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시스템 경영에 대한 단상 8 “복잡계 시스템에서의 배움과 실행(1) ” (2018.12.03)

 

“복잡계 시스템에서의 배움과 실행(1)”

 

2018.12.03

 

엊그제 첫 손자의 100일을 가족이 모여 축하하며, 아기가 방긋 웃는 모습에 모두 환호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태어나면서는 매우 연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만물의 영장이 된 까닭은 의식이 생긴 이후 끊임없이 배우게 됨으로써 가능해진 일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이 무언가를 인식한다는 것은 단순히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인간의 뇌 속에 세상을 보는 틀이 형성됨으로써 그것을 통해 인식하고 의미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을 보는 틀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가면서, 또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아 가면서 한층 더 정교해지고 성숙하게 변해 갑니다.

인간이 실 세계(Real World)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가에 대한 과정을 아래 <그림1>에 간략히 그려 보았습니다.

ceo12

<그림1>에서 보다시피, 실 세계에서 오는 정보를 어떻게 피드백 해서 받아들이느냐가 실 세계에의 효과적인 대응을 좌우하게 되는 핵심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보가 없이 결정을 한다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일’과 같이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림에서 아래 부분의 순환과정(Loop)이 없다면 의사 결정의 수준이 점차 퇴보하게 될 것입니다. 실 세계에 대한 정보의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의 ‘정신 모델(Mental Model)’에 대한 끊임없는 갱신을 하지 않으면- 즉 배움으로 쇄신해 가지 않으면- 급변해 가는 세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배움에 의해 실 세계의 정보를 받아 들이는 수준을 높이고, 수행 전략과 수행 체계를 새롭게 하며, 새로운 목표와 의사 결정의 기준(Rule)을 정립하게 됨으로써 보다 성숙한 대응 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며, 더욱 효과적인 의사결정으로 실 세계에서 성과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배움과 실행의 과정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업 경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성과를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다음의 세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실 세계에서 어떠한 정보를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그 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군대에 정보 부서가 필수이듯이 기업 내에도 마케팅 부서를 중심으로 시장을 비롯한 기업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서 조직 내에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둘째, CEO를 비롯한 주요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안목을 높여 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세상은 그야말로 바람과 같이 빨리 변해 가는데 기업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온실에 앉아서 탁상 공론만 하는 조직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고객을 만나고, 파트너를 만나고,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일과성 혁신이 아니라 혁신의 일상화를 이루어 가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높아진 안목과 주요 혁신 추진 방향에 따라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전략을 가다듬고, 이의 효율적인 실행을 위해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방안에 대한 원칙을 수립하여 전 조직원이 공감하고 이에 부응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위임된 권한과 함께 이러한 기준에 맞게 자율적인 의사 결정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조직 실행력을 갖추어 가야 합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기업이 오래 살아 남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1990년 포춘500에 포함된 글로벌 기업 중 2010년까지 남은 곳은 121개 사로 75%가 탈락했다고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의 평균 수명은 12.3년, 대기업은 29.1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의 작은 기업이나 지속적 경쟁 우위를 지니며 장수하는 일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같이 세상이 뜻대로 만만치 않게 되는 까닭은 <그림1>의 각 과정에 내재해 감춰져 있는 불완전성과 장애 요인들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회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배움과 실행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알아 보기로 하겠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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