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트] 2026년, AI는 회사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2026년, AI는 회사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MS와 앤스로픽에서 확인되는 일과 경영의 변화

 

콘텐츠실장 안경애

 


2025년 전 세계 기업의 88%가 AI를 도입했지만 실제 수익에 효과를 본 기업은 39%에 불과합니다. AI가 비즈니스를 혁신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현실이 되었지만 성과를 내는 기업은 소수입니다.

특히 2025년과 2026년은 점진적인 진화가 아니라 기업의 근본적인 구조가 바뀌는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구글은 이미 코드의 30% 이상을 AI로 생성하고 세일즈포스는 고객 서비스 인력 4000명을 감축했으며 약 50%의 고객 대화를 AI가 처리하고 있습니다. 앤스로픽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코딩에서 ‘AI 에이전트 관리’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운영체제가 AI 네이티브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벌어지기 시작한 AI 전환 격차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는 치열한 AI 경쟁과 급증하는 클라우드 수요로 인해 2026년이 ‘치열한(intense)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의 변화를 넘어 기업 내부의 구조적 재편을 예고합니다.

그러나 AI 전환에서 기업들이 거둔 성적표는 아직 저조합니다. 맥킨지(2025.11) 조사 결과 기업의 88%가 AI를 도입했으나 실질적 영업이익 효과를 본 곳은 39%, 고성과 기업은 단 6%에 불과해 높은 도입률 대비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CG(2025.9) 역시 60%의 기업이 상당한 투자에도 기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오직 5%만이 AI 미래 준비를 완벽히 마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체 조직의 20%가 AI를 활용해 기존 중간 관리직의 절반을 없앨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가 일정 관리, 보고, 성과 모니터링처럼 전통적으로 관리 감독이 필요했던 업무들을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격차가 발생할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업무구조와 조직의 재설계 없는 AI 도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DEC처럼 돼선 안 된다”…MS의 위기의식

MS는 AI를 특정 기능이나 기술이 아닌 기업의 ‘기반 레이어(foundational layer)’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30만명 이상의 직원과 협력업체에 ‘M365 코파일럿’을 배포하고 AI의 일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수치로 드러납니다.

MS M365 코파일럿은 정기 사용률 85%를 기록하며 기존 MS 솔루션 중 가장 높은 활용도를 보였고, 사용자 77%가 계속 사용하기를 원할 만큼 높은 만족도를 증명했습니다. 실제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작업 완료 속도는 29%, 초안 작성 속도는 40% 향상되었으며, 놓친 회의 내용을 파악하는 속도는 4배 가까이 빨라졌습니다. 또한 6500명의 고객서비스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사례 해결 시간이 12% 단축되는 구체적인 성과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MS 내부에선 강한 위기의식이 읽힙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최근 임원들에게 DEC의 몰락을 언급했습니다.

왜 하필 DEC였을까요?

DEC는 1970~80년대 미니컴퓨터 시장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그러나 PC(개인용 컴퓨터)라는 새로운 기술 파도가 왔을 때 이를 장난감 취급하며 무시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나델라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지금 클라우드와 PC 시장의 지배자지만 AI라는 새로운 플랫폼 전환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DEC처럼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1등이 미래의 생존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델라는 임원들에게 “관리자가 아니라 개인 기여자로 일하라”고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결재와 보고만 받지 말고 직접 도구를 사용해서 실무를 챙기라는 것입니다. 리더급 임원도 직접 깃허브 코파일럿이나 AI 툴을 사용해 코딩을 하거나 업무를 처리해봐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리더는 AI 시대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앤스로픽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

AI 모델 ‘클로드’를 는 앤스로픽은 2025년 8월 132명의 내부 엔지니어 설문조사와 53건의 심층 인터뷰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일일 클로드 사용률은 전년 대비 28%에서 59%로 급증했고 직원들이 체감하는 생산성 향상 폭도 20%에서 50%로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전체 작업의 27%는 비용 효율성 문제로 이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으로 채워지며 업무 범위가 실질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또한 개발 영역에서 신규 기능 구현 비중이 14%에서 37%로, 코드 설계 및 기획 업무가 1%에서 10%로 늘어나며 단순 코딩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업무로의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개발자들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엔지니어는 “업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코드 리뷰어·수정 작업으로, 순수 코드 작성의 역할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은 코더가 아닌 ‘AI 에이전트 관리자’로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업무와 관련한 질문의 패턴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질문을 하는데 그 중 80-90%를 클로드에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앤스로픽 연구는 ‘감독의 역설’이라는 우려를 낳습니다. 클로드를 제대로 감독하려면 높은 수준의 코딩 역량이 필요한데, AI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오히려 그 역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앤스로픽의 한 직원은 “결과물을 너무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니 역설적으로 시간을 들여서 무언가를 제대로 배우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AI 의존도가 높아지면 자체적인 기술 역량이 저하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시니어 엔지니어들은 멘토십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주니어 엔지니어가 더 이상 시니어에게 묻지 않고 AI의 조언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AI 전환이 가져오는 효율성 향상의 이면에 조직의 역량과 구성원간 지식·경험 전수, 집단지성 생태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업무 안으로 들어오는 AI 에이전트

여기에다 AI에이전트의 도입은 더 급격한 변화를 예고합니다. AI의 진화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돕는 비서 성격의 ‘코파일럿’에서,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여러 작업을 조율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앤스로픽의 AI인 ‘클로드 코드’는 6개월 전만 해도 인간의 개입 없이 약 10개의 연속 작업을 처리했지만, 현재는 약 20개의 작업을 처리하며 자율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MS는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도입한 직원 셀프서비스(ESS) 에이전트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IT 문제에 대한 직원 자체 해결률은 36%, HR 관련 문의 해결률은 42% 향상되었습니다.

