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이야기] 몰입의 시간으로 사람을 잇다, 원동영 님의 보드게임 이야기
영림원소프트랩 고객가치사업부 고객가치개발1팀 원동영 님
작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세계
사잇이야기는 개인의 내면성장을 돕는 ‘에버온사람’ 앱과 연계해서 영림원 구성원들이 일상과 일,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네 번째 주인공은 고객가치사업부 고객가치개발1팀 원동영 님입니다. 김난 님의 지목을 받은 원동영 님은 보드게임 이야기로 시작해 몰입과 혁신의 의미를 들려줍니다.
‘사잇이야기’를 시작하며
먼저 이런 오피셜(?)한 자리에서 ‘ERP에 몰입하는 개발자’가 아닌 ‘보드게임에 몰입하는 사람’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살짝 민망하네요. 하지만 ‘사잇이야기’의 기획 의도와 같이 일상과 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로 사내 보드게임 동호회를 운영해 온 입장에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준 김난 님께 감사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서른 넘어 빠져든 보드게임 세상
서른살 이전에 저는 보드게임이 뭔지, 루미큐브조차도 잘 몰랐습니다. 보드게임이라고 해봐야 부루마블, 할리갈리, 젠가 정도를 떠올리며 ‘애들 갖고 노는 장난감 아니야?’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우연히 보드게임 카페를 한 번 갔는데 그날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세상에, 보드게임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은 처음 알았거든요. 하나둘 경험하다 보니 “게임 디자이너는 대체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을까?” 하는 감탄이 나왔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다 같이 웃으며 즐기는 가벼운 파티 게임부터 모두가 한 팀이 되어 미션을 완수하는 협력 게임, 심리전과 속임수로 상대를 겨루는 블러핑 게임, 각자 역할을 맡아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머더미스터리 게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가는 전략 게임 등. 보드게임은 이런 다양한 테마와 메커니즘으로 펼쳐지며,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줍니다. 보드게임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저는 그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더 자주 즐기고 싶은 생각에 집 근처 보드게임 소모임에 용기 내 참여해 보았습니다. 다만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텃새라고 하죠. 이미 형성된 그룹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이기엔 제 성격에 조금 어려웠고 자연스레 탈퇴를 하게 되었어요. 그 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이 마이너하지만 매력적인 취미를 마음껏 소개하고 즐길 수 있는 모임을요. 그렇게 보드게임 동호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동료들과 내 집에서 함께하는 재미
보드게임 카페에서는 종종 게임 구성품이 누락돼 있거나 너무 많은 사용감 때문에 온전히 즐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또 이동 비용이나 공간 대여비를 아끼면 그만큼 맛있는 것을 더 먹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보드게임 카페보다 더 다양한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임이 끝나면 저는 정리하고 바로 자면 되기도 하고요.^^)
처음 동호회를 시작했을 땐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하지만 동호회를 운영하다 보니, 그날 모임에 오는 구성원의 취향을 고려하여 게임을 고르고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마치 음악 DJ가 “이건 네 취향일 것 같아”, “넌 뉴잭스윙을 좋아하니까 이 음악을 좋아할 거야” 하며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 선택이 들어맞아 즐겁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ESFJ 특) 그렇게 작게 시작한 모임이었지만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팀과도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업무 이야기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나누다 보니, 이 모임이 없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들도 생겼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회사의 동호회 문화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보드게임이란
저에게 보드게임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입니다. 남녀노소, 가치관이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모여 같은 목표와 상황에 함께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종이 쪼가리나 장난감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저 또한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디자이너의 의도와 규칙을 이해하고 다시 접근해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자동차 제조 회사를 경험하는 인턴이 되기도 하고, 화성을 개척하는 기업의 CEO가 되기도 하죠. 한 게임에 짧게는 한두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 이상 깊이 몰입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몰입의 시간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더 가까이 이어주는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최근 마음을 움직였던 한 마디
‘미운 네 살’이라는 말이 있죠. 세 살까지는 마냥 예쁘기만 하던 제 아들이 신기하게도 네 살이 되면서 고집이 생기고 엄마 아빠 말을 잘 듣지 않는 시기가 왔습니다. 그렇게 육아에 조금씩 지쳐가던 때였어요. 어느 날 부사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말마다 교회에서 서너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즐겁다는 겁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게 아니라 같이 노는 거예요”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놀아준다’는 표현에는 어딘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과제 같은 느낌이 있지만, ‘같이 논다’는 말에는 부담이 훨씬 덜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놀아보자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 자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의 방식을 바꾸면 충분히 그 상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이가 성장하듯 저 역시 아빠로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AI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할까?
최근 어린이집 OT에 참석했는데 원장님이 AI 기반의 분석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하시더라고요. 단순 출결 관리나 알림장 수준이 아니라 영유아의 행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아이의 성향과 선호하는 놀이, 또래와의 관계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발표를 들으면서 이제 AI는 어떤 산업에서도 필수임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우리 팀이 추진하는 혁신 과제도 AI를 단순한 보조도구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안에 꼭 해보고 싶은 일
꼭 해보고 싶지만 망설이는 일은 직장인 밴드를 결성하는 것인데요. 어릴 때부터 밴드 음악을 동경하다 보니 살면서 드럼 학원을 세 번이나 등록했습니다. 20살, 28살, 37살 때 한 번. 매번 몇 개월 열심히 배우다가 현실적인 이유로 관뒀지만 집에 전자드럼을 들여다놓고 연습도 했어요. 제 안에 ‘락 스피릿’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육아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라 와이프 눈치가 보이지만 언젠가 직장인 밴드를 만들어 합주도 해보고 자작곡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무대에 서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뭔가 한 곡이라도 끝까지 합주를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어요.
‘에버온사람’에서의 내면 성장
‘불가능의 벽을 넘어 새로운 길 열기’에서 정의하는 혁신에 대해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유누스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갚지 않을까”라는 기존의 상식을 의심했던 부분에서 해당 질문을 실천에 옮겨 금융의 역할 자체를 바꿨다는 점이 깊게 와닿았는데요. 최근 우리 회사도 혁신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우리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말 지금 방식이 최선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당연함을 의심하는 작은 질문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 주인공은? “이상정 님이 궁금해요”
다음 ‘사잇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고객가치고도화팀 이상정 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회사 모든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특히 타지에서 묵묵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컨설턴트 분들을 보면 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회사와 고객사 사이에서 관계를 조율하는 상정님의 역할이 인상 깊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일정이나 요구사항, 책임 범위 등에서 난감해지는 순간들이 발생하는데, 영림원과 고객사 양쪽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위치가 결코 쉽지 않아 보였는데요. 상정님은 현장에서 그 균형을 어떻게 판단하고 풀어내시는지, 그 현실적인 고민과 선택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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