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경영시스템연구소장, 경영학박사

 

바야흐로 ‘인재전쟁’ 시대이다. 물론 과거에도 사람의 중요성은 경영에 있어서 당연한 주요 요소였으나 시장의 글로벌화, 全 산업의 IT 융합이 가속화되는 요즘 시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인력 확보와 유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그럼, 기업에 있어 인재채용과 인재유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이는 기업 입장에서의 비용을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 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공고를 하고 선발을 하는 비용이 들어 간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할 것 같은) 인력을 채용하게 되며 채용된 인력은 직무교육, 직무체험, 조직문화체험 등을 통해 그 회사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통상 신입직원이 한 회사에 적응하여 능력을 발휘하게 될 때까지 최소 1~3년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신입직원이 입사 3년 시점에서 타사로 이직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직접교육비뿐만 아니라 조직(선배, 동료 등)의 노력, 업무단절, 업무이관, 조직사기 저하, 후임 채용비용, 다른 인력을 못 뽑은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 손실은 채용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에 더하여, 그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한다면 그 손실은 생각하기 싫을 정도의 악몽이 된다. 이와 같이, 채용도 중요하지만 좋은 인력 유지가 훨씬 더 중요한 만큼 이 글에서는 채용보다는 유지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IT 인력에게 매력 있는 직장이란?] 1. IT 인력의 특징

 
2. 그들을 떠나게 하는 회사 vs. 그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회사 그리고 붙잡기 위한 회사의 노력

그럼 어떤 경우에 회사를 떠나려고 할까? 또 반대로 어떤 이유로 계속 머물까? 그리고 어떻게 계속 머물게 할까? 이에 대한 답은 “회사를 왜 다니는가”에 대한 깊은 사고를 해보면 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이직/근속 요인과 기업이 기울어야 할 노력들은 아래와 같으며 각 요인에 대한 만족도 합에 따라 떠남과 머무름의 결과가 정해지게 된다.

가) 경제 이유 – 가장 기본이 되는 요인이며 자신에게 필요한 금액 또는 기대 수준과 실제 수준과의 차이가 관건이다. 또한 비교그룹(동일업종-유사경력-유사직무)과의 차이도 요인이 된다. 기업입장에서는 당연히 급여를 많이 주고 싶지만 마냥 그럴 수는 없다. 이럴 때 많이 사용하는 비급여 보상방법으로는 주식 부여, 인센티브 지급, 취미비용 지원, 의료비/학비 지원, 가족경조사 지원, 근속혜택 등과 회사콘도/구내식당/구내카페 운영, 생명/실손보험, 종합검진 등의 복지혜택이 있다. 이때에는 비정기, 수동청구, 변동액 방식으로 운영하여 통상임금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법률 문제를 피하면서 직원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

나) 전공/경력 적합성 –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에 맞거나 지내온 경력내용과 잘 들어 맞는 업무를 선호하게 된다. 이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각 업무역할(position or role)에 대한 직무명세서(job description)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의지에 의해 업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은 수의 국내회사에서는 직원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때 그때 회사상황에 맞춰 인사발령을 내고 있는데 이는 자칫 직원 적성과 경력계획을 무시하여 결국은 이직에 이르게 만든다. 또한 본인이 원하지 않은 자리로의 이동은 업무몰입을 약화시켜 생산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다) 경력경로(career path) 상 필요성 – 자신이 설계한 경로 또는 가고 싶은 경력목표에 이르기 위해 중간에 필요한 일이라 할 경우 다른 요인에 다소 불만족 하더라도 어느 한계까지는 받아드릴 수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을 설계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기(1년 또는 반기)로 자신의 경력경로를 설계하고 수정하게 하고 그 직원이 다음 자리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배양할 기회를 줘야 한다. 또한 이동이 쉽도록 관련 절차를 구성해야 한다. 유능한 직원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그 회사 내에서 경력경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그 직원을 놓치지 않는다.

라) 근속가능성 – 안정을 선호하는 인간 본성을 감안하자면 현재 회사를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은 큰 이직 요인으로 작용하며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이직할 확률이 커진다. 이를 위해 회사에서는 안정되게 근속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명확한 해고규정, 공정한 인사, 임금피크제, 출산휴가제도, 연령에 따른 차별금지 등이 있겠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의 근속가능성 강화정책은 근속하면 안될 인력까지 회사에 머물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 설계해야 한다.

