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회 영림원CEO포럼>
“스마트 시대 새 비즈니스 모델의 공통점은 ‘참여ㆍ플랫폼화ㆍ서비스화’”
이준기 연세대 교수 ‘스마트 혁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주제 강연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스마트폰, SNS,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 4가지 요소가 어우러져 기업, 정부, 언론, 대학 교육, 의료기관 등 모든 시스템을 바꿔 나가고 있는 스마트 혁명 시대로, 1440년 쿠텐베르크가 발명한 금속 활자 인쇄술이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 일으켰던 때와 비슷하다. 스마트 혁명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나 참여시키고, 그 참여 공간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기존 판매 모델이 아닌 서비스 모델을 창출했다는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의 저자 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겸 동 대학 학술정보원장이 3월 6일 ‘94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스마트 혁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요지이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다.

15세기의 쿠텐베르크의 혁명과 21세기의 스마트 혁명 = 이번 강연의 첫 장은 쿠텐베르크 혁명이다. 1440년 독일의 쿠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술은 서양 세계를 쿠텐베르크 전과 후로 나눌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야기했다.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나오기 전에 일반 대중들이 성경을 보기란 매우 힘들었는데 인쇄술에 힘입어 성경의 대량 출판이 이뤄지고 널리 확산되었다. 이렇게 성경이 대중화하면서 성경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성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종교혁명을 낳았으며 마침내는 중세의 몰락이라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쿠텐베르크 혁명의 시대와 비슷하다. 현 시대는 손 안의 PC인 스마트폰, SNS,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등 4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스마트 혁명 시대이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2009년 스마트폰은 2001년의 PC와 그 성능이 비슷하다. 스마트폰은 이젠 전화가 아니라 컴퓨터인 셈이다. 우리는 지금 컴퓨터를 포켓에 넣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말 그대로 구름 컴퓨팅이다. 하늘 높이 흘러 다니는 구름의 위치를 알 필요 없이 거기에 있는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게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지금 강연하는 이 사람은 집과 사무실 등에 6~7대의 컴퓨터를 쓰고 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파일을 관리하고 있다. 똑같은 파일이 클라우드 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단순한 제품이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 개념 녹아있어 = 사물인터넷은 모든 사물에 컴퓨터가 들어온다는 것인데 현존하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컴퓨터가 들어오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체지방을 측정하는 체중계, 헤어밴드와 스마트폰이 연동된 알람시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알람시계는 머리에 두른 헤어밴드가 깊은 잠을 자고 있는지를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는데, 깊은 잠에서 얕은 잠으로 리듬이 변화할 때 알람이 울리도록 작동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이런 제품에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라는 개념이 녹아있다는 점이다. 오랄비의 전자 치솔이나 Quirky와 GE가 공동으로 내놓은 계란의 신선도를 측정하는 장비, 그리고 Tinke의 심장 박동수 측정 기기, 자동으로 밝기를 조정하는 필립스의 LED 전구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개념이 담겨있다.
Hansports가 개발한 스윙바이트라는 제품은 사물인터넷에 대한 이해도를 좀더 높여준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의 어플을 통해 골프 스윙의 각도와 방향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들과의 데이터를 비교해 스윙폼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교정 방법을 알려준다. Goji라는 회사가 만든 스마트 도어록은 내장 카메라를 통해 방문자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집의 방문자를 원격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HAPI의 포크는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사용자가가 과식을 하거나 너무 빨리 먹으면 진동을 통해 경고해 식습관을 관리해준다.
이런 제품을 만든 회사는 IT 회사가 아니라 컨수머 회사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센서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장착되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임을 예고한다.

