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존엄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2021. 05. 03

 

랜스 암스트롱은 1996년 고환암의 발병으로 뇌와 폐까지 퍼진 세포 종양을 이겨내고, 1999년부터 세계적인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경기에서 연속 7회의 우승을 전설적으로 일궈냈습니다. 약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정부와 소송 등으로 맞서며 부인하다가 결국엔 모든 것이 드러나 그간의 수상과 후원이 전부 취소되고 사이클계에서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암스트롱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며 암을 극복하고 자신이 잘 하는 사이클을 즐기며 살았다면 훨씬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생을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도핑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세상을 상대로 거짓을 말하지 않고, 자신의 암 치료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이기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다고 시인했다면 세상은 암스트롱을 따뜻한 연민으로 용서해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 가면서 사회적 관계가 모두 망가지는 것보다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을 없을 것입니다. 초기의 인류 조상들에게는 무리를 만드는 것이 맹수들의 공격에 맞서는 최선의 방어책이었기에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추구하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무너지면 실제 육체적 고통을 느끼는 것과 똑같이 뇌의 동일한 신경 경로를 통해서 생생한 아픔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인간은 평생 사회적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변으로부터 소중한 존재로 대우 받기를 원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같이 하찮은 존재로 느껴지게 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존엄이 훼손된다는 얘기이고, 존엄이 훼손되면 인간 관계는 고통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류가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온 다양한 조직들은 위계적 질서 하에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지게 됨으로써 21세기의 현 시점에서도 조직의 리더가 빠지기 쉬운 유혹은 ‘자신이 직원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착각입니다. 조직 내에서 지위는 다를지 몰라도 존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가 동등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리더가 존엄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쉽게 지위에서 생기는 힘을 남용하고 오용할 위험이 커집니다.

서니 길스(Sunnie Giles) 박사가 15개국의 글로벌 리더 200여 명을 조사한 결과로, 리더의 핵심 역량의 첫 번 째로 높은 윤리적·도덕적 기준과 실천을 꼽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리더가 높은 윤리 기준을 갖추고 공정·안전·포용의 실천을 보장하는 일과 자율성과 독립성을 심어 주고 소속감과 유대감을 배양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모니크 발크루(Monique Valclour) 경영학 교수도 “직원들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리더는 근로 환경에서 존엄을 훼손하는 유해한 존재”라며 존엄을 위한 자율성의 중요성을 얘기했습니다. 또한 “존엄은 행복의 근간이자 개인과 조직 성공의 필수 요소”라며 삶에서 존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칸트가 <도덕형이상학 정초>에서 한 말을 음미해 봅니다. “인류는 그 자체로 존엄하다. 인간은 그 자체가 목적이며, 결코 다른 사람을 위한 혹은 자기 자신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그 안에 인간의 존엄함이 있다. ····· 인간은 인류가 가진 존엄성을 모든 인간에게서 발견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타인을 존중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 그 해맑은 웃음과 함께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엄한 존재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자라는 환경과 교육은 사람을 하나의 유능한 도구로 만드는 데만 온통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또 남을 부려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일이 더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어, 자신의 존엄 조차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의 존엄에 쉽게 상처를 주는 삶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존엄을 되찾아, 타고 태어난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인간관계로 발전시켜 가며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님’ 호칭을 통한 수평적 대인 관계와 ‘팀장이 없는 자율 조직’ 으로의 변화를 꾀해 왔습니다. 이제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며 진정으로 모든 구성원이 자유로우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한 새 기업문화를 이루어 가야 하겠습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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