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마케팅팀 최인영

<신화 이야기>

인도에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그 중 트리무르티(3주신)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이 세 신이 3 주신(主神)이다. 그중 창조를 담당하는 ‘브라흐마’는 인도에서도 인기가 별로 없다고 한다. 세상은 이미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그의 머리는 원래 5개였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는 잘렸다. (시바랑 싸우다가 잘랐다는 설도 있다.)

브라흐마

<창조의 신 ‘브라흐마’, 지식과 지혜의 상징인 백조 함사(Hamsa)를 타고 있다.>

창조된 세상을 지키는 유지의 신 ‘비슈누’는 조금 재미 있다. 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른 모습으로 화신이 되어 여러 번 태어난다. 비슈누의 화신들을 아바따라(avataara)라 하는데, 우리가 아는 아바타(avatar)의 어원이기도 하다. 그 중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라마(활을 든 라마)와 붓다(석가모니)일 것이다. 그리스신화의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오디세이아) 같이 라마의 여정을 다룬 ‘라마야나’가 유명하다. 여행 중 악을 물리치고, 아내를 얻는 스토리는 웬만한 영웅이야기의 공통분모인 듯 하다. 우리가 잘 아는 손오공의 모티브가 된 하누만(원숭이 신)도 ‘라마야나’에 등장한다.

비슈누와 락슈미

<유지의 신 비슈누와 아내 락슈미, 비슈누의 배꼽의 연꽃에서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스스로 태어났다.>

하누만

<악마가 있는 랑카(지금의 스리랑카)까지 다리를 놓기 위해 산을 옮기는 원숭이 ‘하누만’, 손오공의 모티브가 된다.>

그리고 ‘우리 구면이지? 나야, 시바형, 갠지스에서 봤자나.’ 시바는 히말라야의 신이자 뱀의 신, 생식의 신이다. 바라나시의 주신(主神)이지만 정작 바라나시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시바의 모습보다, 그의 잘린 성기를 형상화한 링감(lingam)으로 그를 섬기기 때문이다. 링감이 곧 시바이다. 이를 알게 된 순간 당신은 느끼게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바형이 바라나시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지. 시바는 파괴의 신이지만 창조를 위한 파괴 이기에 단순 무식한 파괴의 신으로 이해하면 안된다.  그리고 아래 그림을 보면 그의 머리에서 물이 나오고 있다. 신화를 보면 그의 머리카락이 갠지스강이 된다. 갠지스강은 실제로 히말라야에서 발원한다. 이 형을 화나게 하면 이마의 3번째 눈을 뜨게 되는데, 이형 파괴의 신이다,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다.

<링감이 뭔지 궁금해하시는 분을 위해 영상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시바

<파괴의 신 시바와 아내 파르바티, 시바의 머리에서 갠지스강이 흘러나온다>

그 밖에 수 많은 신이 있지만, 줄줄이 나열해봐야 재미 없으니 마지막으로 ‘갠지스 최’의 favorite 신 ‘가네샤’를 소개한다. 가네샤는 시바의 아들이다. 어머니 파르바티의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 아버지 시바의 말을 듣지 않아 시바가 머리를 잘랐다. 이를 본 아내가 화를 내자 시바는 지나가는 코끼리의 머리를 잘라 아들의 몸에 붙여주었다. ‘가네샤’는 ‘지혜의 신’, ‘부의 신’, ‘여행자의 신’이다.  인도에서 인기가 많은 신 중 하나로, 어딜가나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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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신 가네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신이자, 시바의 아들>

Day5.

