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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PM, Management Contents.

 

IT 업종에서 콘텐츠 영역의 일을 하다가 보니 딱딱한 공학 영역에도 상상력이 매우 중요한 자산임을 자주 느끼고 있습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친다는 말이, 전혀 경험하거나 아예 접해 보지도 않았던 분야까지도 상상력이 펼쳐진다는 의미보다는 (홉킨스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들을 예외로 친다면), 하나를 확실히 알게 되면 이전에 보았으나 이해하지 못했던 사항이나, 혹은 어렴풋이 감만 잡았던 관련 분야가 더욱 새로워 지고 그 깨달음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가 달라진다는 쪽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 시대의 천재들 경우에도, 어릴 때 외우기는 했던 주역이나 사서삼경의 원리가, 자라면서 (역시 천재이시라 열살 즈음에는) 다시 천자문을 보니 우주의 이치가 더욱 새롭게 보여지고, 어려운 주역 등 학문이 하나로 정리 되더라고 하는 그런 종류의 깨우침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제가 종사하는 기업 경영 관리 소프트웨어 기반의 업무 컨설팅 영역에서는 소프트웨어 공학의 논리 구조에 의거한 기술 부문과, 많은 부분에서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지 않고서는 이해를 나누기가 쉽지 않은 암묵적이고 추상적인 요소가 많은, 그러한 두 영역 간에 서로 연결이 쉽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각자의 상상력의 뿌리, 즉 공학적이거나 업무 적이거나 중 한 영역에 치중을 하게 되고, 그것이 장점이자 곧 한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회사에서는 효율을 위하여 업무가 분업화 되고,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의견과 시각을 공유하게 되는데, 그래서 이 서로 다른 영역 간의 통합을 이루는 데는 Integrator라는 포지션이 꼭 필요하게 되고, 이 Integrator를 통하여 서로 다른 시각들이 목표를 공유하면서 같은 시각을 보게 됩니다.

이 Integrator의 귀한 역량 중에 하나가 Data 상상력이 될 것 같습니다. 즉 Data Model만 보면 이를 기반으로 향후에 개발될 프로그램의 기능과 업무적인 구현 영역의 한계를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비록 참여자 모두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그가 Data Model에서 본 공학적인 구도를 기반으로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업무적인 기능을 옆에 있는 업무 전문가와 업무적인 관점과 용어를 통하여 동시에 의견을 나누며, 그 업무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를 다시 업무 공학으로 전환하여 즉각적으로 Data Model에 투영하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그 업무 사상의 공학적인 구현 가능성과 방법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는 그들의 뿌리 기술을 축으로 나름의 고유한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Integrator의 영역과 역량에 따라서, 각 부문별 전문가, 즉 Domain Expert들은 마음 놓고 그들의 영역에서 그들이 펼치고자 하고, 그들에게는 거의 분명하게 보이며, 그들이 사유하고 상상할 수 있는 영역으로 치달아 가더라도 결국은 Integrator가 사업의 목적에 맞게 조정하고 분류하여, 프로젝트의 취지와 기능적인 용도에 따라 재단할 것이므로 전문가들은 부담없이 그들의 세계에서 일류를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Integrator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면, 아마도 기업 경영관리에 관한 한은 그 기업의 전반적인 업무의 구성과 운영에서 업무와 업무 간에 소통되고 통제되는 Data의 원천과 운영 환경과 업무에서의 정보의 흐름을 꿰뚫는 Data 계통도를 익숙하게 그려낼 수 있는 역량일 것입니다.

그것은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업무의 파편적인 기능에 대한 Data Table이나 업무 흐름도를 통해 누군가가 요청한 기능을 구현하고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능적인 functional Modeling이 아니라, 기업에서 각 계층의 참여자들 간에 정보를 쉽게 나누고, 업무 처리의 시점과 방법을 알려주며, 서로 다른 부서 간에 언제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공유하고 협의하며, 궁극적으로 경영진으로 하여금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시하는 Operational Context Modeling이 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업 영역에서도 유행에 따라서 그때 그때 회자되는 핵심 기술은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Position 중에 CIO가 포함될 것 같습니다. 약 한달 전 관련 세미나에서 CIO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직에서 CIO 외에 CDO (Chief Data Officer)가 소개되고, 그들 간의 역할과 조직에서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는데, CDO는 현업 출신이 맡을 역할이라는 주장이 보편적 모델로 자리잡아 가는 듯 했습니다. 기업에서 누군가에게 CDO 포지션을 새로이 맡긴다면 과연 현업에서 정보 기술을 알아가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정보 기술자 출신이 현업을 알아가는 것이 효율적인지, CDO의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해 볼만한 사항일 것 같습니다만 CIO이든 CDO이든 간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Integrator로서의 역량이 될 것 같습니다.

이 Data 계통도에 대해서 조금 더 논의를 해 본다면, 기존에 Data Modeling 기술은 기본적으로 포함이 될 것이며, 업무의 흐름에 대한 Process Modeling 역시 기본적인 필요 요건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Process Modeling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BPM (Business Process Management) 또한 프로세스의 역량 진단 및 분석이라는 의미에서는 Process Modeling의 한 기능으로서 포함이 되어야 하겠고, Functional Modeling 영역에서 안전 재고의 관리 함수 등 다양한 모습으로 현업의 속성에 따라서 변수만 조정하여 각 기업에 맞게 운영될 업무 처리 Method에 대한 기술이 포함될 것이며, 업무의 기준이 될 표준화 작업을 위한 Master Data와 운영 기준 정보 및 사용자 정의 코드 체계 등이 포함되는데,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정보 공학 관점에서의 Data 계통도에 대한 요소들이 될 것입니다.

ERP의 경우에는 별도로 운영 Data 계통도가 구분되어 취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과 같이, 운영을 위한 업무 환경 설정 영역은 Integrator가 맡아야 할 기본적인 영역으로서 업무와 정보 시스템을 아우르는 부분입니다. 이 영역은 마치 인체의 관절 부분과 같아서 뼈와 뼈, 뼈와 힘줄, 그리고 움직임의 상태를 통제하는 신경계가 한데 어울리는 곳이며, ERP package의 기능과 수준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영역인데, 참으로 모순되는 것은, 그렇다 보니 다 드러내 보이자고 하면 그 기능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패키지 사업자로서는 기술의 노출에 따른 득보다 실이 염려될 것 같고, 그렇다고 숨기려고 하면 그 복잡하고 다양한 암묵적인 지식이 프로그램 안으로 숨어 들어가서 나중에는 담당자에게 조차도 시스템 파악과 유지 보수에 혼선을 빗게 되니, 그 배합의 묘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Digital 체계의 뼈대 위에서 움직이는 정보 시스템이, 암묵적인 업무 지식을 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으나, 그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역을 풀어서 서비스화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일 것이며, 탁월한 Integrator의 존재가 기업의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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