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혁신 리포트] 몰입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장(場, Field) 문제입니다
몰입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장(場, Field) 문제입니다
HR 제도/시스템의 미래 — 구성원 업무몰입을 극대화하는 직원경험(EX) 기반의 제도/시스템으로
Executive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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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민조 ODWorks 대표 (Ph.D.)
Executive Summary
조직과 개인이 윈윈(win-win)하는 관점에서 구성원의 업무몰입을 극대화하는 직원경험(EX)의 실체는 세 가지입니다. 성과책임을 완수하는 성과의 경험, 경력경로의 로드맵을 그리는 성장의 경험 그리고 동료와의 합력과 협력 속에서 피어나는 성숙의 경험입니다. 이 세 경험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장(場, Field)이론이 말하듯 사람의 행동은 그가 놓인 장의 함수이며 명확한 기준과 절차라는 약속 안에서만 사람은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창발적으로 행동합니다. 따라서 조직은 R&R·프로세스·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야 하고 개인은 그 안에서 매일의 보람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때 조직은 비로소 인간의 모습을 닮은 하나의 유기체로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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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5년간 OD(조직개발) 컨설팅 현장에서 저는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코치님,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몰입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때마다 저는 질문 속의 단어 하나를 조심스럽게 돌려드립니다. ‘만들 수’라는 말입니다. 몰입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꽃을 피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다만 흙을 갈고, 물을 주고, 볕이 드는 자리를 마련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꽃은 스스로 핍니다.
몇 해 전 한 중견기업의 워크숍에서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입사 4년 차 대리 한 분이 말했습니다. “저는 이 회사가 싫어서 대충 하는 게 아닙니다. 뭘 잘해야 인정받는지, 여기서 계속 성장하려면 어떤 길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모른 체로 하다 보면 어느새 대충이 돼 있더라고요.” 어느 중견기업 4년 차 대리는 몰입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몰입할 수 없는 자리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호에서 손창훈 대표님이 리더의 역할을 ‘답 주는 사람’에서 ‘답 나오게 하는 사람’으로 옮기셨다면 오늘 저는 같은 이동을 몰입을 요구하는 제도에서 몰입이 피어나는 장(場)을 설계하는 시스템 영역에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01 조직과 개인의 Win-Win — 몰입을 이끄는 세 가지 경험
먼저 직원경험(EX)은 회사가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혜택이 아닙니다. 조직과 개인이 함께 이기는 윈윈(Win-Win) 구조입니다. 개인은 몰입할 때 가장 빛나고 조직은 몰입한 사람들로 인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몰입을 극대화하는 경험의 실체는 20년의 현장 진단이 저에게 가르쳐준 답은 성과, 성장, 성숙입니다.
첫째, 성과의 경험 — 성과책임을 완수하는 보람입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성과책임(Accountability)을 회사가 개인에게 지우는 부담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저는 반대로 봅니다. 인간에게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기여하고 싶은 원천적인 마음이 있습니다.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인정받고 싶고,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고, 내 손으로 무언가를 이뤄 조직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성과책임을 완수한다는 것은, 이 마음이 실현되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성과의 경험이 무너진 조직을 진단해 보면 문제는 대개 의욕의 부재가 아니라 통로의 부재입니다. 내 역할과 책임(R&R)이 무엇인지 불명확하고, 내 기여가 조직의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보이지 않을 때, 기여하고 싶은 마음은 갈 곳을 잃습니다. 성과의 경험이란 결국 내 일이 조직에 닿았다는 확인의 경험입니다.
둘째, 성장의 경험 — 경력경로의 로드맵을 그리는 희망입니다.
성장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된다는 희망과 비전이 있을 때, 사람은 도전하고 성취하려는 의식을 갖습니다. 반대로 5년 뒤의 내 모습이 이 회사에서 그려지지 않을 때, 아무리 오늘의 조건이 좋아도 마음은 이미 문밖에 서 있습니다. 인재 이탈의 면담 기록에서 연봉보다 훨씬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여기서는 제 미래가 안 보여서요”라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성장의 경험을 만드는 조직의 책무는 화려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경력경로의 로드맵을 함께 그려주는 것입니다. 이 직무에서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그 단계에 가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그 역량은 어떤 일과 학습으로 쌓이는지. 지도가 있는 사람은 오늘의 고된 업무도 여정의 한 구간으로 받아들이지만, 지도가 없는 사람에게 같은 업무는 그저 소모일 뿐입니다.
셋째, 성숙의 경험 — 동료와의 합력(合力)과 협력에서 비롯되는 깊이입니다.
세 번째 경험은 가장 깊지만 자주 잊힙니다. 성숙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배울 수 있는 동료·상사와 함께 일하는 가운데, 실수한 것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어울리는 경험 즉 심리적 안전감 위에서 자랍니다. “저 이거 놓쳤습니다”라고 말해도 비난이 아니라 배움이 돌아오는 팀에서 사람은 실패를 숨기는 데 쓰던 에너지를 도전하는 데 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력만이 아니라 사람됨이 자랍니다.