마) 재취업가능성 – 종신고용이 붕괴된 현대사회에서는 상시 구조조정이 당연히 받아 들여지고 있으며 이 상황에서는 근속가능성보다는 재취업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된다. 따라서 자신에게 맡겨지는 업무가 타 기업에서도 통용되는 업무(기술)인지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젊은 직원에게는 재취업가능성이 높은 업무에 더 끌리므로 회사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업무(비인기업무, 회사특화업무)에 대한 유인책(수당, 상대적으로 높은 기본급, 승진가점 등)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바) 여성 친화성 – 육체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IT 업종에서 여성의 역할은 타 업종에 비해 더 크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여성입장에서 여성에게 적합한 업무환경은 회사선택과 유지에 있어 큰 유인책이 된다. 눈치퇴근, 야근, 회식필수참석, 남녀급여차이, 유리천장 등과 같은 ‘후진문화 타파’ 정도로는 여성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유연시간 근무, 시간제 정규직(예를 들어, 10~16시 근무), 재택근무, 자녀동반출근, 시간제 휴가 등과 같이 근무제도에 큰 변화가 있어야만 능력 있는 여성인력들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 또한 일에만 신경 쓰면 되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사) 업무담당자 근속 – 경력이 쌓이면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한국사회 전반에 거쳐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경력이 쌓여도 관리자가 되고 싶지 않은 개인에 있어서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라는 종용에 지나지 않는다. 경력은 많지만 업무담당자(individual contributor)로서 근속할 수 있는 인사제도(관리자 트랙과 전문가 트랙)가 필요하다. 최종으로는 이 제도를 통해 임원급 업무담당자가 배출되어야 한다. 단, 이 제도가 실행되려면 수평 조직문화(비연공서열)와 연봉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 회사 명성 – 회사 명성이 나의 후광으로 작용함을 알고 있고 또한 이것이 본인에게 중요한 경우 그 회사에 머물 이유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결혼을 고려할 경우에 이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어느 면에 있어서는 남들에게 자랑하고픈 영역(예를 들어, 기술, 제품, 사회사업, 조직문화, 복지제도 등)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알리는 회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 회사 미래 – 회사 상황이 지금은 비록 어렵지만 미래를 확신할 경우 자신의 성취감과 결실을 위해 현재의 부족함을 참고 견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도 공감하면서 달성 가능한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게 되면 그 성과를 같이 나누는 보상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그 도달과정을 일정 시간마다 솔직히 공개하여 ‘같이 한다’는 공동체의식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차) 조직과의 관계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자신을 둘러 싼 조직과의 관계에 의해 여러 선택을 하게 된다. 가령 자신과 상사/동료와의 관계는 ‘제2의 가족관계’라고 할 만큼 개인에게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연공서열이 희미해진 현대조직사회에서 나이 많은 부하와 나이 적은 상사의 관계는 어렵지만 극복해야 할 관계라 할 수 있다. 결국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해주는 조직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카) 조직 내 위상 – 자신이 조직 내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 조직으로부터의 인정, 조직 내 성장가능성, 성장기회 등은 충성도와 업무몰입도에 중요한 요인이 되며 이것들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개인으로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배경(학력, 성별, 지역, 국적, 인종 등)에 의한 차별금지, 공정한 교육기회부여, 투명한 인사실시 등을 실행해야 한다.

타) 공정한 평가와 보상 – 조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평가와 보상이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에 맞는 보상(금전-비금전, 공개-비공개)이 이루어질 경우에만 그 조직은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차라리 보상을 안 하는 것이 보상을 잘 못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종종 조직에서 주로 단기성과만 평가하고 보상하는 면이 있으나 성장잠재력과 같은 장기성과도 평가에 포함해야 한다. 이는 경영상황 때문에 잠시 성과가 좋지 않지만 성장잠재력이 있는 인재의 유출을 막게 해준다.

