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하늘이 열린 날에(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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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오늘은 개천절이라 주말과 이어진 연휴가 되었습니다. 주말은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많은 시간당 200mm 이상의 호우가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었으나 대지를 촉촉히 적셔 주는 수준에서 그쳤고, 오늘은 하늘이 열린 날답게 맑게 개었습니다.

개천의 뜻은 환웅께서 천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와 홍익인간(널리 인간을 이롭게 함)·제세이화(도리로 세상을 다스림)의 뜻을 펼치기 시작한 날을 뜻한다고 합니다.

높고 거룩한 뜻을 품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시절의 우리 역사를 보면 참으로 자랑스러운 결과로 이어졌고, 반면에 개인의 출세와 축재에 혈안이 되었던 시절의 역사를 보면 여지없이 세상이 어려워졌고 급기야는 나라를 잃어 버리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요즘의 우리나라를 들여다 보면 경제는 내리막길인데 정치는 저마다의 논리 대결로 요동을 치고 있고 계층간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어 나라의 앞날이 심히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물질만능주의적인 가치관이 심하게 인간성을 훼손하고,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삶이 전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있고, 가족과 공동체의 심각한 해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참으로 미래가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올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사실 우리에겐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정신문화가 있었습니다. 공동의 선을 실현하는 것을 지고의 가치로 여기며 배운 것을 몸소 실천하고 남에게 후하고 자신한테 박한 선비정신은 바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사상에 뿌리를 둔 우리의 오랜 문화 유산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같이 지구 상에서 세상을 혁신시키고 인류의 삶을 발전시키는 중심 역할을 하는 조직이 기업이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공교육의 붕괴와 가정 교육이 실종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무언가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창조해갈 유일한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기업뿐이라 할 수 있고, 바로 이 기업들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육이오 직후 지구 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GDP 기준으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바로 ‘잘 살아보세’라는 한 마음으로 많은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해왔던 까닭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SONY를 누르고 삼성전자가 전자산업에서 세계 일등이 되었고 현대자동차가 세계 일류기업들과 어깨를 겨누는 기업으로 올라섰던 것입니다.

기술의 혁신이나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우리의 세계적 경쟁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전년보다 4단계 하락한 29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지난해 성장, 고용 둔화에 따른 경제성과 부문의 순위 하락(15위 → 21위)과 기업효율성 부문의 순위 하락 (37위 →48위)에 기인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떨어져 가는 국가 경쟁력을 반전시키고, 우리가 세계 일류 국가와 일류 민족이 될 수 있는 길은 바로 홍익정신에 입각한 오랜 전통의 정신문화를 되살리는 일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기업이 잘 하는가 못하는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그 구성원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행동도 바뀌지 않습니다.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금 만연되어 있는 힘든 일은 하지 않으면서 더 좋게 될 것을 바라는 욕심이나 공동체 의식을 저버리고 개인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서만 몰입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뒤바꾸지 못한다면 우리는 함께 침몰해 가는 운명공동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삶의 수단을 획득하는 일을 삶의 목적으로 아는-원인과 결과를 착각하는- 삶을 살고 있을 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은 불안과 불만 속에 쫓기며 살면서도 끊임없이 자식들한테까지 결과를 강조하는 그런 삶을 살게 하는 우매한 일을 대물림 하고 살고 있지나 않은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점점 작아지는 것은 그 생각의 틀이 점점 작아지기 때문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것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작고 별 쓸모 없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크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국가의 크기가 절대 국가 경쟁력의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구성원의 생각의 크기가 그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경쟁력도 우리들의 생각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용기와 상상력을 겸비하여 다른 사람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과감히 추진해 갈 때 우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자신을 작은 존재라는 인식의 틀 속에 가두지 말고 보다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존중, 자존 의식이 살아날 때 인류에 이로운 일들에 대해 끊임없이 영감이 떠오를 것이고 이를 창의적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로 발전시켜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위대한 인류학자인 마가렛 미드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인 사람이 단 몇 명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지금까지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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