‘오픈 콜라보레이션’ 입장에서 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개방형 협업으로, 개방과 참여를 그 철학으로 삼고 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 입장에서 보면 비즈니스의 신 모델과 구 모델의 차이를 확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사례로 먼저 구글의 온라인 광고를 들 수 있다. 구글은 2013년에 60조가 넘는 매출에다 30%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구글의 매출원은 광고이다. 한때는 광고 매출 비중이 99%를 차지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85% 수준이다.
구글이 광고로 돈버는 방식은 클릭당 지불하는 CPC(Cost Per Click)이다. 구글에 들어가 ‘꽃배달’을 검색하면 맨 상단의 3개 광고의 색깔이 그 하단의 것과 다르다. 이런 광고를 한 번 클릭하면 구글에 지불하는 비용이 얼마인지 아는가. 2년 반 전에 3,973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4,800원이나 된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구글 도둑놈들”이라고 하지만 그 운영방식이 ‘오픈 사이트’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수긍할 것이다. 광고주라면 누구나 구글에 들어가 자기 PR에 필요한 ‘단어’를 살 수 있다. ‘커피’,‘꽃배달’….처럼. 구글로서는 모든 단어를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 위치는 광고주간의 경매 방식으로 결정된다. 그 경매 프로세스는 구글의 개입없이 저절로 돌아간다. 전세계 포털 시장의 구글 점유율은 70%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고작 5~6%에 불과하다. 해외의 CPC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
구글이 이런 새로운 온라인 광고 모델을 내놓기 전의 온라인 광고의 구 모델은 바로 배너였다. 배너 광고는 클릭 빈도수가 매우 낮다. 주의를 끌려고 반짝반짝 거리고 닫으려고 하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아주 성가신 존재이다. 배너는 효과적인 광고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