파) 자기계발기회 부여 – 변화가 빠른 IT 업종에서 자기계발은 생존을 위한 필살기이다. 특히 기술인력에게는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회사는 자기계발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명시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가령 일주일의 10~20% 시간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라고 장려해야 한다. 더불어, 관련서적 구매, 외부교육 수강, 컨퍼런스 참석, 경진대회 참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한도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직원들은 “회사가 빼먹으려고만 하지 않는구나,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구나”라는 감동과 함께 열정, 동기부여, 충성심, 의무감(보은)이 생긴다. 개인역량 성장은 회사성장과 직결된다. “실력이 좋아지면 회사를 나가지 않을까?” 하는 옹졸함을 갖기 보다는 실력이 좋아져도 나가기 싫은 회사를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

하) 조직문화 – 어떻게 보면 위의 요인들을 모두 포용할 만큼 큰 영역이다. 조직문화에는 그 회사의 독특함과 철학이 묻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좋고 나쁨을 논하기 어렵다. 다만 IT 업계의 역동성, 인재중심, 미래지향성, 창의성을 감안한다면 몇 가지 세부요인을 꼽을 수 있겠다.

i. 자율성 – 단순히 정해진 일, 지시된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 실행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지시가 필요한 경우에도 업무 의미를 설명하고 어떤 성장 기회가 있는지에 대한 공감을 얻어야 그 직원의 열정(commitment)을 끌어낼 수 있다. 상명하달에 익숙해지면 결국 복지부동이 만연하게 된다.

ii. 의사결정 과정 – 아래에서 올라간 의사결정이 위에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아무리 하급직원이라고 해도 옳고 그름을 모르지 않는다. 말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의사결정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으면 직원 업무몰입도와 자긍심에 상처를 주게 된다.

iii. 부하직원 관리능력 – 말단직원 바로 위의 관리자(first level people manager)는 조직 내 허리로서, 이들의 역량은 조직 내 실행역량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통상 “일을 잘하는 사람이 사람관리도 잘 한다”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물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관리도 잘 하겠지만 이는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관리를 위해서 탄탄한 관리자역량 배양교육이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업무 할당/평가/보상, 피드백 기법, 관리자로서의 언행/태도/배려, 경력 멘토링 등은 관리자로서 사전에 갖춰야 할 기본역량이다.

iv. 일의 가치 인정 – 어떤 일이든 일하는데 있어 피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 간다. 윗사람이 아래 사람에게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그 일이 이루어지는데 걸리는 노력을 쉽게 본다는 것이다. “3일 안에 끝내”, “금방 하잖아”, “왜 오래 붙잡고 있어” 등 일하는 담당자와 일을 시키는 관리자 간 시각 차에 의해 갈등이 생기게 된다. 담당자가 그 일의 난이도와 투입량에 대해 관리자에게 설명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반응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내리는 지시는 담당자 영혼을 갉아먹는 폐해가 된다. “내가 뭐 자판기인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래 사람들을 볶아 댄다”, “이렇게 가면 나중에 큰일이 날 텐데…”, “아는 사람이 더하네” 하는 류의 불평과 경고를 주변에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v. 시간 존중 – 엄밀하게 말하자면 회사는 하루에 8시간, 주당 40시간만 급여를 주고 직원을 빌린 것이다. 물론 이 이상의 시간을 직원이 희생(?)하겠지만 회시가 알아서 시간을 지켜준다면 직원들의 만족감과 감사함이 다른 여타 복지 혜택보다 더 크게 생길 것이다. 상시야근, 주말산행, 주말교육, 조기출근 등 충성심 증명을 빌미로 직원 개인시간을 빌려 쓰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3. 결언

위 모든 사항의 실현여부는 결국 CEO(설립자 그리고/또는 대표이사) 의지에게 달려 있다. CEO는 기업이 흥하는 이유인 동시에 망하는 이유가 된다. “기업은 딱 설립자의 그릇만큼만 성장한다”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CEO가 아는 범위만큼만 전진하고 인정하고 머물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회사를 만들었으니 내가 다 안다”는 착각은 직언을 들을 기회를 막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CEO만 모르는 일들이 많아져 결국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아래 사람에게 믿고 맡기는 수 밖에 없다.

업계에는 ‘인재사관학교’라는 용어가 있다. ‘쓸 만한 인력을 많이 배출한다’, 바꿔 말해, ‘쓸 만한 인력이 자주 퇴사한다’는 명예스러운 동시에 불명예스러운 의미이다. 당신 회사가 의도하지 않게 이 용어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저자소개>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경영학(MIS, MoT) 석사/박사이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시만텍, 컴퓨터어쏘시에이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과 티맥스소프트, 사이버패트롤, 공군전산실 등 한국 IT기업에서 마케팅, 영업, 기술, 개발, 조직관리 직무를 수행한 경영전문가이다. 현재는 영림원소프트랩 경영시스템연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howoongki@hotmail.com

 

본 콘텐츠는 HR INSIGHT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콘텐츠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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