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인가

공원국 작가 145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공원국 작가가 1일 145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일대일로의 성패와 시진핑 지도체제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 공원국 작가(사진출처: 영림원소프트랩 제공) 공원국 작가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는 중국식 표준화를 추구하며, 중국을 둘러싼 번방(蕃邦) 체제의 부활로 국제 관계의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과연 중국 중심의 국제경제, 정치체제 형성에 기여해 현 통치체제의 영속을 보장할지 아니면 오히려 체제 붕괴의 불씨가 될지 그 미래가 주목된다”라면서 “현 시점에서 우리의 대웅 방안은 중국식 표준이 좋든 싫든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실용적 태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육상·해상 인프라 컨설사업’, 71개국에 걸쳐 1조 달러 투자 =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구호를 들고 세계를 선도하려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중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실크로드(一帶), 동남아시아를 거쳐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실크로드(一路)를 건설하는, 기본적으로 물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이다.

당초에는 모두 71개국에 걸쳐 30년 계획으로 1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시진핑 주석의 연임 제한 철폐로 투자비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 일대일로 정책의 추진 전략으로 정책소통, 시설연통, 무역창통, 자금융통, 민심상통 등 5통을 들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이 프로젝트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해당 국가가 만들어야 할 길을 왜 중국이 직접 나서 닦는 것인가.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고, 군사적 목적은 충분히 깔려 있는 듯하다.

중국 자본으로 해협에 항구를 만들어 거대 군함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이유이며, 전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의 태평양 전략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일대일로 정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겉으로는 에너지 확보, 상품 수출 시장 확대, 물류 인프라 건실 및 건설 자본 수출 등을 노리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의 추진 전략 가운데 시설연통, 무역창통, 자금융통이 포함된 사실에서 이러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자본 수출국으로 나아겠다는 이념을 숨기지 않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식 표준화’로 내부 안정 다지고 신 세계체제 형성 노려 =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관련 당사국들의 정치 체제 및 문화 지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국과 잘 통할 수 있을지가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데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 인접국인 카자흐스탄은 석유 부국이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의 유전 개발에 적극 나서 이 나라 전체 유전의 50%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서 채굴한 석유는 신장성을 통해 바로 중국으로 들어온다. 17년 전만 해도 1주일에 2번 다니던 기차가 지금은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비행장도 만들어졌다. 카자흐스탄으로서는 중국이 엄청난 양의 석유를 가져간다는 사실에 불만이 많지만, 중국과의 교역량이 큰 까닭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세계사적으로 제국 건설의 핵심은 표준의 관철이었다. 미터법이나 영어가 그러하다. 영어의 위세는 대단해 5년전 만 해도 영어로 소통하지 않은 러시아마저 이젠 영어로 소통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역시 중국식 표준화로 내부 안정을 도모하고, 중국을 둘러싼 국제 질서를 새롭게 만들려고 한다. 중국이 여전히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中華主義)를 실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여기에는 중국내 인권 문제를 덮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듯하다.

중국 역사에서 진나라 진시황은 통일 이후 내부 안정을 도모하고자 수레의 궤와 문자를 통일했다. 표준화로 제국의 행정체제 기틀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현재 중국식 표준화는 서구 중심의 기존 국제 체제를 돌파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중국어는 어려운 문자여서 배우기가 힘들다. 중국어에는 관용구가 많은 탓에 현대 중국어로는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은 표준화 하기 어려운 것을 표준화 하려고 하는 셈이다.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은 유럽과는 성격이 다르다. 땅 넓이가 크고 인구도 많으며, 무슬림 국가도 적지 않다. 중국을 표준으로 인정할 나라는 없다.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 인도 등과의 갈등도 표준화를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일대일로 정책과 시진핑의 운명은 일치 = 현재 시진핑은 덩샤오핑 체제를 부수고 있다. 1976년 마오쩌둥의 사망 이후 등장한 덩샤오핑은 중국의 개혁 개방을 이끌었다. 그가 중용한 인물들은 하궈펑, 후야오방 등 모두 개혁파들이었다. 7인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어 다시는 독재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진핑은 이러한 집단지도체제를 없애 버렸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시진핑의 운명과 궤를 같이 할 것이다. 여담으로 현재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는 100만명이 인권 문제로 수용소에 감금돼 있다. 중국 역사상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시진핑은 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되살리자는 의미의 중국몽(中國夢)를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20세기에 진행된 세계 정치체계의 변화는 중국 꿈의 부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대의 유일 제국 미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적극 견제하고 있는데다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미얀바, 카자흐스탄 등의 나라와는 파열의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월 26일 “중국이 유라시아 국가의 일부 정치인들을 뇌물로 매수하려 한다. 이는 미국의 정치적 이익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중국의 패권 체제를 추구하는 일대일로 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이 명확히 담겨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다. 중국 기업들이 후안무치한 일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키르키즈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에는 중국이 운영하는 광산이 많다. 야적장에서 어마어마한 먼지가 나오는데 중금속 물질이어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 광산 개발을 한다면서 여러 곳을 뚫어 놓고도 나중에 철거나 해체 작업을 하지 않고 그냥 두고 가버린다. 이렇게 광산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이 널려 있다. 외국에서 일반적으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을 중국은 그대로 방치하고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카자흐스탄 국민의 10명 중 6명이 중국에 적개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자흐스탄은 말 타는 민족으로 보는 시야와 생각이 남다르며 구속을 싫어한다.

중앙아시아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을 겪었다. 그 때 소비에트 정부는 중앙아시아에 대해 압제 정책을 쓰지 않았다. 1991년 연방이 붕괴되기 전까지 러시아는 이 지역의 자연자원을 보존해줬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관념이 없다는 사실에 이 지역의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점도 중앙아시아 지역이 중국을 경계하는 이유이다. 중앙아시아는 문자, 도로, 언어, 생각, 기업, 은행 등등 대부분 러시아식 표준을 따르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7%대 경제성장 없이는 파열음 생길 것” = 현재 중국의 모습은 과거와 다르다. 과거 덩샤오핑은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은밀히 힘을 기른다), 화평굴기(和平崛起)를 핵심 지론으로 내걸고 수십년간 국제 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시진핑은 이런 기조에서 벗어나 국제 질서의 패권을 쥐려고 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7%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그 이하로 떨어지면 파열음이 생길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은 있는가? ‘없다’이다. 중국식 표준화의 그 정체가 무엇이든 이를 통해 세계질서를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이 정책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 이유는 중국식 표준화를 가로막고 있는 세 개의 특수성 때문이다. 중국식 정치체제 및 리더십의 특수성, 중국문화의 특수성, 중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그것이다.

소비에트 시스템에다 중국의 전통적인 질서를 입힌 정치체제는 공산당을 중심으로 군인문화 일색이며, 과거처럼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했던 중화주의를 부르짖을 만한 문화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인도 등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둘러싸 나라들과의 분쟁 가능성도 잠복해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표준화를 가로막고 있는 특수성을 돌파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기술혁명 측면에서 중국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와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IT 업체들은 10억명이 넘는 인구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인구의 데이터를 정부에서 모아주기 때문에 정보 수집과 분석 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덕분이다.

또 중국이라는 단일 시장은 그 규모가 매우 커서 거의 모든 경제인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다. 어마어마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축적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점도 중국의 잠재력이다.

중국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안은 어떠해야 할까. 중국식 표준이 좋든 싫든 실용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까닭에 호불호를 떠나 분투해야할 것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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