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포럼] 제17회, 송길영 작가,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강연 요약

“이제는 ‘경량문명’의 시대, 가볍고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과 개인만이 살아남는다”

송길영 작가,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주제 강연

송길영 작가가 28일 열일곱 번째 영림원차세대리더포럼에서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을 주제로 강연했다. 송길영 작가는 “무겁게 버티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가볍고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과 개인만이 살아남는 ‘경량문명’의 시대다. 경량문명의 중심에는 AI가 있다”며, “AI가 더 가벼운 몸놀림으로 각 개인을 도와 일상의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송길영 작가는 20여년 간 사람들의 일상생활 기록 속에서 시대의 욕망과 흐름을 읽어온 ‘마인드마이너’로,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변화를 탐구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를 통찰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저서로 <시대예보> 시리즈, <그냥 하지 말라> 등이 있다. 다음은 강연 내용.

 

◆ 지능의 범용화 시대…”AI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말라“

나는 시대예보 작업을 3년째 하고 있다. 2023년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2024년 <시대예보: 호명사회>에 이어 올해는 세 번째로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을 펴냈다. 처음에 주목한 것은 ‘핵개인’이라는 단어였는데 개인이 기성 질서에서 벗어나 삶의 주체로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두 번째 호명사회에서는 이 핵개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관계를 맺는 것을, 그리고 세 번째 경량문명의 탄생에서는 조직과 개인이 새롭게 상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을 포착하고 ‘조직’ 문제에 대해 철저히 파고들었다.

특히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은 협력의 방식이 바뀌게 된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지능의 범용화’와 ‘협력의 경량화’이다. 두 축의 패러다임 변화는 서로 호응하며 증폭하는 한 쌍이 되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킨다.

챗GPT의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우리사회의 모습과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서로 오버랩된다. 이 세가지 얘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게될지에 대한 암시를 얻을 수 있다. 김부장은 과거이며, 챗GPT는 현재, 어쩔 수가 없다는 미래다. 핵개인은 과거로부터나 이어진 우리의 모습이며, 호명사회는 현재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성, 경량문명은 우리의 미래다.

먼저 챗GPT 얘기다. 올해 들어 챗GPT가 갑자기 똑똑해졌다, 작년까지 IQ가 100이 안되었는데 지금은 140을 찍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회사 경영진들은 AI에 대한 한번 알아보라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AI를 적극 쓰라고 독려한다. 그 이유는 경쟁사가 AI를 쓰기 때문이다. 지능의 범용화 시대가 열렸다. 이제 AI는 회사의 새로운 동료로 들어오고 있다. AI는 잠을 안 자고 밥도 안 먹으며 군말도 없다. 3교대를 혼자 하고 노조에 가입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을 시킬 수 있다면 AI에게 시킬 것이다. 여기에 하나의 교훈이 있는데 우리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말고,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개인이 인공지능 서비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고, 그 돈을 법인과 싸워서 뺏어오는 시대다. 한 예를 들어보자. 과거에 리서치를 외부에 맡기려면 리서치 회사 두서 곳에 제안서를 보냈는데 모두 1억을 달라고 했다. 이 일을 개인에게 맡기면 1천만원에 할 수 있다. AI 때문이다. 드디어 개인과 기업이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AI를 활용한 개인이 이긴다. 오버헤드가 많은 기업보다 작은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 옛날에는 큰 게 좋은 거였다. 대규모 기업 집단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규모를 키웠는데 이제는 오히려 규모를 키울수록 경쟁에서 처진다, 그래서 쪼개기 시작했다.

그럼 쪼개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까지 얘기한 것에 대해 어떤 사람은 그것은 선진국에 해당하고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임원들이 그러하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자녀의 수행 평가를 도와준 적이 있는가? 문제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고학력자도 도저히 풀 수가 없다. 그래서 사교육에 맡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챗GPT에 물으니 금방 풀었다. 미 UCLA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은 ”고마워요 챗GPT“라며, 자신이 챗GPT를 활용해 기말시험을 통과하고 학위를 취득한 사실을 고백했다. AI가 교육 현장에 파고든 단면이다.

