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회 영림원CEO포럼] 최근 국내외 환경 변화와 한국 경제 전망
“‘초불확실성’ 시대에 국내 기업들이 취해야 할 현실적 대응전략은?”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원 이사, ‘최근 국내외 환경 변화와 한국 경제 전망’ 주제 강연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원 이사가 3일, 207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최근 국내외 환경 변화와 한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주원 이사는 “글로벌 경제가 ‘트럼프노믹스 2.0’과 통상전쟁 격화로 요동치는 가운데 국제 금융 시장과 실물경제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반도체 수출 의존 구조 속에 성장 동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정책 방향성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라며, 대내외 주요 리스크 요인의 흐름을 짚고, 한국 경제의 향후 변화 양상과 ‘초불확실성’ 시대에 국내 기업들이 취해야 할 현실적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
◆ ‘트럼프노믹스 2.0’, 세계 경제 흔들어
IMF는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 1월 3.3%로 예상했다가 4월에 2.8%로 낮췄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 2.0으로 전반적인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세나 통상 등의 불확실성이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점차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는 1분기에 마이너스 0.5%로 역성장을 했다. 경제 성장률은 GDP의 증가율인데 GDP는 ‘소비+투자+수출-수입’이다. 그러니까 수입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진다. 1분기 미국 경제는 수입이 엄청 늘었다. 왜냐하면 2분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관세를 올릴 것으로 보고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024년 2.8%보다 떨어진 1.8%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럽은 저성장 지역으로 0%대의 성장률이 일반적인데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2분기에 미국이 관세를 올리기 전에 미국에 미리 수출을 한 것이 높은 성장 배경이다. 유럽은 지정학적 리스크 상존으로 큰 폭의 경기 개선은 어렵지만 종전 시 빠른 경기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5%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고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내수 경기 회복 제약 등으로 6% 초반의 경제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 ‘트럼프세션: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세계 경제의 주요 이슈로 먼저 ‘트럼프세션: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들 수 있다. 트럼프세션은 트럼프가 경기 침체를 유발한다는 것인데,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된 사항은 없다. 동행지수는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이고, 선행지수는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이다. 미국 경기의 선행지수는 2021년 12월 이후 꺾였는데 현재 미국 경제가 꺾이지 않은 점을 봐서는 미국 경제의 리세션은 없다. 미국 경기는 코로나 이후 계속 올라가기만 했다. 이제는 꺾일 때가 분명히 됐다. 뉴욕연방은행이 보는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은 기준치가 40%인데 2025년 4월 현재 그 확률은 30%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에 미국 경기는 분명히 꺾이지만 리세션까지는 아니고 부드럽게 내려가는 상황을 보일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트럼프가 경제 지표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에 있다. 만약에 미국 경제에 뭔가 이상한 점이 생기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칠 수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역성장한 것은 수입이 많아서라고 애기했는데 소비가 다소 약화된 것도 그 요인이었다. 2024년 기준 미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7.9%였다. 미국 경제의 방향성을 확인하려면 소비가 어떤지를 보면 되는데 소비는 구매력이 뒷받침돼야 된다. 구매력의 지표는 노동시장과 자산 시장 등 두가지이다. 노동시장의 지표인 실업률은 2023년 초 완전고용 국면에 도달한 이후 상승 추세이지만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자산 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이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은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부진한 상태이다.
미국 경제가 만약에 불안하면 미국에 대한 신용평가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이 된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미국 달러의 가치를 평가하는 ‘미국 달러 인덱스’의 기준선은 100으로, 100보다 위에 있으면 달러가 강하다는 것인데 최근 100을 밑돌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매우 중요한데 글로벌 IB는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을 1,365원으로 전망했다. 개인적으로는 1300원대 초반 또는 1200원대 후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 주식시장은 2000p를 상회하면서 연말에 2,400p에 도달했다. 또한 탄핵 직후 정치 불확실성 및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가 이후 원화 강세로 전환됐다. 지금 국내 경제 상황도 그때와 비숫하다.