어제 본 힌두 의식은 몽환적이다. 무당이 접신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울을 흔들듯 이들도 기둥 위에 달린 종을 쉴 세없이 털어 댄다. 이와 함께 들려오는 신들에게 안내하는 듯한 힌두교 음악. 이 의식은 푸자(Puja)라고 한다. 푸자는 인도의 최상위 계급, 브라만이 진행하는 종교의식이다. 푸자가 끝나면 근처 관람객들의 이마에 붉은 점을 찍어준다. 그중 이마에 점을 찍어주고 돈을 요구하는 ‘사짜’도 있으니 이를 피해 종교의식 관계자에게 다가가 찍어 달라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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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자, 힌두교 종교의식, 때깔 좋은 브라만들이 공작새 깃털 부채를 들고 신께 기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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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재(재는 부활의 상징이다)를 바른 나체 수행자와 푸자 의식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

오늘은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로 가야한다. 호스텔에서 만난 멕시코 친구 마르크와 갠지스강에서 만난 한국인과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룰루루~ 버스타고 가야지~’ 라고 하기엔 600km가 넘는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밤 버스를 타고 다음날 아침에 아그라에 도착하는 코스를 택했다. 그렇다면 더러운 the love 바라나시를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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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VE 바라나시 골목과 시내>

불편한 침대 위에서 역시나 새벽에 잠에서 깼다. 옆 2층침대 위의 외국인 여성은 속옷만 입고 잘도 잔다. 오히려 잘 됐다. 새벽에 움직여야 강렬한 태양을 피해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어제 밤 수선한 ‘쿠르타 파자마’를 입고 인도왕자로 변신한다. ‘싸구려 바지가 그렇지 뭐.’ 바지 밑단이 터진 걸 발견한 건 어제 보트 위에서 였다. 정말 시원하게 다 찢어져 있었다. 이딴식으로 찢어진 것은 50루피쯤은 받아야 한다며 투덜대는 재봉사 아저씨는 뱃사공 아저씨가 소개시켜줬다. ‘비싸다, 수선 안하겠다’하며 너덜너덜한 바지를 챙겨 나오는 퍼포먼스(performance)를 통해 30루피에 수선하였다. 아싸! 20루피 (349.60원)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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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와서 정말 가지가지 하는 인도왕자, 어영부영 100루피 뱃사공 아저씨와 주황색 옷을 입은 수도사가 그를 쳐다보고 있다.>

자 이제, 아침이니까 짜이나 한 번 만들어 볼까? 짜이는 인도인들이 즐기는 국민차(tea)다.
<짜이>
1. 준비물: 홍차, 우유, 설탕, 향신료
2. 만드는 법: 홍차에 우유 설탕 향신료 넣고 끓인다. 맛있다. 인도 대표 음료이지만 돈 주고 사먹기엔 조금 아깝다.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많이 얻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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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에서 무료료 제공(유리잔)하는 짜이나 20루피 짜이(종이컵)나 풍미는 똑같다.>

새벽이라 거리는 한적하다. ‘Good morning, 나마스떼!’ 아침 햇살과 Set 1이 날 반겨준다. 반갑게 인사하는 Set 1을 요리조리 피해 ‘비슈와나트 사원’으로 향한다. ‘비슈와나트 사원’은 인도에서도 중요한 사원 중 하나로 꼽히는 역사가 깊은 사원이다. 사원으로 가기위해서는 미로와 같은 좁은 골목과 무장한 경찰을 마주해야 한다. 사원으로 가는 길목의 한 가게에 경찰들이 모여있다. 가까이 가보니 짜이를 마시는 경찰 무리였다. 현지 경찰이 새벽을 여는 가게라면 맛집이 틀림 없다. 뜻밖에 발견한 맛집, 경찰무리틈에 끼어 나도 손을 내민다. 작은 일회용 토기 잔에 짜이를 따라준다. ‘호로록, 키야~’ 바라나시의 짜이는 갠지스 강물로 만든다던데. 따뜻한 짜이가 위장마저 인도인으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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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최고 짜이가 겨우 5루피!! 좌식 ‘짜이 숍’ 양해를 구하고 사진에 담았다.>

