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수다 기사 [이제는 SaaS 시대] SW 미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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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SaaS 시대] SW 미래는 ‘서비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많은 앱들이 앱스토어를 통해서 고객과 만나왔듯이 이제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나 매니지먼트 서비스 회사들의 인프라 위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별도 설치나 특화 장비에 설치해서 제공하던 방식이 점차 변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만난 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애플과 구글이 이끈 모바일 혁명의 성공요인을 꼽으라면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를 들 수 있다. 통신사와 단말 업체에 종속되어 있던 전세계 수많은 앱들이 애플과 구글이 마련한 장터를 활용해 전세계 고객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 바탕에 클라우드가 있었다.

이런 상황이 기업용과 보안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IBM,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쟁 속에서 수많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들이 서비스 형태로 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인프라를 활용해서 전세계 고객을 만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SaaS(Software as a Service)인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해당 분야의 매출은 2019년 948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437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2017년 SaaS 시장은 26.3% 성도 성장했다. CRM은 SaaS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성장율도 높다.

이런 추세는 국내 시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국내 SaaS 최종 사용자 지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약 7787억원에서 2022년에는 약 1조 57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끝난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빌드 2019(Microsoft Build 2019)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키노츠에서 애저(Azure), 파워 플랫폼(Power Platform), 다이나믹스 365(Dynamics 365),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 게이밍에 녹아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과 개발자들의 기술적 혜택과 기회에 대해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툴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기존 오피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위에서 제공한다. 또 이미 공동 판매 프로그램을 가동한 후 애저 위에서 운영되는 약 3천개의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는 지난 12개월 동안 50억 달러 (한화 5조 8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이 SaaS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파트너 네트워크(APN)에 테크놀로지 파트너를 마련해 관련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파트너는 AWS 플랫폼에서 호스팅하거나 AWS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게임의 룰이 바뀐다

이미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자동화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협업과 통합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서비스, 고객관계관리, 전사적자원관리, 오피스 스위트, 공급망관리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닷컴, 오라클, SAP, 구글, 워크데이, 어도비, 얼티메이트 소프트웨어, 드롭박스, 젠데스크, 조호 등 기존 업체와 새로운 업체들이 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는 자사 제품을 우선 SaaS로 탈바꿈 시키면서 동시에 인수합병을 통해 전체 사업을 SaaS 형태로 빠르게 탈바꿈시키고 있다.


정대천 SAP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SAP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등 플랫폼 업체들과 경쟁보다는 상생의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SAP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어디에서든 쉽게 접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SAP가 45년 넘게 시장을 선도해온 25개 산업의 핵심 경영 업무(SAP S/4HANA)외에도 고객(SAP C/4HANA), 경험(Qualtrics), 인사(SAP SuccessFactors), 구매(SAP Ariba), 지출 관리(SAP Concur)등의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가 이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통합되고 확장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비단 해외 기업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미 국내 기업용 또는 보안 업체들은 관련 시장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ERP 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는 기존 제품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으로 올렸다. 매출 300억원 이하 고객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CEO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일본 최고의 백화점이 저희의 클라우드 ERP를 사용합니다. 특히 일본 기업들 중 동남아에 나가 있는 곳들이 많은데요. 다국어 버전과 각국 통화를 지원하는 저희 클라우드 ERP를 그 지역 법인에서 사용하려고 검토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구축형의 실패를 딛고 서비스 형태로 일본 시장과 동남아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보안 업계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패키지 제품으로 해외 진출할 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해외에서 제품을 설계해서 진출하는 전략이다. SaaS 취재차 만난 두 보안 업체는 모두 동일하게 ‘기획’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패키지 제품을 개발해서 해외로 갔을 때 현지화는 물론 제품 컨셉 자체가 너무나 달라 성과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세계 시장에서 통화는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기획자체를 미국에서 하고 개발은 한국에서 담당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SaaS 형태로 전환했습니다. 시장이 더딘 한국 시장만 보고 있다가는 도태될지도 모릅니다”라고 생존을 위해서도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최근 해외의 경우 통신사들이 제공하던 CEP 장비를 인텔 기반 서버로 교체하고 이 위에 다양한 부가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바로 설치했다가 제거할 수 있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상장으로 주목을 끌었던 협업 SaaS 업체인 줌(Zoom)의 경우 시스코가 인수한 웹엑스 출신 개발자가 대표였다. 그들은 시스코에서 일하다가 다시 나와 새로운 환경에 맞게 개발해서 대박을 터트렸다. 새로운 스타트업의 동료들 대부분이 시스코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들이다. 기업용 SaaS 시장에서 이런 일들이 흔치않게 일어나고 있다.

HP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했던 우병오 틴드럼시스템즈 대표이사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이들이 지금은 모두 SaaS 형태로 만들어서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올려서 전세계에 바로 진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B2B 시장에서 엄청난 창업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내는 클라우드 시장이 더디게 움직이면서 이런 흐름에서 빗겨나 있는 듯해서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SaaS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공공과 금융, 교육 시장은 규제 이슈로 관련 시장 개회가 더디다. 보수적인 보안 영역도 마찬가지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만 조금씩 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시장이 더디게 움직이면서 국내는 SaaS 시장 개화도 늦고 있다. 이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SaaS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테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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