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永-Way 단상 20 “올림픽을 통해서 본 바뀌는 세상” (2021.08.02)

 

“올림픽을 통해서 본 바뀌는 세상”

 

2021. 08. 02

 

코로나 여파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 벌써 일주일도 채 안 남겨 놓았습니다. 당초에 많은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전 세계 사람들한테 코로나 공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 가까이에 이르는 일본 국민들이 애초에 올림픽 반대 분위기에서 7월 말 아사히 맥주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는 보도를 보면 일본 선수들의 선전으로 올림픽을 응원하는 분위기로 돌아 서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그 중 4개가 양궁에서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강세였던 태권도, 레슬링, 유도 등 투기 종목에서는 부진한 성적이 나온 걸 보면서 이제는 선수들도 감독이 혹독한 훈련을 요구하는 종목은 회피하고,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양궁, 수영, 체조 등에서 선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양궁은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 등의 운영 방식이 철저하게 ‘원칙과 공정’에 의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금메달리스트도 2020년에 선발한 국가대표선수도 모두 올림픽 선수 선발전 1회전부터 시작해서 최종 출전 선수를 뽑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 남녀 각 1등 선수로 혼성팀을 구성해서 요번 대회부터 신설된 양궁혼성전에 출전하여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의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혼성팀의 남자 김제덕 선수는 17살이고, 여자 안산 선수는 20살이라고 합니다. 김 선수는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보태 2관왕에, 안 선수는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벌써 우리나라 스포츠의 미래는 10대 들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 우리 선수들의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려 치맥과 함께 중계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야구, 배구, 축구 경기가 거의 동일 시간 대에 있어서 선택한 것이 멕시코와의 축구 경기였습니다.

전반전까지 보다가 3대 1로 지는 걸 보니 후반전도 비슷할 것이란 실망에 식구들 모두 만장일치로 배구 중계로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지상파 채널 중엔 아무 데도 배구 중계를 안 해 주어 힘들게 찾아 인터넷 중계를 TV로 연결해 보았습니다. 여자 배구 한일전이 5세트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으로 갔는데 마지막에 12대 1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16대 14로 숙적 일본을 이기게 되자 4살짜리 손자를 포함해 온 식구가 환호를 질렀고, 축구 때문에 우울했던 기분을 일시에 날려 버렸습니다.

 

최종 축구 결과를 안 후에 왜 김학범 감독의 축구 팀이 과거 전적 3승2무의 멕시코한테 6점이란 대량 실점을 하면서 패배했는가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멕시코와의 축구가 졸전이 된 것은 김학범 감독의 다음과 같은 전략의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조별리그에서 치뤄진 직전의 두 경기 루마니아(4:0 승)와 온드라스(6:0 승)와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었기에 멕시코와 경기에서도 똑같은 전략을 채택했던 어리석음

둘째, 멕시코 선수 개인별 전력 분석을 소홀히 했고, 그에 따른 대책 훈련 등도 거의 하지 않았던 태만

셋째, 최상의 멤버로 최선으로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전대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권창훈, 이강인 등의 기량 있는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했던 자만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은 이와 같은 참패에 대한 예상을 직전의 온두라스와 경기 후반 10 여 분 간의 모습에서 언뜻 느꼈었습니다. 다득점으로 이기고 있다고 공격 없이 계속해서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흉했고, 나 자신도 짜증스럽게 느껴졌던 장면입니다.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고,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경기를 운영하라고 감독이 지시했다고 하니 그런 생각 하의 준비에서 최선의 팀워크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봅니다.

사실 올림픽에 출전한 이강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병역 면제의 꿈이 있기에 정말 목숨 걸고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던 선수들입니다. 감독은 그들의 투지를 살려 주고, 그들 간의 팀워크 완성을 위한 정신적인 지도와 전술적 훈련에 최선을 다했다면 멕시코 전에서 ‘자동문’이라고 일컬어진 6골이나 먹는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모든 성패는 지도자의 안목과 통찰 그리고 다가오는 상황에서의 최선의 임기응변에 따른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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