짜이집 바로 옆 ‘비슈와나트 사원’입구 향한다.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은 물론 여권 외 아무것도 소지할 수 없다. 사원 앞 락커에 모든 짐을 맡긴다. 락커 주인은 손 씻을 물까지 따라준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권을 보여주고 일종의 인터뷰를 해야한다. ‘너 한국사람이야? 너 크리스찬이야? 너 이슬람이야? 너 힌두교야?’ 5분 정도 이어지는 인터뷰는 꾀나 진지하고, 상대는 여권을 꼼꼼히 살핀다. 힌두교의 관용도 전쟁과 테러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게 들어간 힌두교 사원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북적인다. 바닥은 성수와 우유로 찝찝하게 젖어있고, 발냄새와 우유의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사기인지 구걸인지, 이마에 점을 찍어주고 돈을 요구하는 놈들은 여기에도 있으니 눈치껏 피하자. 사짜들을 피해 인도신화 책에서 본 신화 속 주인공 앞에 선다. 감회가 새롭다. ‘당신이 책 속의 그 신이군요.’ 인도인 한 명이 옆에 서서 같은 신을 바라본다. 내가 먼저 말을 건다. ‘저 신이 비슈누지?’ 그는 자신의 신을 알아본 아시안 몽키에게 점잖은 미소로 화답한다. 그리고 그는 아시아 원숭이를 위한 가이드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나를 데리고 사원 구석구석 힌두교 신들을 소개해 준다. 그가 소개하는 신들 중 꾀 많은 신들을 알아본다. 인도에 오기 전 가이드북보다 더 열심히 읽은 인도신화가 빛을 본다. 덕분에 그도 신났고, 나도 신났다. 뿐만 아니다. 그가 피하는 승려는 나도 피하면 된다. 그가 손으로 발을 만지며 축복을 비는 힌두교 승려에게는 나 역시 같은 행동으로 축복을 빈다. 승려는 자신에게 경의를 표한 아시안 몽키의 손바닥에도 우유 같은 성수를 나눠준다. 물론 무료로! (‘현지인’의 안내는 대단하다.) 옆의 친구를 보니 손바닥의 성수를 먹기에 나 역시 그를 모방하여 성수를 먹는다. 약간 비릿하며 꽃향이 나는 달콤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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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처럼 나긋한 목소리로 자신의 신들을 소개해준 현지인, 남인도 출신인 그도 북인도인들의 돈 욕심에 한탄하였다.>

그를 따라다니다 보니 이마에는 흰 바탕이 칠해진다. 다른 신을 모신 곳으로 가니 이번엔 주황색이다. 또 다른 곳에서는 노란색이다. 덕분에 다양한 문양의 축복이 이마에 남는다. 이내 한 승려가 지나가는 나를 불러 세워 꽃목걸이를 머리에 던진다. 꽃팔찌도 가져가라고 한다. 그들의 후한 축복에 감동한다. ‘비슈와나트 사원’을 나와 남인도 출신이라는 그를 따라 그의 신이 있는 또 다른 신전으로 갔다. (인도는 지역마다 모시는 신이 다르다.) 그는 소규모의 ‘현지인’ 신전으로 나를 안내했다. 이곳에서 버터와 설탕을 뭉친듯한 것을 승려가 나눠준다. 또 다시 그를 모방해 입 안에 넣는다. 한적한 신전, 인도 할머니들 틈에 끼어 그의 옆에 잠시 앉아 ‘Local’이 된듯한 기분에 젖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나의 여정을 챙겨야 한다.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신전을 나온다.  현지인의 가이드를 받으며 체험한 신전 투어는 인도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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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서 받은 꽃팔찌를 소에게 먹이로 주었지만……. 외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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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시안 원숭이를 비웃는 현지 꼬맹이들. 그들을 불러 세워 한 컷. 진짜다, 이 꼬맹이들 가는 길에 뒤까지 돌아보며 날 비웃었다. 물론 기분 좋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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