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 보통 개발자의 실리콘밸리 탐방기2

둘째 주에는 스탠포드와 구글, Plug&Play, VMWare 등을 방문할 수 있었다. 스탠포드에서는 빌게이츠의 이름으로 지어진 건물에서 한국인 학생으로부터 빅데이터와 관련된 본인의 연구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다. 구글에서는 구글이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 건물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회사 내에서 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써야만 하는 크기이니 정말 엄청나구나. 그 옛날 실리콘그래픽스의 건물을 매입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가상화 서비스의 선두주자 VMWare도 정말 넓은 부지를 자랑하고 있었다. 투어를 해주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구글도 그렇고 VMWare도 그렇고 높은 빌딩 형태의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2~3층 정도의 높이였다. 그리고 무슨무슨 캠퍼스라고 부르는데, 그건 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둘째 주와 셋째 주는 주로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관련된 교육이 진행됐다. 그리고 VC(Venture Capital)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투자 환경 자체도 한국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한국의 정서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환경의 차이도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는 이번 교육을 이끌어가시는 심교수님께서 배경부터 실기까지 너무 열정적으로 전달을 해주셨다.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어떤 것인지만 알고 간 터라 많은 부분이 실제 기술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미국 내에서는 현재 대부분이 SaaS로 가고 있다고 한다. 영림원도 미래에 대한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클라우드는 이미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미국 내에서 VOD서비스를 하는 넷플릭스의 사례를 보면, 정말 이런 커다란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하려면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빅데이터라는 부분이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교육을 들으면서 어떻게 응용을 해보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정말 이렇게 기술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얼마만큼 시장의 요구사항에 빠르게 반응하면서 나아가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또한 기술도 시대의 요구와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이용되지 않는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엔지니어로서의 자세를 반성해보게 되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위해 현재진행형으로 달려가고 있는 뉴로스카이라는 회사의 CTO 이구형 박사님의 이야기도 많은 반성꺼리를 안겨주었다. 하나의 기업이 성공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고, 또한 실패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임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에는 참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는 것 같다.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시작된 스타트업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소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컴퓨터 박물관도 가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 실리콘밸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모습들을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정말 수 없는 도전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주말엔 실리콘밸리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지인을 만나뵈었다. 덕분에 혼자서는 가볼 수 없는 맛집들과 혼자서는 여기가 거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장소들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팔로알토 시내를 돌면서 구글이 사용했던 사무실과 지금도 커가고 있는 회사들이 있는 곳들을 둘러봤고, ERP 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SAP의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먼 미래에 영림원은 어떤 모습일까를 걱정반 기대반으로 상상해봤다. 팔로알토 다운타운 근방으로는 IT업계의 잘 나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큼직큼직한 집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시 잘 되고 볼 일이다. 토요일 저녁으로는 아저씨께서 사주신 맛있는 바닷가재! 다음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오늘 사주신 바닷가재를 사드려야겠다. 우선은 잘 나가고 볼 일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