교육 뿐만 아니라 법률 분야도 마찬가지다. 내가 같이 일하는 독일계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은 계약서를 받았는데 너무 복잡하고 다 영어였고 심지어 어려운 법률 용어라서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고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로펌에 맡겼는데 로펌 수임료가 계약액보다 컸다. 그러면 안되니까 챗GPT에게 맡겼더니 즉시 계약서에 있는 7개의 독소 조항을 뽑아주고 독소 조항을 수정한 영문 편지를 써주기까지 했다. 지금 미국의 10대 로펌은 변호사를 돕는 패러리걸(법률 보조원)을 뽑지 않는다. 얼마 전에 한국의 작은 로펌이 월 300만원 인턴십 모집 공고를 올렸는데 유명 대학 출신 50명이 몰렸다. 앞으로 누가 로펌에 가겠는가?

광고업도 변화하고 있다. 그간 CF를 찍는 과정은 광고주->대행사->협력사->매체->모델로 이뤄졌다. 메타는 이런 광고의 제작 과정을 AI를 활용해 혼자 다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광고 현장의 카메라 스텝, 카메라 감독, 디자이너, 무대 설치자 등 모두가 잡을 잃어버리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 ”거대하면 죽는다“

올해 들어 AI는 우리나라 기업의 CEO의 의제에 올라갔다. AI를 쓰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쓰지 않으면 이걸 쓰는 경쟁사에게 진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이제 AI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섰다. 챗GPT는 2022년 11월, 나온지 3년만에 우리의 생각을 모두 바꾸었다. 흥미로운 건 이게 아직 다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챗GPT의 사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8억명이며, 한국은 2천만명을 넘어섰다. 성인 인구의 절반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판세는 바뀌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경쟁사가 한다.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까지 구글 번역 서비스는 6년, 스포티파이는 4년 반, 인스타그램은 2년 반, 틱톡은 9개월이 걸렸지만 챗GPT는 불과 2개월만에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 9월 오픈AI 코리아의 출범식에 갔었는데 무려 350여개 기관이 참석했다. AI는 우리가 하는 일을 다 바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재정의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조직은 조직끼리 싸웠고 개인은 조직의 일을 맡았다. 지금은 개인이 조직과 맞서 싸울 만큼 능력을 증강하고 있다. 경량문명이라는 새로운 문명이 출현한 배경이다. 앞선 중량문명이 물리적 자원 기반, 노동집약적 산업 구조라면 경량문명은 데이터와 지식 기반이며 자동화 중심의 산업 구조이다.

경량문명의 ‘경’에 해당하는 가벼움은 이동성과 연결성의 유연함을 뜻한다. 부피가 크더라도 밀도가 낮아 가볍게 높이 나는 새처럼 필요에 따라 빠르게 뭉치고 흩어질 수 있는 변화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힘, 이것이 경량문명의 조직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다.

규모의 경제로 상징되는 중량문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도 울산, 거제, 포항 등 산업단지를 보유한 지역에서 인력 및 설비 투자 중심의 산업들에 위기의 징후가 다가오고 있다

대마불사의 시대가 끝나고 대마필사의 시대로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구성원도 많고 물리적으로 큰 기업이 유리했지만 앞으로는 무거울수록 불리해질 것이다. ‘거대하면 죽는다’는 새로운 전제 위에 어떻게 하면 가벼워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경량은 단순히 무게의 문제가 아니다. 가치 체계의 재구성이고 관계 방식의 혁신이며 무엇보다도 지속가능성을 향한 설계이다. 더 적게 소유하고도 더 넓게 연결되는 삶, 덜 복잡하지만 더 깊이 있는 질서, 무엇보다 서로에게 덜 바라며 더 위하는 자세, 이것이 경량문명의 언어이다.