합력이라는 말을 굳이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협력이 역할을 나누어 함께 일하는 것이라면, 합력은 개개인의 강점이 하나로 모여 각자의 합보다 큰 힘이 되는 시너지를 말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처럼 말입니다. AI가 개인 역량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시대에, 조직의 진짜 격차는 이 합력에서 벌어집니다. 그리고 합력은 성숙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며, 성숙은 안전한 관계 속에서만 자랍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성과는 기여의 확인이고, 성장은 미래의 지도이며, 성숙은 관계의 안전입니다. 이 세 경험이 갖춰진 곳에서 몰입은 요구하지 않아도 피어나고, 하나라도 빠진 곳에서 몰입은 아무리 요구해도 시들어 갑니다.
02 장(場)이론 — 사람은 자신이 놓인 ‘장’만큼 행동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경험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여기서 조직개발의 아버지라 불리는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Kurt Lewin)의 통찰을 빌리겠습니다. 레빈은 인간 행동을 하나의 공식으로 남겼습니다.
B = f(P, E) 행동(Behavior)은 사람(Person)과 환경(Environment)의 함수다.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내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가 놓인 심리적 환경, 즉 장(場, Field)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결정됩니다. 같은 씨앗도 어느 밭에 심기느냐에 따라 다르게 자라듯 같은 사람도 어떤 장에 놓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행동합니다. 침묵하는 회의실의 그 사람이 동창 모임에서는 가장 말이 많은 사람인 것처럼 말입니다. 이 장이론이 HR 제도/시스템에 던지는 함의는 명확합니다. 몰입이라는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사람을 다그칠 것이 아니라 장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성과·성장·성숙의 경험이 피어나는 장의 핵심 조건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의 장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갖는 오해는 “기준과 절차를 촘촘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답답해하지 않을까? 자율을 주려면 느슨해야 하지 않나?” 현장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만 실제는 정반대입니다. 사람은 명확한 기준과 절차, 즉 ‘약속’ 안에서만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축구를 생각해 보십시오. 경기장의 라인과 규칙이 명확하기에 선수들은 그 안에서 마음껏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칩니다. 라인이 어디인지 모르는 선수는 창의적일 수 없습니다. 매 순간 “이래도 되나?”를 눈치 보느라 에너지를 다 씁니다. 앞서 그 4년 차 대리의 고백 “뭘 잘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조심하게 되고, 조심하다 보니 대충이 되더라” 가 되는 상태입니다.
명확한 약속은 자율의 반대말이 아니라 자율의 전제조건입니다. 기준이 투명하면 사람은 눈치 대신 판단을 하고, 판단이 쌓이면 주도가 되고, 주도적인 개인들이 안전한 장에서 부딪히면 누구도 설계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 솟아나는 창발(創發, Emergence)입니다. 조직의 혁신은 지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잘 짜인 장 위에서 창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을 짠다는 것은 곧 시스템을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는 일입니다. 그물의 코 하나하나가 명확한 기준이고 투명한 절차입니다. 목표 설정과 피드백 사이, 평가와 보상 사이, 육성과 경력경로 사이의 코가 촘촘히 이어져 있을 때 구성원은 그 그물을 구속이 아니라 안전망으로 경험합니다. 마음껏 도전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의 근거로 말입니다.
03 조직의 책무와 개인의 몫 — 투명한 공유, 그리고 매일의 보람
장이론의 관점에서 조직과 개인의 역할은 선명하게 나뉩니다.
조직 차원의 책무는 R&R·프로세스·기준의 투명한 공유입니다.
첫째, R&R —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가. 역할이 흐린 조직에서 성과의 경험은 불가능합니다. 내 기여가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지 모르는데, 기여의 보람을 느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프로세스 — 일과 결정이 어떤 경로로 흐르는지, 의사결정이 밀실에서 이뤄지는 조직에서 구성원은 상상으로 빈칸을 채우고 상상은 언제나 실제보다 나쁩니다. 셋째, 기준 — 무엇이 잘한 것이고, 평가와 보상과 승진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의 기준의 투명성은 곧 공정성의 체감이며 공정성이 무너진 장에서는 어떤 경험 설계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투명한 공유는 일회성 공지로 되지 않습니다. 일상의 시스템으로 흘러야 합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이 걸어가는 로드맵을 저는 이 관점에서 주목합니다. 에버레스크는 질문과 소통이 투명하게 흐르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시스템으로 구현합니다. 익명의 질문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고, 회의의 논의 과정이 모두에게 보이는 구조, 이것이 바로 레빈이 말한 장(場, Field)을 디지털로 짠 것입니다. 올해의 에버온사람은 그 장 위에서 개인의 내면 성찰과 마음근육을 다루며 성숙의 경험을 깊게 하고, 에버그로잉은 개인의 성장과 일의 성과관리를 하나로 엮어 성과와 성장의 경험을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소통의 장(에버레스크) 위에 성숙(에버온사람)과 성과·성장(에버그로잉)을 쌓아가는 이 순서는 세 경험의 구조와 정확히 맞닿아 집니다.