아마존이 기업용 자율 AI 시스템을 목표로 ‘프론티어 에이전트’를 공개하며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든 것도 같은 흐름입니다. 프론티어 에이전트는 기존 AI 어시스턴트와 달리 수 시간에서 수일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작업을 합니다. AWS는 코딩, 보안점검, 운영장애 예방 등 세 가지 에이전트를 먼저 선보였습니다. AWS CEO인 매트 가먼은 “기업 AI 가치의 80~90%가 에이전트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작업별 AI 에이전트가 탑재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핵심은 사람과 프로세스의 변화

MS 나델라의 메시지와 앤스로픽의 내부 연구는 공통된 함의를 가집니다. 임원을 포함한 사람과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가 AI 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1등 기업도 플랫폼이 바뀌는 대변혁의 시기에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DEC의 사례는 모든 기업에게 해당되는 경고입니다.

이와 함께 AI 도입은 리더가 먼저 AI 툴을 능숙하게 다루며 함께 변화해 나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결재와 보고를 받고 조율만 하는 관리자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맥킨지, BCG 등 주요 컨설팅사의 연구결과는 AI 전환의 성공공식으로 ▲10% 알고리즘 ▲20% 기술·데이터 ▲70% 사람과 프로세스를 제시합니다. 기술 투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업무 프로세스의 재설계와 조직 문화 변화가 70%를 차지합니다.

 

 


한국 기업의 해법: ERP에서 시작하는 AI 전환

MS, 앤스로픽 같은 선도 기업들이 AI 혁신을 주도하는 동안 많은 기업, 특히 한국의 중견·중소기업들은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조차 높은 비용과 리스크를 감내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변화해 나가고 있는 만큼 리소스와 인재, 기술이 모두 부족한 후발주자들의 고민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값비싼 독립형 AI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AI 솔루션을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핵심 시스템 위에 AI를 얹는 것입니다.

AI가 멍청한 비서가 되지 않으려면 회사의 흐름과 맥락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의 돈, 사람, 자원이 흐르는 모든 맥락이 이미 저장된 곳이 바로 ERP입니다. 맨땅에 AI를 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데이터가 흐르는 ERP라는 고속도로 위에 AI라는 엔진을 얹는 것이 중견·중소기업의 효과적인 접근법입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적인 접근을 하느냐입니다.

 


영림원의 도전

33년간 한국 기업의 경영 현장을 함께해온 영림원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해답을 준비해 왔습니다. 단순히 기능이 좋은 ERP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영의 맥락을 이해하고 사람의 성장을 돕는 ‘통합적 AX 솔루션’으로의 진화입니다. 그 결과물이 K-System Ace I&I (케이시스템 에이스 아이앤아이) 입니다.

영림원은 ERP를 중심으로 그룹웨어, 제조실행시스템(MES)까지 아우르는 솔루션 확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피플&컬처’를 새로운 사업군으로 편입시켰습니다. 33년간 축적해온 조직문화와 사람 중심 경영 체계를 사업화하는 시도입니다.

특히 ERP 내부에 AI 에이전트를 심어 경영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 담당자가 ‘지난달 A거래처 매출 현황 알려줘’라고 물으면 AI가 즉시 ERP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선제적으로 알림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영업, 회계, 물류, 인사 등 ERP의 큰 줄기들을 모바일 플랫폼에 담아 AI의 지능과 모바일의 유연성을 결합함으로써 ERP 생태계를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플&컬처 플랫폼을 통해서는 개인의 질문이 AI로만 향하지 않고 익명 질문 앱을 통해 조직 안에서 오가도록 함으로써 집단지성을 키우고, 개인과 조직의 목표와 성장이 한 방향으로 향하도록 돕습니다.

앤스로픽 연구가 보여주듯 AI 시대에는 기술 도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감독의 역설’을 극복하고 멘토십의 약화를 보완하며 조직의 집단지성을 유지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고객의 일을 모르는 외부 AI 솔루션 업체가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2026년, 피할 수 없는 전환에 첫발 내딛어야

AI 전환은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궁극적인 성패는 어떤 기술을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조직과 사람의 문제를 놓치지 않고 기술과 조화시키는 능력에서 갈릴 것입니다. AI라는 거센 파도가 가져올 변화의 가능성을 피하지 않고 맞부딪혀서 그 조직에 가장 알맞은 해법을 찾는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것입니다.

영림원은 고객 곁에서 고객의 일을 가장 잘 아는 ERP 기업의 강점을 살려, 고객 기업의 경영뿐 아니라 일과 문화, 사람까지 아우르는 혁신을 돕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2026년 AI 전환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입니다. 기업의 업무를 깊이 이해하면서 AI, 사람, 조직을 아우르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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