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永-Way 단상 31 “짜장면 안 파는 중국집 ‘진진’ 왕 사부” (2022.07.01)

“짜장면 안 파는 중국집 ‘진진’ 왕 사부”

2022.07.01

신문 주말 세션에 “중화요리계 BTS로 불리는 왕육성 ‘진진’ 대표”라는 기사를 읽고, 바로 예약을 해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었고, 역시나 맛의 즐거움과 가격의 착함을 몸으로 느끼며 돌아 왔습니다.

국내 중식 요리사들에게 ‘사부’로 불린다는 왕 사부를 이연복 셰프는 “항상 가르침을 주는 인생의 스승이고, 중화 요리계의 BTS로 불린다”는 내용을 보고, 최근에 펴냈다는 ‘진진 왕육성입니다’라는 저서를 바로 e북으로 구매해 읽었습니다. 중식 조리사로 만 50년이 되는 왕 사부의 개인 자서전이면서 한국 화교와 중식에 대한 역사가 담겨져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무협 소설 보듯 단숨에 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왕 사부가 훌륭하다고 느꼈던 몇 가지 점을 공유하고 싶어서 오늘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코리아나 호텔 중식당 ‘코리아나’에서 28년 간 근무했고, 총주방장을 거쳐서 오너셰프로 16년을 일하다가 후배들한테 권리금 한 푼 없이 물려주고, 재충전을 위해 2년 동안 쉬면서 새로운 개념의 중식당을 열게 된 곳이 ‘진진’입니다.

‘동네에서 부담없는 가격에 즐기는 호텔 중식’이란 창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한 원가 절감 차원에서 누구나 장사가 안 될 곳으로 꼽힐 만한 지역- 주변에 빌딩이나 아파트 단지가 없고, 지하철 역에서 멀고 인적이나 차량 통행도 적은 곳-에 권리금이 없는 임대료가 싼 점포를 찾아 ‘진진’을 열었습니다.

왕 사부가 훌륭하다고 느낀 것은 주변의 작은 식당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짜장면과 짬뽕 등의 값싼 메뉴들은 빼고, 원가 절감 차원에서 단무지와 양파를 내지 않고, 군만두 서비스를 없애되 원재료의 품질은 고급으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진진은 정식 오픈도 못하고 주방 가동 시작한지 40일 만에 만석을 이뤄냈고, 오픈 후 1년 만에 미쉐린 가이드 1 스타를 따내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당시 중식당 중에 미쉐린 가이드 스타에 오른 곳은 5성급 호텔 포시즌의 중식당 과 진진 단 두 곳이었습니다.

‘손님이 먼저다. 직원을 존중해 주면 그들이 손님을 존중해 준다’라는 신념으로 2017년 최저시급이 6,470원으로 정해졌던 시절에 앞 서 2014년 개업 시에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시급 1만원을 주었다고 합니다.

“품질 좋은 재료를 공급해 주는 분들이 갑이예요. 정기적으로 그 분들을 만나 제가 밥 사고 술도 사요. 명절이면 작으나마 선물을 드리며 성의를 표시해요. 인격적으로 친해져야 좋은 물건이 오거든요. 대금은 즉시 현금으로 지급해요. 돈이 돌아야 일할 맛이 나거든요.” 이 글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저려 왔다. 이 얼마나 훌륭한 생각인가.

그런 정신이 있었기에 고객으로부터 듬뿍 사랑을 받아 코로나 시기에도 굳건히 살아났고, 입회비 3만원 내면 20% 할인을 받는 회원 수가 5만이 되었고, ‘진진’ 본관과 신관, 그리고 근처에 ‘진진가연’과 ‘진진야연’으로 사업이 확장되었습니다.

“진진이 뿌리를 내릴 때까지가 제 역할이었습니다. ….. 미래를 대비하고, 사람에 투자하고, 끝까지 선한 식당이 된다면 (지금 진진을 총괄 운영하는 후배) 황진선 셰프가 백년 가게를 만들 거예요.” 라는 왕 사부, 월 수업료를 못 내서 화교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1,000도가 넘는 주방의 불판에서 50년을 살아 온 왕육성 대표.

정말 훌륭한 경영자란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진진’을 더 애용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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