새 비즈니스 모델의 키워드는 ‘개방과 참여’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또다른 사례로 ‘위키피디아’가 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만일 틀린 말을 쓰면 누군가가 삭제해 버린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에 무작위로 외설적인 콘텐츠를 삽입했는데 평균 1.7분만에 삭제됐다. 누구나 참여하고 수정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는 전문가들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사람이 만들고 있는 셈이다.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의 대명사인 브리태니카가 2년 전에 백과사전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네이처는 위키피디아와 브리태니카를 비교 분석하는 의뢰를 받았는데 두 백과사전간 정보의 질적 차이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콘텐츠 분량면에서도 두 백과사전 간의 차이는 현격하다. 2013년을 기준으로 콘텐츠 수는 위키피디아가 411만, 브리태니카는 12만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브리태니카가 1998년에 백과사전의 인터넷 판을 다른 회사보다 빨리 만들어 놓았지만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는 점이다.
세번째 사례는 오픈 마켓이다. 1990년대말 데이콤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인터파크는 인터넷의 브로드밴드가 넓어지고 이에 힘입어 가정에도 인터넷이 보급되는 시기에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업에 나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현대, 롯데, GS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자 큰 타격을 입고 거의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 순간에 새로운 것이 나왔는데 바로 오픈 마켓인 ‘G마켓’이었다. G마켓은 사이트에 시장을 열어 놓고 누군가 이 시장에 들어와 물건을 팔면 커미션을 받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G마켓은 10년간 평균 30% 성장이라는 대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인터넷 시장의 대부분은 오픈 마켓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공통점은 ‘플랫폼 비즈니스’ = 지금까지 설명한 3가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구 모델과 비교해 가장 달랐던 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었다. 이러한 참여의 장을 ‘플랫폼’이라고 한다. 새로운 모델들은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를 펼쳤다.
구 모델들의 공통점은 특출한 아이디어로 남이 하지 않은 것을 가장 먼저 했다는 것이었다. 원래 존재했던 것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을 뿐 그 본질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를테면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바꾼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응용해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것을 1차 모델이라고 한다. 그런데 2차 모델은 그동안 해온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기술이 아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키 워드이다. 2차 모델이 정착되려면 기존의 관습이나 제도 등을 모두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30~40년이 걸린다.
스마트 시대의 2차 모델의 특징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그 참여 공간으로 플랫폼을 마련해주며, 기존 판매 모델이 아닌 서비스 모델을 새로 창출했다는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중세는 쿠텐베르크 혁명 이후 정보가 급격히 확산되고, 다양한 생각과 사상이 나오고, 계층의 변화가 이뤄지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21세기도 그 때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SNS,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 4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스마트 혁명으로 인해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언론, 정부, 대학, 의료기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기존 시스템 이른바 제도권은 주도권을 상실하고 새로운 모델이 출현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분권화가 기존 시스템 바꿨다” = 쿠텐베르크 혁명으로 지식과 정보의 분권화가 본격화되고 중세가 막을 내렸듯 21세기는 스마트 혁명으로 지식의 분권화가 가속화되고 대대적인 시스템 변화의 길로 치닫고 있다.
언론 분야에서는 1인 미디어와 나꼼수와 같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 영향력을 높이면서 기성 언론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으며, 정부 시스템은 SNS가 촉발시킨 재스민 혁명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출현으로 어떻게든 변화해야 하는 도전을 받고 있다.
대학 등 교육 분야는 앞으로 30년 안에 그 시스템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거의 100년이나 된 케케묵은 시스템으로 서비스화라는 개념에서 볼 때 매우 불합리한 시스템이다. 오픈 코스웨어는 대학 교육의 미래를 보여준다. 오픈 코스웨어는 대학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강의를 온라인을 통해 청강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지식나눔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MIT나 하버드 등 명문 대학들이 먼저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대학들이 실시하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비싼 대학 등록금 걱정없이 자기가 듣고 싶은 강의를 이 세상에서 제일 강의를 잘하는 교수로부터 들을 수 있다.
MIT의 오픈 코스웨어는 먼저 10~15분간의 강연 자료를 올리고, 학생들은 이를 보고 수업 준비를 하고 토론 수업에 임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오픈 코스웨어는 지금 인증 단계로 가고 있다. 그 인증이란 어느 교수에게서 강의를 받았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학위가 중시됐다면 앞으로는 실력이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가 올 것임을 예고한다.
스마트 시대에서 의료기관의 변화도 주목되는데 ‘patientslikeme.com’이라는 사이트의 새로운 실험 정신이 눈길을 끈다. 나 같은 환자라는 뜻의 이 사이트에서는 의사도 잘 모르는 희귀병을 앓는 환자들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남과 공유하며 치료하고 있다. 이 역시 참여와 집단지성의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앞으로 사회는 참여와 집단 지성이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 사회는 참여와 집단지성이 중요해질 것” = MIT는 집단지성에 관한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가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다. 그 실험이란 3명씩 40개의 팀을 만들어 각 팀별로 퍼즐, 브레인스토밍, 집단 윤리문제, 자원 활용 등의 문제를 주고 풀게 하였다.
점수가 높은 팀은 3개의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첫째 구성원이 골고루 말하고, 둘째
구성원 모두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성격이었으며, 셋째 여자가 팀 구성원으로 있었다는 점이었다. 구성원의 평균 IQ가 높거나 구성원 중 한명의 IQ가 높다고 해서 문제를 잘 푸는 것은 아니었으며, 구성원간의 친밀도나 동기도 높은 점수의 변수가 되지 못했다.
집단지성의 모델을 적용한 예로는 먼저 애플의 앱스토어가 있다. 앱 스토어는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등록해 놓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상의 공간이다. 최근까지 약 3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으며 총 50억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애플 아이폰의 음성통화 사용량은 일반 휴대폰과 비슷하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데이터 서비스의 이용량은 30배 높은 수준이다.
둘째, ‘Threadless,com’이라는 티셔츠 쇼핑몰이다. 여기에서는 고객이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다른 사람들이 평가한다. 고객 및 참여자의 수가 2004년 말 7만명에서 2008년 6월 70만명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2011년 현재 100만명의 온라인 회원, 10만명의 디자이너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매주 약 1,500건의 디자인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고작 7명의 직원으로 2009년에 3천만달러의 매출과 9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셋째, 4Food라는 햄버거 가게이다. 보통 3~4불의 햄버거 가격이 여기는 7~8불이다. 메뉴가 자그만치 1억4천여개에 이른다. 이곳의 마케팅과 광고 방식이 흥미롭다. 손님의 버거에 이름을 짓고 광고하며, 손님의 버거가 팔릴 때마다 25센트를 적립한다. 그리고 손님별로 버거의 빌보드 차트를 만들어 인기 순위를 매긴다.

지금은 스마트 빅뱅의 중간단계 = 우리가 사는 스마트 시대는 지금 중간 단계에 와 있다. ICT 기술이 아닌 모델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그 새로운 모델의 핵심은 새로운 방식의 참여, 집단지성 이용, 플랫폼 모델이다.

박시현 편집장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1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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