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나뉘어 있던 경영시스템… “이제 하나의 데이터로 움직입니다”
20년간 나뉘어 있던 경영시스템… “이제 하나의 데이터로 움직입니다”
㈜나람 황윤석 부사장
“예전에는 업무별 자료가 해당 시스템과 부서별로 나눠져 있었는데 지금은 ERP로 다 확인할 수 있으니 정말 좋습니다. 데이터의 기초를 잘 닦아 놓았으니 이제부터는 잘 활용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나람 황윤석 부사장은 영림원소프트랩 ERP ‘K-System Ace(K-시스템 에이스)’ 도입 후 체감하는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람은 국내 대형 양돈생산자조직 4곳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양돈 특화 배합사료 전문기업입니다. 상근인원 40명 남짓한 조직의 연매출은 1,000억원대에 이릅니다.
황윤석 부사장은 2024년 나람에 합류하기 전 30년 이상 글로벌 축산기업에서 영업과 마케팅, 사업본부를 두루 거쳤습니다. 이범호 대표이사 회장 아래에서 회사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그는 이번 ERP 통합을 처음부터 끝까지 챙긴 사실상의 프로젝트 총괄이었습니다.

제조, 물류, 회계가 분리된 시스템
나람은 ERP 도입 전 세 개의 서로 다른 시스템으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분쇄와 배합 공정을 다루는 제조실행시스템(MES), 주문·출고·영업관리를 맡는 자체 물류시스템, 그리고 회계를 처리하는 솔루션이었습니다. 세 시스템은 서로 연결돼 있지 않았고 같은 자료를 프로그램마다 따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이어졌습니다.
분리된 시스템은 데이터 신뢰도의 저하를 낳았습니다. 황 부사장은 이렇게 짚었습니다. “시스템이 연결돼 있지 않다 보니 데이터가 여러 단계를 거쳐 검증되지 못했고, 데이터의 신뢰성에 한계가 있다 보니 의사결정도 힘 있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데이터에 오류가 섞여도 걸러내기 어려웠고 데이터 분석도 활발하게 이뤄지기 힘들었습니다.
창립 20주년, 경영의 새 틀을 모색하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정확한 데이터, 나아가 실시간 데이터였습니다. 지난달 성과가 아니라 오늘 현재 제조와 물류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한눈에 보는 것입니다.
2024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나람 미래전략’ 방향성을 세우는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핵심 과제로 꼽혔습니다. 국내 양돈산업이 2023년까지 이어온 양적 성장을 마치고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도 배경이 됐습니다. 원료의 9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사업구조 특성상 환율과 공급망 변동에 대한 대응력도 요구됐습니다.
황 부사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시장과 현장을 빠르게 읽고 대응하는 체계가 더욱 필요해졌습니다. 사업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시스템이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영림원과 함께 새로운 경영을 고민하다
여러 ERP 솔루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람이 눈여겨본 것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태도였습니다. TF를 이끈 임기홍 이사(구매&고객지원팀)가 솔루션 선정부터 실무 작업을 맡았습니다. 황 부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영림원은 매우 진지하게 우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주었습니다. 우리도 결국 고객과 일해야 하는 입장이니 고객 중심으로 일하는 모습이 감사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었습니다. 회사 규모에 맞는 합리적인 투자 구조와 비용 규모인지를 살폈습니다. 패키지 제품이면서도 커스터마이징에 열려 있다는 점, 동종업계에서 이미 관련 구축 경험이 있었다는 점도 결정에 힘을 실었습니다.
제조업 특화 여부와 유사 업종 커스터마이징 경험은 나람이 선정 기준에서 가장 우선에 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프로젝트는 2025년 12월 시작해 2026년 8월 완료보고회로 마무리됐습니다. 약 8개월의 여정에서 황 부사장이 가장 신경 쓴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기존 프로그램을 쓰다 보니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우리도 새로운 시스템과 방식을 통해 능동적으로 변화하자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TF는 각 부서에서 10년 이상 오래 일한 팀원들로 꾸려졌습니다. 전산 인력이 따로 없는 조직에서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하는 점은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황 부사장은 다르게 봤습니다. “중소기업이 IT 인력을 뽑아봐야 몇 명이나 두겠습니까. 그보다는 현업에서 자기 업무를 잘 아는 숙련도 높은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봤습니다.”

‘시스템 기반 업무’로의 변화
가장 뚜렷하게 체감한 변화는 전자결재였습니다. 다우기술 그룹웨어와 ERP를 연동하면서 서류결재가 종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매출 관련 내용도 웹에서 직접 조회할 수 있게 됐고 각종 분석현황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면서 엑셀 작업이 줄었습니다. MES와 물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재고 파악도 원활해졌습니다. 제품과 원료의 분류코드를 세분화한 것도 업종 특성에 맞는 관리에 도움이 됐습니다.
나람은 2026년 9월 1일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셧다운하고 새 시스템으로 전환했습니다. 올해 결산은 기존 방식과 병행하고 내년부터 완전히 새 시스템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돈사업 성공의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황 부사장은 나람의 미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양돈사업 성공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이번 ERP 통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도 같은 흐름에 있습니다. 탄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서 민첩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우리 사료를 쓰면 된다’가 아니라 고객들이 사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는 게 저희 존재 목적입니다. 그 기초를 잘 닦아 놓았으니 이제부터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인터뷰이황윤석 부사장 ㈜나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