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마케팅팀 최인영

 

Day3.

이 지옥, 3일째다. 놈들은 너무나 강하다. 이곳에서 살아남아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야를 따라온 호스텔은 부유층이 사는 동네에 있었다. 인도답지 않게 하루 숙박에 800루피(약 15,000원)나 냈다. 그래도 이곳은 안전하다. 호스텔 주인 녀석은 눈물을 쏙 뺄 정도로 친절하다. 그의 호의는 나의 지갑에서 나온 것이겠지. 그래도 상냥하게 먼저 말을 걸어주어 조금은 안정이 되었다. 불안정한 와이파이로 여행계획을 수정했다. ‘레’로 갈 수 있는 비행기를 일반의 5배가 넘는 가격으로 다시 예약했지만, 그마저 항공사 시스템 에러로 자동 취소가 되었다. 결국 천해 자연 해발 3200m의 ‘레’는 포기했다. 대신 그 유명한 갠지스강이 흐르는 ‘바라나시’로 예정보다 하루 먼저 가기로 했다. 우선 이 빌어먹을 뉴델리는 떠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난 여행객이다. 힘을 내자. 본분을 잊지 말고 바라나시행 비행기를 타기 전 델리를 조금 더 구경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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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를 따라 호스텔로 향하는 길, 꼬마아이의 핸드폰에서 나의 조카가 보던 동영상의 익숙한 리듬이 흘러나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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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 게다가 아침이지만 이놈의 경적소리와 여유롭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없을 리 없다.>

 

나의 여신 ‘마야’는 어제 의리없이 혼자 ‘레드 포트’를 다녀 왔다고 했다. ‘레드 포트’ 어제 간을 봤던 ‘찬드니 초크’역에서 가까운 유명한 성이다. 호스텔에서 모든 짐을 챙겨 나와 ‘찬드니 초크’에 도착했다. 어제는 ‘찬드니 초크’에서 짠 맛이 났는데, 오늘은 쓴 맛이 난다. 헷갈린다. 분명 같은 출구로 향했는데 다른 구멍으로 나왔다. ‘아우… 인도…’ 혼란 속에서 릭샤(자전거)꾼의 공격이 시작된다. 릭샤를 타라고 호객을 한다. ‘레드 포트’까지 걸어 갈 거라고 바디랭귀지로 거절한다. 다음 릭샤꾼이 달려든다. ’레드 포트’까지 걸어 갈 거라고 바디랭귀지로 거절한다. 나는 ‘레드 포트’ 방향을 물어본다. 저쪽 방향이라고 대충 대답해준다. 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려 가는데 또 다른 릭샤꾼이 달려든다. ‘레드 포트’까지 걸어 갈 거라고 바디랭귀지로 거절한다. 이번엔 계속 따라온다. 그래, 졌다. 릭샤를 탔다. 그런데, 이건, 내가 걸어가던 반대방향으로 간다. 앞에 릭샤꾼이 방향을 반대로 알려준 것이다.

릭샤를 타고 가는데 아까 내가 거절했던 릭샤꾼이 따라온다. 이들은 한 패인가? 또 다시 쓸데없는 공포가 밀려온다. 때 마침 내가 탄 릭샤꾼은 주변을 가이드 해주며 천천히 운전한다. 옆을 보니 조금 전 그 릭샤꾼이 있다. 뭔가 무섭다. 난 “Red Fort, Just go!” 라 외친다. 그제야 속도를 내어 ‘레드 포트’ 앞에 내려준다. 돈을 주니, “오늘은 레드포트 문 닫았어, 너 어차피 볼 것도 없으니 대충 앞에 갔다가 오면 내가 이 릭샤로 올드델리 한바퀴 돌아 줄게, 돈은 그때 주렴, 아시안 몽키야” 라고 한다. 아… 무섭다. 이 릭샤를 다시 타는 순간 나는 그들의 아지트로 납치되어 갈 것 같은 상상이 밀려온다. 그래서 나는 ‘돈을 주겠다. 난 이 릭샤를 다시 안탈 것이다.’ 라고 하니, 다시 레드포트문은 닫았고 어쩌고 저쩌고…. ‘알았어!! 난 분명 돈을 준다고 했는데, 네가 안받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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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레드 포트, 레드 포트 하늘 위 수많은 독수리들은 입장 가능하다.>

 

나는 ‘레드 포트’ 성곽을 따라 도망치듯 걸었다. 아니 문자 그대로 도망쳤다. ‘릭샤꾼은 안 따라오고 있겠지?’ 잡히면 뭔가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도망가자. 저 멀리 인도 최대 모스크 ‘자마 맛지드’가 보인다. 릭샤꾼이 따라오는지 주변을 살피며 골목으로 들어간다. 관광객인지 도망자인지 더운 날씨에 땀으로 온 몸이 젖었다. 내가 흘린 땀 중 35% 쯤은 긴장으로 인한 식은땀일 것이다. 여권과 지갑이 든 가방을 앞으로 돌려 맨다. 큰 모스크를 기준으로 하니 방향을 쉽게 잡아 찾아 갈 수 있었다. 이슬람 예에 맞게 신발을 벗고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돈을 내라고 한다. 전에 다른 곳에서 방문했던 모스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는데, 이곳은 인심 한 번 더럽다.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간단히 둘러본 후 나온다. 나오는 길에 인도에서 입고 다닐 옷을 샀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이곳에서 버릴 생각으로 입고 온 낡은 옷이다. 새로 산 옷은 왠지 모디총리가 입을 법한 흰 옷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옷은 ‘쿠르타 파자마’라는 이슬람식 옷이었다. 아! 그리고 인도는 정가가 없는 것 같다. 흥정은 기본이다. 상대가 500루피를 부르면 난 200루피를 부르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쿠르타 파자마’를 350루피에 살 수 있었다. 자 이제 바라나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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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 저 멀리 인도 최대 이슬람 사원 ‘자마 맛지드’가 보인다.>

