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혁신 리포트] 왜 33년 차 ERP 회사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가?
왜 33년 차 ERP 회사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가?
AI 시대, 기술의 정점은 결국 ‘온전한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이남원 기업문화혁신사업부 이사
IT 업계에는 오래된 정설이 하나 있습니다. “기업의 척추는 ERP(전사적자원관리)다.”
지난 33년간 영림원소프트랩은 이 믿음 하나로 묵묵히 달려왔습니다.
국내 최초의 한국형 ERP를 개발했고, 현재 2,200여 개 고객사의 경영 현장을 뒷받침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ERP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업의 돈과 물자, 정보가 막힘없이 흐르는 디지털 고속도로를 까는 일,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하지만 3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권영범 원장님 이하 영림원은 풀리지 않는 거대한 역설(Paradox)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시스템을 깔아주었는데, 왜 어떤 기업은 혁신에 성공하고, 어떤 기업은 제자리걸음일까?”
A사와 B사에 똑같은 기능을 가진 ERP를 구축했습니다. 3년 뒤, A사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발굴해 매출이 2배로 뛰었지만, B사는 여전히 “시스템이 불편하다”, “입력하기 귀찮다”는 불만 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우리가 고객들을 만나면서 현장에서 확인한 답은 명확했습니다. 시스템(System)은 ‘관리’의 효율을 높여줄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혁신’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혁신은 결국 시스템을 다루는 ‘사람(People)’과 그들이 맺고 있는 관계, 즉 ‘기업문화(Culture)’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술 기업인 영림원이 단순한 IT 벤더를 넘어, ‘기업문화 혁신’이라는 낯설고도 험난한 영역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2026년을 목전에 둔 지금,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이 ‘사람’과 ‘문화’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습니다.
- 질문이 사라진 조직: 노키아의 몰락에서 배운 교훈
권영범 원장님 저서 ‘조직의 혁신을 불러오는 힘, 질문’과 평소 사내 회의에서 “질문하지 않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라고 누차 강조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활발한 회의 분위기를 만들자는 뜻이 아닙니다. 조직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제패했던 ‘노키아(Nokia)’의 몰락을 기억합니다. 당시 노키아의 기술력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기술도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무너뜨린 것은 기술이 아니라 ‘두려움의 문화’였습니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당시 노키아의 중간 관리자들은 경영진의 불호령이 두려워 현장의 문제점(애플의 위협, 심비안 OS의 한계)을 솔직하게 보고하지 못했습니다. 질문과 직언이 사라진 조직에서 경영진은 왜곡된 정보(낙관론)만 믿고 판단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AI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AI는 정답을 주는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예리한 질문(Prompt)을 던지느냐에 따라 AI의 효용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집니다. 하지만 수직적인 위계질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문화, 실수하면 문책당하는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은 입을 닫아버립니다. 질문이 사라진 조직에 아무리 비싼 생성형 AI를 도입한들, 그것은 그저 ‘비싼 타자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림원은 기술 기업이 하지 않던 다소 엉뚱한(?) 도전을 감행했습니다. 바로 익명 소통 플랫폼 ‘에버레스크(Everask)’의 개발입니다.
“누가 말했는가”라는 계급장을 떼고, 오직 “무엇을 말했는가”라는 본질에만 집중하게 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치 픽사(Pixar)의 ‘브레인 트러스트(Braintrust)’ 회의처럼, 솔직하고 가감 없는 피드백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침묵하던 직원들이 회사의 비효율을 지적하고, 묻혀 있던 아이디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우리는 에버레스크를 사내에서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확신했습니다. “기술(Tech)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그 기술을 마음껏 활용하고 질문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것을”
- ‘기능 보유자’가 아닌 ‘온전한 사람’으로의 성장
우리의 고민은 ‘소통’에서 멈추지 않고 ‘성장’으로 확장되었습니다. AI가 코딩을 하고, 보고서도 쓰고, 심지어 데이터 분석까지 해내는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설 자리는 어디일까? 역설적으로 AI가 똑똑해질수록, 인간은 더 인간 다워져야 함을 강요 받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부활을 이끈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의 사례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그는 취임 후 MS의 문화를 ‘다 아는 사람(Know-it-all)’에서 ‘배우는 사람(Learn-it-all)’으로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기술적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성장하려는 태도, 즉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는 것입니다.
영림원은 우리 구성원들과 고객사의 임직원들 모두가 회사의 부속품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며 성장하는 ‘온전한 사람’으로 서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최근 런칭한 것이 셀프 코칭 앱 ‘에버온사람’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교육은 “회사가 필요하니 이걸 배우라”는 식의 탑다운(Top-down) 방식입니다. 하지만 에버온사람은 다릅니다. 구성원 스스로 “나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고 답하게 합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목적을 정립하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AI가 기술적 기능(Skill)을 대체할 때, 인간은 에버온사람을 통해 지혜와 메타인지(Wisdom)를 키워야 합니다.
-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과가 되는 ‘동반 성장’
물론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026년, 개인의 성장이 기업의 목표를 자연스럽게 일치시키는 ‘에버그로잉’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 GE 방식의 상대평가나 성과 줄 세우기가 평가가 아니라, 어도비(Adobe)나 구글이 도입한 ‘상시 피드백(Continuous Feedback)’ 시스템처럼,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피드백하며 성장을 지원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성과 플랫폼입니다.
정리하자면, 영림원이 그리는 ‘AI 시대의 新경영 인프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에버레스크(EverAsk): 일상화된 업무 회의의 고질적 문제를 벗어나 두려움 없이 묻고 답하는 소통의 문화
- 에버온사람(EverOnSaram): 스스로 성찰하며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셀프 리더십
- 에버그로잉(EverGrowing): 사후 약방문 평가가 아닌, 개인의 상시 성장이 곧 회사의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
과거의 인프라가 자원(돈, 물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ERP였다면, 미래의 인프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잠재력을 터뜨리는 ‘문화 플랫폼’이어야 한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기술 기업의 반성문이자, 새로운 시대를 향한 출사표
어찌 보면 이 글은 지난 30여 년간 “시스템만 좋으면 다 된다”고 믿었던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자기성찰의 반성문입니다.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정서 위에 글로벌 수준의 기업문화를 심겠다는 새로운 출사표이기도 합니다.
2026년, AI 도입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가장 인간적인 기업만이 가장 혁신적인 AI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최첨단 알고리즘도 무용지물일 것 입니다.
물론, “좋은 문화가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자 입장에서 그것을 “어떻게(How) 우리 회사에 정착시킬 것인가”는 막막한 숙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혼자가 아니라, 이 분야에서 가장 실무 경험이 많은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 길을 가려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저희의 든든한 파트너사인 ‘인재의 숲’ 대표님께서, 영림원의 이러한 기업문화 철학과 도구들을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인 설계도이자 전략 프레임워크인 ‘비전달성 네비게이션’를 통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실 것 입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제 ERP 1등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기업의 조직문화를 깨우는 선구자(First Mover)가 되겠습니다. 기술과 문화 그리고 사람이 함께 춤추는 이 가슴 뛰는 여정에 대한민국 CEO 여러분들과 기업문화와 HR혁신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