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MOMENT] “군자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7월 2일 열린 제218회 영림원 CEO포럼에서 이한우 논어등반학교 교장은 ‘논어’를 인격 수양서가 아니라 리더십 훈련서로 해석했습니다. 이 교장은 조선일보 문화부장을 지낸 뒤 논어와 주역을 우리말로 옮기고 풀어 온 고전 연구가로, 10년 만에 CEO포럼에 다시 발표자로 섰습니다. 강연 주제는 ‘논어의 군자론, 왜 강명(剛明)한 리더를 위한 제왕학인가’였습니다.

“군자와 소인은 공자가 창안한 개념입니다. 군자는 군주, 소인은 신하를 의미하고 둘은 일을 매개로 연결돼 있습니다. 군자는 말로 일을 시키는데 그것이 명(命)이며 일의 형세를 정하는 것입니다. 반면 신하는 명을 받아 일을 해내는 사람입니다.”

“명(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아볼 수 없다.”
– 논어 요왈편

공자의 핵심 키워드 ‘강명한 군주’

이 교장이 강연 제목에 내건 키워드는 ‘강명한 군주’였습니다. ‘강(剛)’은 세다가 아니라 ‘한결같다’는 뜻이고, ‘명(明)’은 ‘사람과 일을 알아보는 밝음’입니다.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는 것이 명이라면, 그 사람이 흔들림 없이 일하도록 끝까지 지켜 주는 것이 강입니다.

그는 조선 선조를 예로 들었습니다. 선조는 명은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강이 없어 아랫사람을 시샘했고, 그 결과 당쟁이 싹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 교장은 ‘총(聰)’을 덧붙였습니다. 명이 눈에 보이는 범위를 밝힌다면, 총은 가 보지 않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간파하는 ‘귀 밝음’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총이 더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는 성장하는 회사가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리더는 ‘중(中)’하는 사람, AI는 ‘정(正)’만 한다

이 교장은 논어와 주역의 핵심 개념으로 정(正)과 중(中)을 꼽았습니다. 정은 정해진 이치와 예를 매뉴얼대로 지키는 일이고, 중은 과녁에 적중하듯 바뀐 상황을 읽어 새 지침을 만드는 일입니다. 정이 지나간 일을 다룬다면 중은 앞으로 올 일을 다룹니다. 그는 순조로울 때는 신하에게 맡기되 특별한 상황마다 방향을 정하는 명(命)이 바로 리더의 몫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이 교장은 AI를 언급했습니다. 지난 일을 집계하는 정은 AI가 잘하지만 상황을 읽어 판단하는 중은 넘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AI가 잘하는 것은 신하의 일이며, 리더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권영범님도 이날 이한우 교장의 발표에 앞서 논어 위정편의 군자불기(君子不器)를 인용해, AI가 인간을 압도하는 시대일수록 사람은 도구가 아니라 AI라는 도구를 부리는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군신신’, 그리고 사람을 알아보는 법

이 교장은 공자가 안연편에서 말한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를 논어의 핵심으로 짚었습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으로, 특히 공적 영역인 군군신신이 조직 운영의 요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금다움은 그릇에 맞게 사람을 부리는 너그러움, 곧 관(寬)이며, 세종이 노비 출신 장영실을 지켜 내며 쓴 일이 그 본보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법으로는 성기사(省其私)를 들었습니다. 그가 하는 바를 보고(視), 말미암은 바를 살피며(觀), 편안해하는 바를 들여다보면(察) 사람은 자신을 숨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교장은 군자다운 리더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실천한다는 말로 강연을 맺었습니다.

“AI가 잘하는 것은 결국 신하의 일입니다.

리더의 일은 전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제218회 영림원 CEO 포럼에서 강연하는 이한우 논어등반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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