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회 영림원CEO포럼] 세계의 공장에서 1억명 소비자가 있는 ‘시장’으로

“베트남, 세계의 공장에서 1억명의 소비자가 있는 ‘시장’으로”

이미지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 196회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

이미지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가 4일, 196회 영림원CEO포럼에서 ’베트남, 공장이 아닌 시장으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베트남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그 경험을 담은 <두 얼굴의 베트남>을 펴낸 바 있는 이미지 기자는 이번 강연에서 “베트남은 인구 1억명에 중위 연령 32세의 젊은 나라로 2022년 8%, 2023년 5% 등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산층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0년 10%에 불과했던 중산층 비중이 2030년에는 7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비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트남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때이다. 다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거쳐가는 공장이 아닌 1억명의 고객이 있는 베트남 시장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들의 특성부터 이해해야 한다. 베트남 사람과 베트남 사회, 최신 유행 트렌드까지 관광지가 아닌 시장으로서 베트남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난한 베트남이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이냐 =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의 시대가 얼마나 갈까? 베트남은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으로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률을 보면 2013년에 17.4%, 2016년에 12.5% 등 두 자릿수였다가 2017년부터는 한 자릿수로 인상률이 줄었다. 코로나 당시에 잠깐 동결했다가 2022년 6%, 2024년 7월에 6% 인상을 했다.

베트남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베트남을 이제 공장이 아니라 시장으로 또는 소비자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선 베트남에서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 최소 11달러를 소비할 수 있는 베트남 중산층 비중이 2000년만 해도 10% 미만이었는데 현재는 40%까지 올랐으며 2030년이면 75%까지 늘어날 거라고 예상된다.

베트남은 또한 도시화율과 도시 인구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도시화율이 2022년에 40%를 넘었으며 2030년에는 50%, 2040년에 이르면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을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 베트남 사회와 문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베트남을 이해할 수 있는 4가지 키워드를 정리해 봤다.

첫 번째는 ‘공안’이다. 공안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찰로 해석되는데 우리나라 경찰보다 훨씬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베트남의 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1년 베트남 지역경쟁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50.1%가 비공식 비용을 지출했다고 했다. 그래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06년에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2016년에는 ‘불타는 화로’라고 불리는 반부패 운동을 펼치며 지금까지 계속해서 반부패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을 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키워드는 ‘반미’다. 이 반미는 미국에 반대하는 반미가 아니라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말한다. 베트남식 샌드위치 즉 반미는 다른 문화를 자기 것으로 ‘재창조’하는 힘을 상징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베트남은 창조를 매우 잘한다. 창조에 앞서 모방도 아주 잘한다. 베트남에서는 지식재산권을 등록해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키워드는 ‘콤 사이 콤 베(Không Say Không Về)’인데 술에 취하지 않으면 집에 돌아갈 수 없다는 말로 ‘먹고 죽자’는 얘기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부패가 용인되는 분위기이지만 평등을 중요시한다.

네 번째 키워드는 ‘안, 찌, 옹, 바, 엠(Anh, Chị, Ông, Bà, Em)’이다. 안, 찌, 옹, 바, 엠은 지칭어다. 베트남은 이런 지칭어가 매우 발달한 국가이다. 지칭어가 발달했다는 것은 사람을 나누는 데 능한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유교 문화권인 베트남에서는 권력 관계에 따른 인간 관계도 잘 따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성은 △소비의 양극화 △희소성에 열광 △높은 민감도 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소비의 양극화이다. 돈 많은 사람이 비싼 거 먹고, 돈 없는 사람은 싼 거 먹는 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개인의 소비 양극화이다. 두 번째 희소성에 열광한다고 했는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며,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세 번째 특성으로 마케팅 민감도가 매우 높으며 인기 아이템이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구매 기준으로 브랜드와 가격에다 얼마나 프로모션을 해주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베트남의 소비 중심지는 ‘스마트폰’ =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 중심지 또는 소비 일상지는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 쇼핑몰이 아니라 바로 스마트폰이다. 베트남은 인터넷 사용 인구가 74%나 되는 나라다. 그 중에서도 91%가 모바일 장치로 물건을 구매한다.

베트남에서 눈여결 봐야할 것은 전자결제 서비스가 매우 발달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현금없는 사회 달성을 위한 시행령’을 내놓았다. 실제로 현금 결제 비중이 줄고 전자 결제 비중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베트남을 공략하려면 온라인 입점을 고려하고, 전자결제 등 결제 옵션을 다양화해야 하며, 그리고 소셜미디어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반드시 해야 한다.

<박시현 기자> shpark@it-b.co.kr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아이티비즈 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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