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 시스템”

 

2019.02.08

 

‘인간은 갈대와 같다’라고 파스칼이 말했던 까닭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갈대처럼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리는 간사함을 빗대어 얘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란 것은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의 작용인 것입니다. 고민하다가 한 쪽으로 확실하게 결정이 되고 나면, 고민은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종종 해 봤을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에 답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만, ‘만약에 마음이 없다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없다면 외부의 변화를 느끼고 의식적으로 그에 반응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고, 의사 결정을 할 수가 없을 것이고, 무엇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마음은 감정을 느끼게 하고, 외부의 변화에 의식적으로 반응케 하고,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역할을 하는 내부 시스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심리학자 Keith Stanovich와 Richard Wes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음(Mind)은 2개의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System1과 System2로 작명된 2 개의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System1은 외부의 자극(정보)을 받아 들이는 데 있어 노력이 거의 들어 가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이 자동적이며 빠르게 느끼게 하는데 반해, System1에서 걸러진 정보를 받아 처리하는 System2는 노력이 많이 필요한 정신활동으로서 주의력을 의식적으로 집중하여 복잡한 계산을 비롯한 작업과 선택을 하게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7*24=?’라는 문제를 받았을 때, 그 곱셈의 결과가 12,609나 123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바로 압니다. 이는 바로 System1의 작용인 것이고, ‘답이 568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System1은 바로 답하지 못하고 System2에 넘겨 머리 속에서 골돌히 한 단계씩 계산한 결과를 더하는 복잡한 계산 과정을 거쳐 568이 아니고 408이라는 답을 구하게 됩니다.
예에서 보듯이, System2는 System1에 비해 굉장히 천천히 작동하며, 질서 있고 정교하게 긴장을 자아내며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활동합니다. 육체적으로는 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압도 올라가게 되고, 동공이 커지는 등의 현상을 동반합니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위험 등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고 일상적인 업무에 대한 처리는 거의 반자동적으로 처리하는 System1을 통해서 하되,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창의적 발상 등의 새로운 사고의 틀을 만들어 내는 일은 System2가 맡아서 하게 하는 신비로운 2중 구조의 마음 시스템을 지님으로써 인간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켜 올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발전도 마음의 이 2중 구조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System1의 활동 영역은 태어나서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새로운 경험과 반복적 습관에 의해 점차 넓혀지게 됩니다. System1의 영역을 넓히려면 System2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지만 가능하게 됩니다. System2를 매일 중요하지 않은 일로 고민하는 데 쓰게 되면 System1의 영역은 넓혀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오랜 기간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바로 System2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고, 이것을 System1의 영역으로 넘겨 영역을 확장시켜 줌으로 일상적인 사회활동을 큰 노력 없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어찌보면 학교를 졸업한 시점에서 System1의 영역의 차이는 사람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졸업한 이후에 System2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움과 실천을 통해 System1의 영역을 넓혀 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역량의 차이나 성과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 오게 됩니다.

System1의 영역이 넓어지게 되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도 큰 노력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직관적으로 옳지 않은 방향을 감지하고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덜 중요한 것과 더 중요한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어떤 변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System2를 통한 새로운 경험과 배움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도 System1과 System2의 역할을 하는 조직을 균형 있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회사가 유지되고 운영되기 위한 일을 하는 System1 조직이 바탕이 되겠지만, 새로운 사업이나 성장을 준비하는 일을 하는 System2 조직의 성과로 System1의 조직을 키워 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가야만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명약관화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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