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永-Way 단상 35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2022.11.01)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2022.11.01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나니.”는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구절로 자연의 진리를 통해 삶에서 지향해야 하는 바를 은유적으로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기 좋게 자란 나무도 몇 번 옮겨 심으면 시들해지고, 사람도 하던 일을 몇 번 바꾸고 나면 대체로 이전만 못해지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나무는 심어진 곳에서 모진 비바람에도 묵묵히 견디며 뿌리를 깊이 내리면서 그 자태도 멋있어지고, 그 열매 또한 풍성하게 깊은 맛을 선사해 줍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화창한 날만 있는 것이 아니고, 때론 흐리기도 하고, 비바람이 몹시 치는 힘든 시기가 닥치기도 합니다. 이것을 묵묵히 이겨내면 능력과 지혜가 쌓이게 되고,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더 많은 가치와 보상을 얻어가게 되니 나무나 사람의 삶이나 같은 이치에서 살아감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내년이면 30주년이 되는 장년의 기업으로 제법 든든하게 뿌리가 내리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500억을 상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IT기업으로는 이제 꽤 규모 있는 기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급성장으로 이룬 500억 매출이 아니라 나무와 같이 매년 꾸준히 10% 내외의 성장을 통해 이룬 성과인 것입니다.

사실은 10 여년 전에도 많은 외부 사람들이 우리 회사 매출이 500억 정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욕심내지 않고, 더디지만 확실하게 우리의 역량을 쌓아오면서 성장해 왔고, 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자율 경영의 틀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 뿌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합니다.

내부에 쌓아온 공 못지 않게, 불모의 국내 ERP 시장에서 이제는 명실공히 ERP를 제일 잘 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했고, 국내 기업들의 발전을 뒷받침할 뿌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ERP를 글로벌 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로 완성해 냈다는 데 대해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일 자랑스러운 회사의 자산은, 창업 이후 매년 5명 내지 10명 씩 입사해서 오로지 ERP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온 우리 회사의 뿌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회사 내엔 10년, 20년 이상 큰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실력을 키워 온 ERP 전문가가 정말 많습니다. 프로세스 통합의 경영의 플랫폼 ERP에 대한 전문가가 미래 기업 혁신의 DT를 주도해 나갈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우리가 30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으며 키워온 든든한 뿌리가 창업 30년을 맞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많이 맺게 하고 있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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