개인 차원의 몫은 그 장(場, Field) 안에서 매일매일 보람된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장이 아무리 잘 짜여도 그 위를 걷는 것은 결국 개인입니다. 오늘 내 성과책임을 완수하며 기여의 보람을 확인하고 내 경력의 지도에 오늘의 배움 한 조각을 더하고 동료의 실수에 배움으로 답하며 관계의 안전에 벽돌 하나를 놓는 것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매일의 보람이라는 작은 경험이 쌓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조직과 개인의 Win-Win이 완성됩니다. 조직은 장(場, Field)을 짜고 개인은 그 장에서 보람을 경험하며 그 보람이 다시 조직의 성과가 되어 장(場, Field)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선순환입니다.
| 구분 | 책무(장을 짜는 일) | 개인의 몫(장에서 경험하는 일) |
| 성과 | R&R과 기여의 가시화 | 성과책임의 완수, 기여의 보람 |
| 성장 | 경력경로 로드맵과 기준의 공개 | 도전과 성취, 미래를 향한 희망 |
| 성숙 | 심리적 안전감의 프로세스 설계 | 합력과 협력, 피드백의 주고받음 |
| 공통 |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의 장 | 매일의 보람된 경험 |
04 조직은 하나의 유기체가 됩니다
선순환이 돌기 시작한 조직에서 조직이 기계에서 유기체로 바뀌는 변화를 목격합니다. 기계로서의 조직은 부품의 집합입니다. 사람은 기능으로 배치되고, 고장 나면 교체되며, 전체는 설계자의 의도만큼만 작동합니다. 반면 유기체로서의 조직은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 있으면서 전체가 하나로 숨 쉽니다. 환경이 바뀌면 감지하고, 상처가 나면 스스로 아물며,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오늘의 자신으로 진화합니다. 저는 이것을 인간의 모습을 닮은 조직이라고 부릅니다. 건강한 인간이 그러하듯 이 조직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냅니다. 하나는 개인의 독립적인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능이나 부품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며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온전한 주체로 존중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함께 어울리는 것입니다. 그 독립적인 존재들이 합력과 협력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혼자서는 낼 수 없는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자기로서 온전히 서 있는 사람만이 진짜로 어울릴 수 있고 안전하게 어울리는 관계 속에서만 사람은 온전한 자기로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이 함께 있는 조직만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해 갑니다. AI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 앞에서 어떤 조직은 흔들리고 어떤 조직은 진화하는 차이는 여기서 명백히 갈립니다.
HR 제도/시스템의 미래가 향하는 곳은 사람을 관리하는 규정집이 아니라 성과·성장 ·성숙의 경험이 피어나는 장의 설계는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독립적인 개인들이 안전하게 어울려 창발하는 유기체의 신경망입니다. 그리고 그 장을 진단하고, 설계하고, 조직 안에 내재화하는 일 그것이 시스템 관점의 조직개발(OD)이 하는 일입니다.
밭을 탓하는 농부는 없습니다
노련한 농부는 싹이 트지 않는다고 씨앗을 탓하지 않습니다. 밭을 살피며 흙은 굳지 않았는지 물길은 막히지 않았는지 볕은 드는지를 봅니다. 경영도 같다고 저는 믿습니다. 몰입하지 않는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마련한 장이 성과책임이 기여의 보람으로 확인되는지, 성장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지, 실수를 말해도 안전한 관계인지, 그리고 그 모든 기준과 절차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장이 마련되면 몰입은 시키지 않아도 피어납니다. 사람에게는 본래 기여하고 싶고, 자라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자와 HR 담당자 여러분께 두 가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 구성원은 자신의 성과·성장·성숙, 세 가지 중 몇 가지를 지금 경험하고 있을까요?
그 경험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사람을 바꾸려 하나요 or 장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까?
두 질문 앞에서 잠시 멈칫하셨다면 그 멈칫함이 시작입니다. 이번 분기에는 새 제도를 하나 더 만드는 대신 우리 조직의 장(場, Field) R&R, 프로세스, 기준을 투명하게 설계하는 일부터 권합니다. 몰입은 바로 그 투명해진 장 위에서 피어납니다.
김민조 대표는 인력개발정책학 박사이며 HR과 조직을 연구하고 15년간 OD 컨설턴트로 현장을 지켜온 조직개발 전문가입니다. ‘조직은 시스템 위에서 성장한다’는 철학 아래 진단 기반(JOB MRI)의 조직설계·성과시스템·인재육성 솔루션을 제공하는 조직개발전문그룹 ㈜오디웍스(ODWorks)를 이끌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