AI의 확산으로 고소득이나 지능형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지금 미국 기업들은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사람이 굳이 해야 하느냐며 인력을 줄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2030년까지 60만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것은 첫째 AI가 할 수 있는 것은 하지 말고, 둘째 지금 내가 하는 일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일은 무엇일까?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는 ‘핀’ 제조 공장의 사례를 들어 분업을 하면 일이 빨라지고.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분업은 이런 장점 외에 문제가 있다. 분업을 하게 되면 품질 관리가 안된다. 장인은 자기가 하는 일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자부심도 있고 실력도 있다. 이를테면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은 마음에 들지 않은 제품이 나오면 깨뜨려버린다.

대량 생산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관료제가 생겼다. 관료제는 안에 있는 자원을 배당하거나 분배하거나 제어하는 등 장점이 많다. 그런데 관료제가 깊어지면 관료화가 되어서 오히려 일을 방해한다. 거의 모든 조직은 삼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위가 뾰족하고 아래는 넓다.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도 양산된다. 또 연공서열에다 순환보직이어서 올라가기 힘들다. 그래서 혁신의 의지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승진이 어렵다. 왜냐하면 뭔가 바꾸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다. 옛날에 기업은 100명도 안됐는데 요즘은 몇십만 명 규모의 기업이 있다. 요즘은 회사가 15년을 못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장수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직에 목숨 걸지 않고 내 일을 사랑해야 한다. 직위나 직책보다는 일이 중요하다. 일을 하면 어디에라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일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제 드디어 혼자서 일을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AI가 커지고 있다. 경량문명은 조직에서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을 없애는 것이다. 왜 없애냐면 인건비 문제가 아니라 이틀이면 될 일을 2주나 걸려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그걸 결제라고 부른다. 결제가 없어지면 좋은 점은 엄청 빨라진다는 것이다. AI가 들어오면 그 의사결정을 단위 단위로 한다. 로직이 있으면 결제 행위는 자동이어서 엄청 빨라진다. 우리 조직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 보기 바란다.

 

◆ 에이전트의 등장, 에이전시의 몰락

요즘 사람들은 여행 갈 때 여행사의 오프라인 대리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 여행사에 들어가 여행 상품에 대한 상담과 예약 등을 한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의 모 여행사는 아직도 오프라인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여행대리점에 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들’이랑 여행가는 어머니들이다. 딸과 같이 여행가는 어머니는 그렇지 않다. 대리점의 역할이 판매 과정에서의 상담과 구매 행위에 있다면 앞으로 곧 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역할을 AI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전화가 가능하고 여러 나라의 말을 구사하고 친절하며 심지어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된다.

에이전시는 삶의 전 분야에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여행사, 부동산 중개업소, 광고 대행사, 보험 대리점 등 수많은 업종에 에이전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직거래하는 상황에서 대행사의 역할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어쩔 수가 없는 현실이다. 이제 외주는 사라지고, 시스템과 협력하는 개인이 스스로 일한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 속에서 남에게 일을 시키기만 하는 사람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경량문명에서는 담당자들이 업무의 중심으로 올라서며,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는 태도가 모든 직장인의 덕목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최근 창업가들 사이에서 린AI 리더보드라는 대시보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시보드는 AI로 무장해 혁신을 거듭해 1인당 매출이 큰 기업들의 순위를 소개하는 사이트이다. 이 순위의 기준은 창업 5년 이내의 50인 이하 기업 중에 5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이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43개의 기업은 평균 22명의 구성원으로 1인당 249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한화로 환산하면 1인당 매출이 34억원이다. 1인당 환산 시가총액은 1,633억원이다. 같은날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446조9,500억원을 26만명이 넘는 구성원수로 나누면 1인당 17억원 정도이다. 1,333억원과 17억원의 차이는 96배가 넘는다. 인력의 수와 기업의 가치가 정비례하지 않는 디커플링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AI 시대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지금까지 구성원 숫자로 세를 과시하던 산업의 관행을 무력화한다. AI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기업을 목도한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신생 기업의 경우 이미 이익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 고용할 사람도 없기에 자금 소요의 필요가 없으므로 투자 유치 없이도 생존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25년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기업인 쇼피파이 CEO 토비아스 뤼트는 ”우리는 더 이상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채용한다면 AI가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될 때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물류 회사의 인력 채용 공고를 보니 1년 사이에 바뀌었다. 작년에는 물류 업무 경력자였는데 올해는 물류 자동화 기획 담당자이다. 괴거에는 조직 내 결원이 생기면 충원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하고 있는 일 가운데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은 자동화시키지 왜 사람을 쓰냐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인간의 생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친구가 나온 것이다.

