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永-Way 단상 36 “카타르 월드컵 2차전은 지도자의 인식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2022.12.01)

“카타르 월드컵 2차전은 지도자의 인식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2022.12.01

A매치 축구 경기를 보면 잠재워져 있던 국민의 정체성이 살아납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우리나라 팀을 응원합니다. 월드컵 본선 경기는 좌우의 이념 대립도 세대간이나 성별 장벽도 허물어 버리고 전 전국민이 한마음으로 국가적 관심과 뜨거운 열기로 응원을 하게 되는 빅 이벤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1차전을 세계적 강호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비긴 후라, 2차전은 겨울에 내리는 찬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의 응원과 함께 온국민의 기대와 승리의 염원 하에 치러진 경기였습니다. 본선 참가국 중 FIFA 최하위 순위의 가나만 이기면 우리나라 팀이 거의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에 찬 경기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경기 시작 전 발표된 선발 선수 명단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습니다. 1차전 후반부에 교체 투입하여 인상적인 경기를 이끌었던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고, 발 빠른 나상호 대신 느린 권창훈을 내세운 라인업이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후반 시작 시 나상호를 교체 투입했고, 가나에 2:0으로 지고 있던 후반 13분에 교체 투입한 이강인이 들어간지 1분 만에 멋진 어시스트로 조규성의 헤딩 골을 만들었고, 이강인이 적 수비진을 교란시키는 가운데 3분 후 김진수의 극적인 센터링으로 조규성의 멋진 두 번째 헤딩골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하게 했습니다.

사실 벤투 감독의 이상한 선수 기용은 월드컵 본선 시작 전부터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코스타리카와의 월드컵 최종 평가전에 국내 축구 팬들이 그렇게 불러 대던 이강인을 외면했고, 전 세계 언론이 칭찬하는 이강인을 스페인에서 불러서 단 1분도 공을 차 보게 하지 않고 벤치에서 기다리다 돌아가게 했던 일부터, 1차전에서도 후반 30분에야 교체 투입했던 벤투 감독의 그 고집과 전략이 2차전에서의 승리를 멀어지게 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감독의 잘못된 인식과 전략으로 인한 참사가 이웃 일본의 2차전 경기에서도 일어났습니다. 1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을 2:1로 침몰시키며 온 일본 열도를 흥분시켰던 일본팀을 2차전에서, 1차전의 베스트 멤버 11명 중에 무려 5명을 교체해 선발 투입한 감독의 오판으로, 스페인에게 7:0으로 진 코스타리카에게 1:0으로 무릎 꿇게 만들었습니다.

2차전을 이기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일본팀과 한국팀 모두 지도자의 안일하고 왜곡된 인식으로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가나에 지고 울음을 터뜨린 손흥민 선수처럼, 통한의 패배를 가슴으로 받아들여야만 됐습니다. 사실 선수들이야 최선을 다 해서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뛴 죄 밖에 없습니다. 꼭 이겨야 되는, 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기에 그 아픔이 더 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에 선수들한테 국가의 명예와 국민들의 사기를 위해 꼭 이겨야 하는 게임에서 선발로 뛸 선수들을 뽑으라 했으면 아마 상대팀에 대항할 가장 베스트 멤버로 구성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필승의 국면에선 한 치의 엉성함도 있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지도자에만 다 맡겨 놓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 축구에서도 위계적인 조직 운영만으로는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시대가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기량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팀이 창조적으로 경기를 끌어가는 시대가 곧 올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가 자율 경영으로 해마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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