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 ‘졌지만 희망을 안겨줘 고맙다'(2015.02.02)

졌지만 희망을 안겨줘 고맙다!”

2015.2.2

지난 토요일 저녁 아시안컵 결승전은 전국민의 관심과 기대 속에 120 분 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과 즐거움을 안겨 준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추가 시간에 터진 손흥민의 동점골 장면은 그야말로 터져 나오는 환성을 누구도 참을 수 없게 만든 기쁨의 순간이었습니다. ‘아, 이제 우리가 이기는구나’ 라는 희망을 안겨 주었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연장전에서 아쉽게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우리 국민 모두가 대표 선수들의 최선을 다한 경기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청용과 구자철 두 주력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무려 5개의 경고를 받은 홈팀 호주 팀의 거친 공격 속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당당히 싸운 우리 선수들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이웃 일본이나 중국보다 우리가 월등히 한 수 위라는 것을 보여 준 아시안컵 축구였던 것입니다.

 

 2015년 1월 내내 국민들한테 자신감과 기쁨을 되살려 내주었던 아시안컵 축구가 이제 막을 내려 뭔가 아쉽고 허전하기까지 합니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 내내 무기력하고 맥빠지게 했었기에 귀국 시 엿 세례를 받았던 축구 대표팀이 불과 4개월 만에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까닭이 무엇인가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국민과 선수들은 다 똑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환골탈퇴가 가능하게 된 마법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가요? 새로 해외에서 영입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새 지도자가 기존의 관행과 연고를 타파하고, 신뢰와 배려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면서 만들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명의 이정협이라는 선수를 원톱의 골잡이로 발탁하고, 매 경기 후보로 벤치를 지켰던 김진현 골키퍼를 주전으로 준결승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게 했던 탁월한 안목, 주장 완장을 고참 중에서 차게 했던 관행을 깨고 중원 사령관으로 믿음직한 기성용에게 주었던 합리적인 용병술, 매 경기에 임하는 선수 모두에게 일일이 상태를 묻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코멘트를 해주는 섬세함까지 참으로 오랜만에 좋은 감독을 맞이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감독이 왔다 해도 선수들이 괜찮지 않으면 좋은 성과가 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대표 선수들의 74%인 17명이 지금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이고, 특히 우리에게 믿음을 주는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김진수, 김진현 같은 주력 선수들은 해외에서도 일류 선수들과 함께 기량을 겨누며 좋은 경험을 쌓아 가고 있는 중입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호주한테 석패를 당했습니다만 2018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리란 희망을 갖게 하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감독과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실력을 쌓고 전술 훈련을 해간다면 전 세계 강호들과 경기를 하더라도 손색이 없는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우리는 2015년 1월에 진행된 아시안컵 대회에서 발견했던 것입니다

 

2015년에 새로 바뀌는 우리의 자율팀 조직도 이런 축구 대표팀 같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서로 배려함으로써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팀 분위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값진 역량을 쌓아감으로써 2018년에 Four Aces의 꿈이 펼쳐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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