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트] ERP의 진화와 ‘제조AX2.0’
ERP의 진화와 ‘제조AX2.0’
AI에 먹힐 것인가? AI로 도약할 것인가?
콘텐츠실장 안경애
AI 혁명 앞에 선 한국 제조업
세계 제조업 지형도가 AI라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재편되고 있는 지금, 한국은 중요한 기로에 섰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글로벌 제조 강국의 자리를 지켜온 한국이지만, 제조업의 AI 도입률 4%(대한상의 2025년 6월 보고서)라는 현실은 우려스렵습니다. 세계는 ‘다크 팩토리’와 ‘24시간 경제’로 진입하는데, 우리는 아직 입구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셈입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CES 2025에서 ‘AI 팩토리’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로봇을 통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AI가 가상세계에서 활약하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며, 물리 공간의 생산성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샤오미는 ‘창핑 다크 팩토리’에서 1초에 한 대씩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무인 제조의 본보기를 제시했고,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준의 자동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조업은 단순히 자동화가 아니라, AI가 직접 운영까지 하는 ‘AI전환(AX)’의 전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AX 2.0의 승부처: 제조업과 AI의 시너지
이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입니다. 한국 제조업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입니다.
핵심은 모든 규모의 기업, 즉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가 함께 참여하는 ‘K-제조AX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입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AI 기술 그 자체보다 ‘AI를 어떻게 산업에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도 사활을 걸고 AI에 투자하지만, 자본과 기술, 인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가야 전체 산업의 AX,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AI 생태계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산업을 알고 기업의 업무를 이해하는 기술 기업, 그리고 AI 기술을 갖춘 파트너들이 AI시대 갈 길을 고민하는 고객의 AX 전략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AI 경쟁의 본게임이라 할 수 있는 AX2.0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RP, ‘산업지능화’의 진입로
AI의 미개척지라 할 수 있는 제조업, 특히 조직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견·중소기업들도 AI를 활용하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요?
제조업에서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것이 기업의 두뇌인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ERP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기업의 모든 데이터와 프로세스가 흐르는 ‘디지털 신경망’입니다.
수많은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ERP 안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각 산업별 특성과 요구사항이 ERP 안에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다 ERP에서는 제조현장 데이터와 프로세스도 함께 돌아갑니다.
이런 도메인 전문성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집니다.
ERP는 경영과 제조 현장을 포괄하며 AI의 실질적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토대이며, AI 기술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효과적인 통로이기도 합니다.
범용 AI모델로는 감당하기 힘든 제조 현장의 복잡성과 예외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ERP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합니다.
‘K-제조AX 플랫폼’의 필요성
제조업의 AI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제조업 DNA의 근본적 재설계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ERP가 AI 전환의 유용한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방향은 명확합니다. ERP를 AI 전환의 강력하고도 비용 효율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키고, AI와 ERP, 그룹웨어, 제조실행시스템(MES), 스마트팩토리 등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기업뿐 아니라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AI 전환 흐름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하고자, ERP를 ‘AI 네이티브 ERP’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챗봇이나 부분 자동화를 넘어, ERP의 작동 방식과 업무 구조 안에 AI를 내재화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AI ERP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집니다. AI의 본격적인 확산을 의미하는 AX2.0을 대표하는 기술은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입니다. 진화하는 AI 기술과 ERP가 연결되면 산업의 작동 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ERP가 진화하면 AI 전환은 훨씬 쉬워지고 비용도 절감될 것입니다.
‘올인원’보다 강한 ‘생태계 전략’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하지 마라.”
이는 실리콘밸리 플랫폼 경제의 핵심 철학이자, 영림원소프트랩이 AX2.0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단일 기업이 AI부터 ERP, 그룹웨어, CRM, 협업 플랫폼까지 모든 것을 내재화하는 ‘올인원’ 전략은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특정 기업의 혁신 역량에 고객의 혁신이 갇히는 한계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더욱 정교한 생태계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기술기업들과 협력해, 각자의 강점은 더 키우되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는 ‘함께 더 멀리 가는’ 접근을 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 기술기업과 AI기업들이 공조해 AX2.0 생태계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다양한 특성과 분야의 중견·중소기업들이 맞춤형 AX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AX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ERP
이제 ERP는 기업 경영의 ‘신경망’에서 ‘AX 플랫폼’로 진화합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1단계로 경영분석, 경영 시나리오, 챗봇, 개발툴 등에 AI를 적용한 AI ERP를 중심으로 MES와 그룹웨어를 단일 플랫폼 안에 통합합니다. 여기에 CRM, SCM, 스마트팩토리 등 외부 혁신 시스템을 연결합니다.
이것이 영림원소프트랩이 최근 선보인 ‘K-System Ace I&I’입니다.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쓰는 ERP 안에 AI를 담고, 다른 디지털전환(DX) 솔루션과 연결함으로써 수월한 AX 추진을 돕습니다.
ERP와 AI가 매끄럽게 연결되고 ERP 안에 AI가 담기면 기업들이 겪는 AI 복잡성과 기술 사일로 문제가 줄어들고 혁신의 민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AI, 로봇,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생태계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조화롭게 이끌어가듯, 업무 현장의 AI와 제조현장의 피지컬 AI, 그리고 디지털 트윈과 로봇까지 아우르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한국형 제조AI 생태계의 미래
지금은 한국 제조업의 ‘골든타임’입니다.
AI와 ERP의 공진화는 단순한 기술적 통합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대전환의 시작점입니다.
중국이 막대한 정부 투자로 제조업 기반 피지컬 AI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이 AI 주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차별화되고 독자적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 해답이 바로 제조업의 강점을 AI와 결합시키는 것이며, ERP를 중심으로 한 통합 플랫폼이 그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의 강점을 살려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 자체보다는 활용능력에 기회가 있습니다.
K-제조AX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 솔루션이 아니라,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는 ‘국가 경쟁력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AI, 로봇이 함께 하는 미래 제조 이상향을 현실로 만드는 것. 그 도전이 K-AI와 K-제조, 한국 경제의 다른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