 

◆ ”경량문명은 누구에게나 꿈이 허락될 수 있기에 따뜻한 문명“

경량문명의 그라운드 룰은 1.우리는 지금 만납니다. 2.우리는 잠시 만납니다, 3. 우리는 다시 만납니다이다. 이 세가지를 기반으로 한 규칙이 만들어지는 사회에서 각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먼저 ‘지금 만나는’ 사회 속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각자는 미리 준비할 것이다. 다음으로 ‘다시 만나는’ 사회에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협업의 시간 내내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나는 사회’에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다시 반가운 얼굴로 만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결국 경량문명은 각자가 자신의 의지로 협업 파트너를 정하는 문명이다. 지연, 학연, 혈연과 주어진 관계에 좌우되지 않는, 동적인 협력 시스템이 경량 문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규칙이 이전 문명에서 자라온 사람들에게는 낯선 것을 넘어 불편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마불사처럼 구성원의 수가 많고 현재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경량문명에서는 구성원의 수가 작은 기업이 상대적 경쟁에서 유리하다. 그 적응의 단계에서 갈등을 줄이고 새로운 규칙의 더 빠른 습득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문명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 나가는 것이다.

옛날에는 강제로 일을 시켰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묶이는 새로운 조직으로 진화되고 있다. 그래서 예전처럼 고압적인 사람들은 이제 생존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경량조직의 리더는 위계의 꼭짓점에 있는 평가자가 아니라 ‘장’을 열어주느 사람이며 기회를 연결해주는 안내자이다. 이제는 관리자가 사라지고 전부 다 일을 하는 거다. 각자 일을 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각자 일을 하는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자.

나는 5년 전 팬데믹 초기에 챗GPT가 나오기에 했던 강연에서 ”분화하는 사회, 장수하는 인간, 비대면 확산, 인공지능, 자동화 등 이 모든 것들이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바뀌는 사회 속에 내가 휩쓸릴 것인가, 나만의 가치를 만들 것인가의 선택에서 주도권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적어도 미래를 봤고 실천에 옮겼다. 5년 후의 모습도 미리 알려 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AI와 뭐라도 좀 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알려줬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자기 삶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전통업이고 제조업이고 규모가 작다“며 미래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혹자는 ”금방 바뀌지 않는다. 5년 후에 나는 어차리 그만 둘 사람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5년 후에 그만둬도 그 이후 50년간 죽지 않고 산다는 것이다.

무동력 요트는 해류를 봐야 한다. 이것을 못 보면 아무리 노를 저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바람과 파도를 보지 못하면 위험해진다. 지금 우리가 바라봐야하는 해류는 바로 AI다. 어느 회사의 부장이 엑셀을 쓰는 대리를 보고 ”잘난 척하네, 그 정도 계산은 암산으로 해야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객기는 조직을 망가뜨린다.

경량문명은 가볍기에 효율적인 것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꿈이 허락될 수 있기에 따뜻한 문명이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내 이름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50년의 한국은 내 이름보다 조직의 이름이 앞서는 사회였다. 이제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뒤로는 못 간다. 예전보다 분화되고 진화한 새로운 세계가 온다. 그 변화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선택이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세상에서 꿈을 잊지 말고 더 큰 자아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박시현 기자> shpark@it-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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