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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PM, Management Contents.

 

얼마 전 52시간 근무제 관련한 세미나에서, 근태관리 자동화 솔루션 사업을 하는 30대 중반의 해당 기업 대표가 하던 말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합리적인 성과 평가가 필요하지만 본인에게는 그저 일찍 출근해서 늦게까지 일해 주는 직원이 제일 애정이 간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영업 사원의 경우에는 매출로 확연히 결과가 드러나지만 기술 지원부서라거나 컨설턴트의 경우에는, 물론 고객만족 평가가 있으나, 객관적인 평가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ERP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능 중에서 회계, 급여관리 시스템이나 그룹웨어와 같이 주로 실무자의 업무 효율 측면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변화와 긍정적인 반응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경영자가 기대하는 경영 개선이나, 관리자가 추구하는 프로세스 운영의 민첩성이나 업무 변화에 반응하는 유연성 등,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를 구체화하고 또 실현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업 규모가 급격히 성장한 제조업 대표이사의 경험담 중에, 매출이 늘어서 주위에서 축하를 해주는데, 사실은 이익이 줄어서 당황스러웠다 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즉, 품질 문제로 반품이나 악성 제품이 쌓이거나, 전략적인 이유로 매출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구매 관리에 틈이 생겨서 재고 비용이 상승하거나, 회계 시스템 설계 방향이 잘못되어 숫자가 왜곡 되거나, 원가 관리가 후순위로 밀림으로 인해서 비용 통제가 무너지거나, 또 문제들 간의 상호 작용으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또 문제를 파악하였다고 해도 그 대안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한동안 제조/유통 프로젝트 서비스 현장에서 떠나 있다가 다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서, Back To Basic으로서 우선 이론적인 정립을 다시 해 보고자 교과서적인 프로세스를 다시 훑어보면서, 잊어버린 기억들과 아예 몰랐던 조각들을 다시 찾아서 꿰는 작업을 해보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대부분의 급성장 제조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중에, MRP 운영의 어려움이 가장 대표적인 것 같았습니다. 어떤 기업은 한달에 한번 MRP를 돌리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기업은 하루에 MRP를 10번까지도 돌려보았다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한달에 한번 MRP를 돌리기도 어렵다는 기업은, 기존의 A 제품 생산라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신규 사업인 B 생산 라인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사업이 확장되면서, 과거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신규 사업에도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즉 근본적으로 BOM의 구성 철학이 틀려야 하고, 생산 작업 지시의 방식도 틀려져야 하는데, 과거의 방식으로 BOM을 구성하였다가, 이전과는 달리 잦은 주문 변경과 단납기 압박으로, 추가로 생산 리드 타임을 줄여보려고 MES를 도입하였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고, 시스템의 Upgrade가 필요한데, 아마도 내부적인 여러가지 사정으로, 외부 시스템 업체에 프로젝트를 발주하지는 못하고, 자체 전산 인력으로 개발 인력만 외주로 진행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일단 생산 현장에서 대응이 되지 않으니, 시스템을 원가와 연계하여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루에 MRP를 열 번까지도 돌려보았다는 기업은, 구매와 영업 각 부서에서 작성한 Excel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ERP/MES 시스템의 Customization을 통하여 구축된) MRP 모듈에 입력하여 EOQ (Economic Order Quantity)를 산출하는 용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불, 재고 생산, MRP 등의 DATA가 통합되지 않거나 Data의 일관성이나 정합성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 그 부작용으로 재고의 통제와 Leadership의 발현이 어려운 듯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생산 수불 관리 전문 컨설턴트 한 분은, 늘 BOM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BOM 구성만 제대로 된다면, 많은 프로세스 통합의 문제가 풀린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BOM은 판매, 구매, 생산, 원가 등 대부분의 업무 프로세스에 걸리지 않은 곳이 거의 없어서, 결국은 모든 업무에 이론적으로 실무적으로 정통해 있어야 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물류와 회계 시스템의 진단, 구성 및 운영 체계가, 하나의 문서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이론과 시스템과 현장의 상황이 제각기 나름의 한계와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그 목차를 구성하는 초기 작업부터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관리자 관점에서의 문제점들이 다 해결되었다고 가정을 하면, 비로소 관점을 경영자의 입장으로 돌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영자가 기대하는 원가의 절감, 가격 경쟁력, 민첩한 고객 대응, 수익성의 제고 등의 목표가 눈으로 보이기까지는 안정화 이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단계별로 단기적인 과제들을 통해 그 과정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골프나 볼링 코치들이 공통적으로 가시적인 중간 지점을 잡으라는 것처럼, 경영 지표의 설정 역시 선행 지표와 후행 지표가 있으며, 그 원천은 Master Data와 Core 시스템의 설정에 있을 것입니다.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경영 분석 지표들이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Data의 정합성이 필요한데, 원천이 되는 Master Data는 계속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품목 속성에는 판매 단가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원가의 속성과, BOM을 통하여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의 소요량과, 구매 리드 타임의 속성과, 위치 이동 속성, 효율적인 판매 계획 및 생산 계획을 위한 분류 등, 그 시작에서부터 모든 요소들을 통합하는 Data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 Data가 프로세스를 타고 흐르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으면, 중간 목표로서, (위 MRP의 문제 상황에서), 실행 가능한 EOQ와 MRP 주기의 설정이라는 중간 목표를 설정해서 시스템 설정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중간 목표가 가시적으로 설정되지 않는다면, 그 시스템이 배출하는 정보는 왜곡되고, 현업의 직관적인 경험을 가진 실무자나 관리자로부터 곧 경원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초기 시점으로 다가간다면, Master Data가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과 정합성을 살펴보면서, 다음 목표로 BOM 구성과 MRP, 가용 재고 등 재고/수불 핵심 기능의 안정화를, 그리고 다음으로 계획 대비 실적 운영의 설계 등 사용자가 가급적 이른 시기에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간다면 시스템이 더 경영자의 Data 운영 관점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5월에 발표될 시스템을 들어가 자세히 보면서, 특히 Contents 측면에서 시스템에 많은 Upgrade가 있었음을 보았습니다. 과거 4~5년 사이에 꾸준히 시스템의 접근성 관점에서 Contents가 쌓이고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IT 시스템의 적용 경험이 없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또 고객에게 Best Practice의 자율 운영을 지도해 주는 파트너의 관점으로도, 시스템의 운영 절차와 프로세스가 한 눈에 보이게 되어, 결코 작지 않은 일을 해낸 회사 전문가들의 노고가 피부에 와 닿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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