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마케팅] 우리의 마케팅은 몇 g일까?

안녕하세요. 마케팅 오지연입니다 😊

 

지난 12월 송년특집 차세대리더포럼에서 송길영 작가는 이 시대를 ‘경량문명(輕量文明)’의 탄생이라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하는 마케팅의 무게는 몇 g일까? 하는 장난스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량문명은 모든 것이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를 의미합니다.
물리적인 무게뿐 아니라, 조직의 구조, 일하는 방식, 관계의 형태, 그리고 사람들이 무언가를 선택하는 기준까지.

과거에는 더 크고, 더 많고, 더 오래 축적된 것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더 빠르고, 더 유연하고,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AI가 있습니다.

 


✔ 지능이 범용화된 시대, 조직은 더 가벼워지고 더 강해졌습니다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중 하나는 이것이었습니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말라.”
“예…?” ㅎㅎㅎㅎ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AI는 이제 특정 전문가만의 도구가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지능’이지요.
로데이터를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고, 심지어 계약서의 위험 요소를 분석하는 일까지.
과거에는 조직과 자본이 있어야 가능했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AI와의 협업만으로 개인의 선에서 해결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변화는 경쟁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조직이 조직과 경쟁하고, 개인은 조직의 일부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하는 개인이 하나의 독립된 경쟁 단위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마케팅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해오던 많은 일 중에서, 정말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케터가 집중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AI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빠르게 수행하는 것보다,
AI가 할 수 없는 일을 정의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무거운 마케팅에서, 가벼운 마케팅으로

 

예전에는 ‘무게감 있는 마케팅’이 마케팅의 기본이었습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에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것에 더 깊이 반응합니다.

무거운 설명보다 가벼운 경험이 더 멀리 전달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고객을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경험을 만드는 것.
이것이 점점 더 중요한 마케팅의 역할이 되고 있습니다.

 


✔ 가벼움은 부족함이 아니라, 정제된 상태입니다

 

‘경량문명’이라는 단어를 들으며, 마케팅팀에서 선물을 준비하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실용적이고 오래 두고 볼 수 있는(🌳로고를 딱! 넣어서) 물건이 좋은 기념품이라고 생각했
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서
개인의 취향은 천차만별이며, 물건이 오래 남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짧은 순간이라도 기분 좋게 기억되는 경험,
그리고 그 순간 우리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경험이 더 깊이 남는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더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선물의 순간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가 되도록 만드는 것.

무게를 줄인다는 것은 가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만드는 일에 가깝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진짜 경쟁력은 ‘마찰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경량문명의 조직은 단순히 작거나 빠른 조직이 아니라,
불필요한 마찰이 적은 조직이라고 합니다.

마찰은 여러 형태로 존재합니다.
복잡한 절차, 불필요한 승인 과정, 단절된 정보, 반복되는 확인과 전달.
이러한 마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직의 속도를 늦추고 에너지를 소모시킵니다.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이 정보를 찾기 어렵거나, 이해하기까지 많은 설명이 필요하거나,
경험의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 많을수록 그 경험은 무거워집니다.

반대로, 고객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별도의 설명 없이도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때,
그 경험은 훨씬 가볍게 전달됩니다.

결국 ‘좋은 마케팅’ 역시, 더 많은 것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경험하는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일이 됩니다.

 


✔ 좋은 시스템은 일을 가볍게 만듭니다

 

영림원소프트랩이 만들어 온 기업용 솔루션 역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RP는 기업의 다양한 업무를 연결하는 중심에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만큼 많은 기능과 구조를 포함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시스템이란
복잡성을 자랑하기보다, 복잡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시스템일 것입니다.

사용자가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업무가 이어지고,
필요한 정보가 적절한 순간에 제공되며, 일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상태.

이야말로 일을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더 가볍게 만드는 방식일 것입니다.

경량문명의 시대에 시스템의 역할은 기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그래서 우리의 마케팅은 몇 g일까

 

2026년이 시작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일하는 방식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마케팅 역시 스스로의 무게를 돌아보게 됩니다.

AI가 많은 실행을 대신할 수 있게 된 지금,
마케터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줄일지 판단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콘텐츠를 늘리는 것보다,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
불필요한 단계와 설명을 줄여 고객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결국 마케팅의 성과는 이벤트의 횟수나 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고객의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가로 측정될 것입니다.

 

“경량문명의 시대”
가벼움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본질만 남겨 둔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질문합니다.
우리의 마케팅은 지금 몇 g쯤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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