세계 경제의 두 번째 이슈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이다. 이것은 트럼프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FED)의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 시장 방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는 금리를 내리라고 하지만 FED의 파월 의장은 트럼프 관세 인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로 이때 FED 의장이 바뀔 것이 확실하다. 신임 의장으로 누가 오든 내년 5월부터는 금리를 무지막지하게 내릴 수 있다. 현재 미국 내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 물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FED의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2025년 말 4.0%이다. 현재 한미간 금리 역전 고려 시 한국은행의 인하속도는 느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여건에 따라 빠른 금리 인하도 가능할 것이다.
◆ 세계 경제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
세 번째 세계 경제 이슈는 관세 전쟁이다. 트럼프는 상호호혜적 교역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역적자 자체를 불공정한 거래의 결과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 미국의 무역적자는 1조 달러 정도인데 나라별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이 2,944억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멕시코 1,712억달러, 베트남 1,235억달러 순이다. 한국은 658억달러로 8위다. 트럼프의 관세 인상의 목적은 미국 내 사회 문제 해결, 자국 산업 보호로 지지율 제고, 무역 적자 개선, 세수 확충 등 다양하다.
네 번째 이슈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로 피로감이 증대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중단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은 불가능한 까닭에 종전 가능성이 크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중전이 발발했으나 육군끼리 맞붙는 전면전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줄어들고 있다.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 하마스 모두 거의 궤멸을 당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부진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앞으로 대부분의 품목에서 완만한 하락세가 예상된다. 다만 시장 수급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상 기후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으로 다시 급등할 우려도 있다.
다섯 번째 이슈는 저유가이다. 원유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가 미국과 중국이다. 두 나라 합치면 약 35% 정도이다. 국제 유가의 약세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원유 수요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OPEC+의 증산 조치나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생산 확대 정책도 국제 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섯 번째 이슈는 ‘중국 경제의 진실’이다. 올해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5.4%로 발표됐는데 개인적으로 3분의 1은 깎아야 된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지표가 의심스럽다. 중국은 완화적 통화 정책에도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 이론상 금리 인하 즉 완화적 통화 정책 시 인플레이션 강도가 높아져야 하지만 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생산자 물가가 장기간 하락하는 점은 재고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중국 경제는 유동성 함정(경제심리 위축으로 통화정책 효과가 미미함)에 빠진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도 이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중국이 일본의 전철을 따라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에서 주택과 건설 시장이 GDP의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살아나기 어렵다.
일곱 번째 이슈는 글로벌 저성장 장기화이다. 세계 경제는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저성장 국면의 진입 배경으로는 1. 기술 구체화(Technology Embodiment) 2. 중국의 중간 소득 함정(Middle Income Trap) 3.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전략 4.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제 부재 5. 글로벌 가치 사슬(GVC)에서 국내 가치 사슬(DVC)로의 전환 등이 있다. 2번부터 5번까지가 모두 중국 이슈다. 저성장에 진입한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의 고성장을 견인하지 못할 것이다.
기술 구체화(Technology Embodiment)라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로 퍼지는 것을 일컫는데 과거 1차, 2차 산업혁명 때 그 기간이 20년에서 30년 정도였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 AI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AI를 통해 돈 버는 회사는 많지 않다.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경제를 이끌어갈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 ‘이재노믹스’의 경제 철학은 ‘포용적 성장’ 기조
이제 새 정부 얘기를 해보겠다. 새 정부의 경제(이재노믹스) 철학은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의 포용적 성장이라는 경제 사조에 근간을 두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작은 정부, 기업 중심, 규제 완화, 감세, 노동 유연성 제공, 자유무역 확대를 지향했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확산될 것이라는 낙수 효과를 내세웠다. 선성장 후분배 정책이다.
포용적 성장은 그 반대이다. 큰 정부, 근로자 중심, 규제 강화, 증세, 노동자 보호를 지향한다. 서민 근로자 소득 확충 및 복지 확대로 내수 시장이 활성화돼야 기업 이익이 증대된다는 분수 효과를 내세운다. 선분배 후성장 정책이다.