 

공항에 체크인도 안될 정도로 일찍 도착했다. 그래도 드디어 안심이 된다. 그제야 허기를 느낀다. 시간에 맞춰 체크인을하고 공항내 음식점에서 먹이를 찾는다. ‘인도에 왔으니, 인도 음식을 먹어야지!’ 스타벅스 앞을 서성이다가 본분을 상기한다. 인도 음식점을 찾아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음식을 나도 주문한다. ‘흠… 어떻게 먹는거지?’ 음식을 받아 와 옆에 있는 인도인에게 바디랭귀지로 이렇게 먹는 거냐 묻는다. 그렇다고 한다. 양손을 사용해 허겁지겁 먹다 주변을 둘러보니, 인도인들은 한 손으로 잘도 먹는다. 똥 닦는데 사용하는 왼손까지 동원해 음식을 먹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미개해 보일까. 슬며시 왼손을 접어두고 오른손으로만 먹어보려 해봤으나, 잘 되지 않는다. 배도 채우고, 긴장도 풀리니 피곤이 밀려온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 바라나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 참, 이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탑승 게이트는 또 바뀌었다. 원래 탑승 게이트는 자주 바뀌는 것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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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한 한국인의 인도식 식사와 짭짤한 라씨(유음료)>

 

자 이제 바라나시로! 우선 내가 이동할 바라나시부터 만들어보자.

<바라나시 만들기>

1. 준비물 : 구불구불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 백미러가 없거나 모두 접혀있는 오토바이 1000만대.

                  소똥, 개똥, 노숙자… 귀찮다. 앞으로 소똥/개똥/노숙자는 Set 1으로 묶어 집어 넣자.

                  여행객의 혼을 빼놓는 끊임없는 경적소리와 호객행위는 Set 2이다.

                  성스러운 갠지스강(힌두어로 ‘강가(Ganga)’), 보트(갠지스강 위), 가트(강변)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 몽환적인 힌두교 종교의식(Puja), 짜이(Tea), 라씨(유음료), 그리고 사람들.

2. 준비물은 냄비에아낌없이 한 번에 듬뿍 집어넣는게 중요하다. 재료가 뭉겨지지 않게 ‘대충’휘저어 준다.

3. 살짝 익힌 재료를 몽환적이고 판타스틱한 접시에 덜어준다. 접시의 중간은 성스러운 ‘강가(Ganga)’가 흘러야 하니 비워 두기 바란다.

4. 접시에 참기름 한 방을 똑.

 

자, 바라나시부터는 계획이 있다. 내가 묵을 호스텔도 예약되어있고, 공항에서 호스텔까지의 택시비도 알고 있다. 공항을 나가자 택시기사의 공격이 시작된다. 내가 알아본 가격보다 비싼 금액을 불렀지만, 내가 예약한 호스텔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택시를 탔다. 택시비 700루피만 협상했건만, 공항에서 나오는 길 주차료를 나보고 내라고 한다. 인도는 이따위 식이다. 짜증이 밀려오지만, 나의 운명은 이제 이 택시기사의 손에 달려있다. 구글맵을 확인하니 일단 방향은 맞다. 하지만 이 친구가 날 어디에 내려 줄지 다시 긴장한다. 그가 향한 목적지에 ‘아시안 몽키’를 타겟으로 한 범죄조직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착한 택시기사를 의심하는 날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혼자다. 경계해서 나쁠 건 없다. 여행 전, 회사 부장님도 나에게 겁을 듬뿍 먹여 한껏 쫄아 있었다. 그때였다. 우연히 발견한 택시기사의 핸드폰 배경화면에 아기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좋아, 친해지자. “네 아기야? 예쁘구나” 그가 반응을 한다. 가족사진을 보여준다. 난 별로 관심 없지만 그의 가족사진을 보며, 그를 행복한 가정이 있는 착한 택시운전기사로 교화한다.

1시간 거리를 막히는 차로 인해 이렇게 2시간을 그와 함께 달려왔다. 택시 안에서 2시간동안 자동차 경적소리를 들었더니 정신이 없다. 구글지도의 안내와 달리 골목으로 방향을 잡는 택시기사가 의심스러워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갑자기 어두운 골목으로 차를 튼다. 거의 다 왔다고 한다. 차를 세우더니 가로등이 없는 골목 쪽으로 ‘후진’을 한다. 와…진짜 무섭다. 그가 차를 세우자 마자 난 도망치듯 차에서 내린다. 그도 따라 내린다. 돈을 안주고 내렸으니 당연히 따라 내린 건데, 이렇게 무서울 수가. 초 긴장상태에서 내가 예약한 호스텔이 맞는지 확인해야하는데, 늦은 시간 어둠 속에서 간판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이 맞는지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그 순간! 동양인 한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So I said “Where are you from?”, and then he said, “한국분이세요?” 그제야 긴장이 풀린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돌지만 남자는 이런 상황에서 절대 울지 않는다. 택시기사는 뭐가 좋은지 호스텔 직원과 웃으며 대화를 주고 받는다. 택시비를 주는 내 손은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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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로 향하는 택시 안, 퇴근시간 인도가 선물한 교통체증과 끊임없는 경적의 하모니 속에서도 착한 택시기사 교화작업은 게을리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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