 딕슨은 밀드레드에게 깊게 분노하게 된다. 광고판이 불타고, 경찰 서에 불을 지르며, 폭행까지 오가는 거친 갈등이 이어지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딕슨 또한 사 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다. 처음에는 그냥 복수극인가 싶지만, 사건 수사 그 자체 보다도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얽히며 입체적으로 변하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고 흥미롭다. 이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내가 처음에 품었던 인상이 계속 뒤집힌다.
프란시스 맥도먼드. 샘 록웰. 우디 해럴슨.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이 영화에서도 캐릭터 그 자체로 살아숨쉰다. 이 작품으로 밀드레드 역의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아카데미 여 우주연상을, 딕슨 역의 샘 록웰이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 이유를 저절로 납득하게 된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주제이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의외로 블랙코미디이 다. 가슴을 짓누르는 장면이 이어지다 가도 대사 하나로 피식 웃게 하기도 하며, 금세 다시 긴장감을 준다. 에빙이 라는 작은 마을에서 광고판 세 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며 강렬한 여 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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