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우리가 갈 길(2014.08.01)”

우리가 갈 길

2014.8.1

어제 신문에 『”더 싸게, 더 많이” 中 물량공세에 한국 수출 속수무책』이라는 제하에 나온 글을 보면서 불안해졌습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걸 보니 올 것이 오고 있는가라는 생각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부제로 ‘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크??? IT?車?조선?철강?석유화학도 비상’이란 부제에 나타난 중요 대기업의 작년과 금년 2분기 순이익을 비교한 수치를 보면 불안이 현실감 있게 느껴집니다.삼성전자(9조 5,300억 ==> 7조 2,000억), 현대·기아차(3조 5,328억 ==> 2조 8,569억), SK이노베이션(3,950억 e -503억), 현대중공업(2,890억 e -1조 1,037억), 포스코(7,030억 e 5,650억). 우리나라 경제가 아직 건재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의 대기업의 선전 때문이었는데 이제 이마저 위협 당하면 참으로 답답한 미래가 다가올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이 32.3%에서 25.2%로 급감했는데 반해,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는 상반기 중국시장 점유율이 21%로 삼성의 23%의 턱밑까지 쫓아왔다고 하고, 오랜 동안 세계 조선시장 1위를 고수해 왔던 현대중공업의 추락과 더불어 한국 조선산업은 중국에 1위를 내 주고 이젠 엔저로 일본에게 2위 자리마저 내주게 되었다는 뉴스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주력 수출 5대 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은 이미 40~50 년 전에 이미 향방이 정해져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모두 서울 공대 조선공학과, 화학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공학과로 2~3년 주기로 몰려서 서울대  과별 입학 커트라인 점수 최고치를 만들어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지난 7월 23일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SW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전략보고회’ 자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그냥 참석자로 초청 받아 갔기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갔는데 입장하면서 자리를 정해 주어 찾아가 앉아보니, 10여 명이 앉는 대통령께서 앉는 줄과 직각으로 마주 보게 되어 있는 맨 앞 줄 두 번째가 내 자리여서 순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건너편 앞의 줄에는 미래부 장관,산업부 장관, 교육부 및 문화체육부 차관이 두 번째 자리부터 앉게 되어 있었기에 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대통령께 말씀을 드려야 하는 자리인가 보다라는 생각에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가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대통령께 드려야 하는 말씀이니 ‘국가적으로 중요한 차원의 얘기가 되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이 드니 조바심이 더 나기 시작했습니다.

1부 순서로, 미래부 장관부터 SW 산업을 국가적 중심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 내용에 대한 보고가 시작되었고, 연 이어 산업부 장관과 2개 부처 차관의 보고가 있었고, 3 개의 민간 기업 사례 보고가 어젠다에 의해 진행이 되었습니다. 2부 순서로, 바로 토론회가 서강대학교 교수가 사회 진행을 맡아 진행이 되었는데 아마도 이미 사전에 지정된 토론자들한테 발표할 내용까지가 다 정리해 왔던 것 같았습니다. 대통령께서 종합적으로 의견을 주실 때 각 발표자들의 내용에 대해서 모두 한 꼭지씩 짚어주시는 걸 보고 내가 무언가를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두 시간이 되는 시간에 걸쳐서 대통령께서 여러 부처의 장?차관으로부터 SW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 보고를 들으시고, 여러 의견 발표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직접 정부의 대응 정책에 대한 코멘트를 하시는 걸 보면서 이제 무언가 SW산업의 중요성을 범정부 차원에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대통령께서 ‘이렇게 중요한 SW산업을 잘 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없을까요’라고 좌중을 둘러 보고 자유 의견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시작 전 조바심 내면서 준비해 둔 말씀을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손을 들었더니 대통령과 가까이 자리해서인지 내게 발언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일년에 R&D 예산 2조4천억 원을 쓰는 SAP의 1,000분의 1밖에 못쓰는 회사지만 국내 ERP 분야에서 당당하게 SAP와 경쟁하면서 7월에 KPX그룹 수주 경쟁에서 따끈따끈하게 이겼다는 간단한 회사 소개와 더불어 “21세기에 SW 중심 국가 경쟁력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본론으로 들어 갔습니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제조업 중심으로 꽃을 피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데는 한국의 두뇌들이 공대 조선공학과,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로 몰렸던데 힘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국가 경쟁력의 근간은 서비스 산업과 소프트웨어의 융합으로 이루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산업 특히 의료, 교육, 문화/관광 산업은 100세 수명 시대를 맞아 매우 성장이 크고 고부가가치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고, 서비스 비즈니스 품질의 절반은 서비스 속도라 할 수 있는데 우리 국민들의 ‘빨리빨리’ 서비스 스피드는 세계 최고입니다. 게다가 요즈음 한국의 인재들이 몰리고 있는 분야는 의사, 교수와 교사, 그리고 연예인이 되는 길입니다.

 

 아마존, 네이버 같은 국가 차원의 글로벌 의료 포탈, 교육 포탈, 관광 포탈을 만들어 전 세계 누구나가 손쉽게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 보고, 원스톱으로 예약부터 서비스 절차 안내와 사후 평가까지 온라인의 도움으로 오프라인 서비스까지 한번에 받을 수 있게 한다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 오는 글로벌 비즈니스 뿐 아니라 나아가 해외로 진출하여 직접 오프라인 서비스로 확대해 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어 이 모든 것이 통합되어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되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되고,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 걱정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 사료됩니다”

 

대충 이런 요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니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발언을 한 사람은 저 혼자였던 것 같습니다. 보고회가 끝나고 참석했던 일부 인사들한테 시원하게 잘 얘기했다는 덕담을 들어 좋은 기분으로 회사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중추 산업은 제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옮겨 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우리의 주업인 ERP는 사실 어떤 산업에도 필요한 기능입니다. 병원에서도, 학교에서도, 호텔이나 공연장 심지어 큰 음식점에서도 백오피스로써 ERP는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다만 아직 우리 솔루션이 서비스 산업에 적합하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우리 회사가 아시아 NO.1 솔루션 기업이 되기 위해서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비단 ERP 뿐 아니라 경영을 더 잘하게 하는 ‘비즈업’ 과 경영의 성과를 분석하여 피드백해 주는 BI까지 일할 기회가 널려 있고, 그것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우리의 비전 ‘ Ace Four Cards’를 이루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YB

 

 

 

Share your thou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