이재노믹스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진짜 성장’이다. 그 5대 과제는 △AI 혁신 생태계 구축과 미래 전략사업 육성 △중소벤처 성장과 과학기술혁신 생태계 △에너지 전환과 산업 업그레이드 △지역 성장과 국토 공간 혁신 △공정과 상생의 시장 질서 구축 등이다.
이재노믹스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성장률 제고라는 성장 구조를 내세운다. 진보 정부는 성장보다는 분배나 복지를 먼저 꺼내는데 성장을 첫 번째 과제로 정했다는 점은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을 고려한 듯하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2050년 경 0% 안팎의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1990년대 말부터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를 이을 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정부는 반도체를 대신할 산업으로 AI 전환(AX)이라는 키워드를 들고나왔다. 앞으로 AI에 관한 로드맵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새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 중심의 경제 구조와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지방 균형 발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소액 주주 이익 확대를 위한 법 제정 및 개정이 예상된다. 또 지리적 균형 발전 방안으로 산은이 대주주인 민간기업의 지방 이전 확대, 지역 혁신 클러스터 전략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노믹스는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구조 대전환,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으로 RE100 실현, 탈 플라스틱 정책을 예고했다. 신재생에너지 육성과 관련해 가장 발전 단가가 싼 에너지인 원전은 끌고 갈 것 같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중화학 공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력 수출 산업을 살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재정정책으로 재정 수요를 늘려 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초기 현안인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대규모 2차 추경 등으로 재정 지출 확대를 도모할 듯 싶다. 또 중장기적으로 기존 감세 제도 축소 추진 등으로 재정 수지를 맞추고, 법인세율도 손을 볼 것 같다.
그리고 노동 관련 정책으로 초기업노조 모델 제시, 공공 부문 노조 권한 강화 등 노사 관계에서 노조의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노믹스의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은 경기 침체 대응과 한미 통상 협상의 조속한 타결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AI 전환 등의 정책으로 잠재 성장률을 높인다고 해도 그 효과는 빨라야 임기 말 정도가 될 것이다. 또 한미 간의 관세 협상에서 우리가 받는 게 있다면 주는 게 있어야 할 것이다. 만일 한미 통상 협상에서 미국 측의 요구 조건이 쌀, 소고기 수입 확대일 경우 국내 반대 여론이 확대될 수도 있다.
◆ 한국 경제 동향 및 전망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 0.2%로 역성장을 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월을 기점으로 상승 중이어서 경기 전환점 형성 여부가 주목된다. 추경 40조는 단기적으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데 분명한 효과를 낼 것이다. 다만 2년 넘게 내수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물가 수준과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소득 부진으로 소비 심리는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두 차례의 탄핵에 따른 대통령 직무정기 기간 중 소비 심리 위축과 실제 소비 부진이 뚜렷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심각한 소비 침체가 확인됐다.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
투자는 설비투자 반등 속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과거 반도체가 이끌었던 ICT 부문의 투자가 2024년 하반기부터 위축됐으나 올해 2분기 들어 반등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는 여전히 기준치(100p)를 하회 중이지만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개선되고 있다. 미국 경기 하강, 중국 회복 지연 등 해외 시장 불확실성으로 수출 경기가 꺾이면서 투자 침체가 우려되지만 AI 전환의 신산업 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투자는 고금리와 건설비 급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2021년 9월 약 1만4천호를 저점으로 현재 약 7만호로 증가했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건설비 급증 등으로 건축 허가와 착공 규모가 급감했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로 금융 비용이 다소 완화되면서 건설 투자의 반등 가능성을 기대해 볼 여지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높은 공사비 부담과 부동산 경기의 양극화로 건설 투자 침체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2024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해 올해 들어 1월과 5월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활력이 떨어졌다.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그 이유다. 현지시각 오는 7월 8일 관세 협상은 수출 경기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출 품목별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조선 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철강, 화학, 자동차, 이차전지 등은 침체돼 있다. 앞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 침체의 가속화가 우려된다. 반도체는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단 중국 내 글로벌 IT 기업 수요도 있기 때문에 최근 대중 수출에서 단가 및 물량 요인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수출은 미국과 중국의 성장력 약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부진으로 침체가 예상된다. 나아가 트럼프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대미 수출 감소와 글로벌 교역 전반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물가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되고 특히 대내외 시장 침체로 수요 축 물가 상승 압력도 약해지면서 1%대의 물가 상승률이 전망된다.
