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조선 산업의 몰락을 보며”

 

 

2016.05.02

 

1970년 우리에게는 자본도, 조선소도, 기술도 없었습니다. 돈이 있어야 조선소도 짓고, 조선소가 있어야 선박 수주를 하고, 수주를 받아야 배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현대 그룹 내에 조선사업부가 발족되었습니다. 전 세계 누구도 관심이나 신뢰가 없었을 때 정주영 회장은 영국 은행에 가서 500원권의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며 전 세계에서 최초로 철갑선을 만든 민족이라 내세우며 차관을 얻어 왔던 일화는 정말 신화에 가까웠던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30여 년 만에 중국의 WTO 가입과 더불어 폭발적으로 늘어 난 전 세계 무역량에 힘입어 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2001 1880 CGT에서 2007 9430 CGT 7년 새 5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신조선 수주 국가 1위의 일본을 젖히고 1위 자리를 차지했고, 2006년까지 연속 1위를 지키다가 2007년 저가선박 수주를 앞세운 중국한테 1위 자리를 내 주게 됩니다.  

 

세계 수주량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 5140 CGT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45.6% 급감했고 2009년에는 1150 CGT 77.6% 폭락했습니다. 또 유가도 낮게 움직이면서 수주는 서서히 줄어갔으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잔량부문에서 전세계 1위부터 6위를 지키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었습니다. 사실 이 때 통찰력 있는 리더가 있었다면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선제적 구조 조정에 들어 갔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2억 달러어치(선박 3)를 수주하는 데 그쳤습니다. 나머지 빅3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실적은 아직까지 제로입니다.

 

2014년 조선 빅3의 영업적자는 26266억원이었고, 2015년에는 7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제 할 수 없이 등 떠밀려 구조 조정을 안 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현대와 대우에서 3,000명의 감원 계획에 반발하여 근로자의 날인 어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구조 조정 반대 시위가 있었습니다. 조선업의 추락은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전남 영암군 등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밀집한 타 지역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울산의 음식점들도 매출이 10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질 정도로 우리나라 일인당 GDP 1위 도시 울산이 이제 우울도 1위 도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눈을 돌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완 관련해서 다음의 기사가 눈에 띕니다.“애플의 분기 매출이 감소하기는 13년 만이다. 2016 회계연도 2분기 기준으로 매출 5056000만달러( 581100억원)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12.8% 줄었다. 아이폰 판매 대수도 거의 1000만대가량 줄었다. 아이폰이 처음 나왔던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 예상을 하회한 실적 발표로 애플은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8% 이상 폭락(40조 이상 증발)했다”

 

 

애플의 매출 감소는 눈에 띌만한 신제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실망 등이 작용했을 것이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급감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저가라고 눈 여겨 보지 않았던 샤오미 등의 급성장을 보면서 조선산업에서 초기의 중국 진출 시에 등한시 했던 상황과 비슷한 전개가 되지 않을까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삼성전자에 약 3만 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이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업무 종사자 수가 약 25만 명이라 하니 3만 명은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신제품들을 보면 하드웨어적으로 고급 스펙을 탑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 많은 SW 인력을 가지고 이 정도의 차별성 밖에 못 만들어 내는가를 보면 참으로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몇 년 후에 대규모 구조 조정이란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염려가 많이 됩니다.

 

70년대 한국 경제를 견인했던 산업은 중동을 위시한 해외 건설이었습니다. 전성기에 16만 명이나 해외에 나가서 보내 온 외화가 두 차례의 유가 파동의 외환 위기를 넘기고 국민소득 증대는 물론 투자 재원 조성 등을 통해 다른 산업의 육성 발전에도 크게 기여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세계 11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견인했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길은 모든 산업이 SW에 의한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SW 산업은 너무 빈약하고 그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속적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SW 산업도 70년대 건설 산업이 해외로 나갔듯이 필연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서 규모를 확대하고 지속적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클라우드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과제는 비단 우리 회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인 것입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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