고용 시장은 최근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악화되고 있다. 고령층 취업자가 늘어난 반면 청년층의 고용 상황 악화는 지속되고 있다. 고용 창출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위축되고 있으며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최근 건설업 취업자 감소 규모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감소 폭을 보였다.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에 따른 고용창출력 약화로 실업률이 3%대로 급등할 전망이다. 다만 유휴 노동력이 서비스업의 저임금-비정규직으로 유입되면서 신규 일자리수는 1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추경으로 1%대 가능
한국 경제는 현 여건상 ‘스우시’형 저속 회복 가능성이 유력하다. 스우시는 나이키 로그를 말하는데 그 로고를 보면 확 떨어졌다가 천천히 올라간다. 한국 경제가 평균적인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2026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점점 좋아지는 점이 나타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0.7%로 전망했다. 추경 통과 전이다. 추경이 빨리 집행이 되면 1%대까지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 4분기에나 집행이 되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이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0%대 중후반 정도로 전망했는데 추경으로 인해 이제 모두 상향 조정할 것이다.
0%대 경제 성장률아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이냐 하면 1960년 이후 66년동안 낮은 순서의 경제 성장률로 네 번째이다. 1998년 4.9%, 1980년 1.5%, 2020년 0.7%였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금 너무 과도하게 내려가 있다. 그런데 이게 한국 경제 의 실력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과도하게 내려갔다면 반등하는 힘도 그만큼 강할 수 있기 때문에 대외 여건이나 정부 정책 등이 갖춰지면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까지는 성장률이 낮지만 앞으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것이 외환위기 다음에 닷컴 버블 붕괴가 왔으며, 금융위기 다음에 2~3년 있다가 재정위기가 왔다는 점이다. 코로나 위기 다음에는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경제가 불확실성 속에 있다가 정상화를 찾아가는 시기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생각하지 못한 글로벌 위기가 또 올 수도 있다. 만일 중국 경제가 꺾인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트럼프가 관세나 통상 정책으로 무역 적자를 개선하려는 애국심 강한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이 사람이 옛날에 쓴 책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 같은 것에 관심이 없고 오직 두 가지 지표 즉 자기 지지율과 주가 지수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7월 8일 관세협정으로 세계 시장이 평온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경제적인 관점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에 관한 얘기를 계속하는데 미-중 관세전쟁, 중국 정부 경기부양책 강도, 중국 내 공급 과잉 등에 따른 중국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물론 내수 중소기업도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 수입 침투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
금리 하락 등의 금융 시장 불안정성 완화로 자금 운용 부담이 다소 감소될 가능성은 긍정적이지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오히려 심화될 우려가 있어 자금 운용 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연설문에서 보면 실용주의자이다. 기업들은 새 정부의 AI를 필두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을 파악하고 국가적 재원이 집중되는 분야에 대한 사업 기회 포착에 노력해야 한다. 현 정부의 성장 기조인 ‘포용 성장’에서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회와 위협 요인 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이나 국내 시장은 이제 저성장 기조이다. 저성장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기업 생존의 리스크가 될 수 있는 투자들은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한국 경제가 망한다 등의 얘기를 하는데 한국 경제가 엉망인 건 맞지만 망하진 않는다. SNS의 망국론 저널리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앞으로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해준다면 한국 경제는 희망이 있다.
출처 : 아이티비즈(https://www.it-b.co.kr)
<박시현 기자> shpark@it-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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