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소프트랩 보통 개발자의 실리콘밸리 탐방기 1편

플랫폼 개발팀 책임연구원 민수홍

6월이 중간쯤 지나갈 무렵,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S/W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역량강화 교육 소식을 접했다. 교육 장소는 다름아닌 실리콘밸리!

“우와! 이건 가고 싶다!” 누구를 추천할까라는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그냥 제가 한번 가보고 싶다고 연구소장님과 팀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3주라는 교육기간 때문에 뒤로 남을 일들이 걱정이긴 했지만, 그런걸 다 생각하다 보면 언제 실리콘밸리에 다녀와보겠는가? 그렇지 않은가?

지원서를 써서 제출하고 몇 일 뒤, 면접장소에 온 많은 지원자를 보면서 가긴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발표일! 기다려도 기다려도 메일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윤완석님이 전달해준 메일에 합격이라는 글자가 아주 큼직하게 눈에 들어왔다. (사실 글씨 크기는 다 똑같았다.) “앗싸! 간다!”

7월 2일 사전 간담회 때 3주동안 함께 교육을 받게 될 교육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국비로 지원되는 사업이니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보고 느끼고 배워오라는 말씀도 듣고, 각자 가서 무엇을 가져오고 싶은지 이야기를 이야기 하면서 점점 더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7월 6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11시간을 비행한 끝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첫날 단체 사진

첫날 단체 사진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교수님과 교육진행을 맡으신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한식당에서 미국에서의 첫 점심을 해결하고 교육이 진행될 산호세주립대학교에 도착했다. 기숙사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하고, 교수님께서 사주시는 저녁을 먹었다. 전날 준비하면서 거의 밤을 새고, 비행기에서 잠깐 잠든 것 말고는 수면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랬을까 침대에 눕자마자 시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이 솔솔 왔다.

첫 주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의 탄생배경과 현재의 모습까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커다란 IT업체는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고 한다. 차를 타고 오가면서, 이쪽이 Google이고, 이쪽이 Apple이고, 저쪽은 Oracle이 있고, 저쪽은 VMWare가 있고, CISCO가 있고, HP가 있고, SAP이 있고… 정말 미국을 이끄는 지역 중 하나라는 말이 실감이 됐다. 과연 이곳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했고, 많은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나왔던 것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은, 협업과 네트워킹, 기술에 집중하기 보다는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얼마만큼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는 것, 우수한 인재를 채용한다는 것과 더불어 우수한 팀과 문화를 만든다는 것, 어려운 것에 과감히 도전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첫 주는 주로 S/W Engineering에 대해서 수업과 세미나가 이뤄졌는데, 한국에서도 관심있게 보던 분야여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들었다. 툴을 통해서 모든 것이 관리가 되고 있었다.

열심히 시험 보는 중! 코파는 거 아님^^;;

열심히 시험 보는 중! 코파는 거 아님^^;;

CISCO의 경우에는 개발조직이 우리의 100배정도 되는 곳이니만큼 이슈부터 배포까지 모든 것들이 시스템화되어 있었다. 사실 영림원소프트랩에 맞는 관리툴을 찾고 싶은 바램도 있었기에 유심히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이 자체 개발된 툴이라 직접 이용해볼 수는 없었다. 다만 대략의 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고, 커다란 조직에서도 가능한 부분이니 영림원소프트랩이라면 더 쉽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보게 되었다.

한국인 개발자로부터 Yahoo에서의 개발 경험, 그리고 현재 회사에서의 개발 경험 등을 전달받으면서,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있다는 것과 최초 스크럼을 정착시키기 위한 경험담이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빨리 움직이고, 빨리 실패하라는 조언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그만큼의 경험이 축적된다는 당연한 진리까지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또한 구글의 개발자로부터의 경험도 들을 수 있었는데, 개발자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높다는 것과 정말 누구도 생각지 못한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하자는 구글의 자부심과 혁신적인 생각을 읽어볼 수 있었다. 구글도 역시나 인재채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평균 이상의 사람을 뽑아라!

첫 주부터 갑작스런 과제와 퀴즈를 본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SEMICON West 2014 참관을 하고, 샌프란시스코 1일 투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SEMICON의 경우에는 일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엄청난 규모의 박람회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각자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나 스스로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Zuora 사무실 앞에서

Zuora 사무실 앞에서

샌프란시스코 투어는 가이사님(본인은 보통 가이드 보다는 높은 사람이라며 스스로 만든 명칭)의 재미난 해설을 들으면서 지난번 개인적으로 여행을 왔을 때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시작으로 유니온스퀘어에서의 쇼핑, 영화 The rock의 마지막 장면에 나왔다는 Palace of Fine Arts에서의 잠깐의 여유,  인앤아웃 버거를 먹고 기라델리 초콜릿을 사는 것엔 성공했지만 물개는 한 마리 밖에 볼 수 없었던 Pier39, 어느 쪽으로 떨어져 죽느냐에 따라 주법과 연방법으로 나뉜다(?)는 금문교, 금문교 너머 잠시 들렀던 소살리토샌프란시스코 전경을 시원하게 보여줬던 트윈픽스까지 하루 일정이었지만 나름 알차게 둘러보았다. 물론 아쉬워서 주말에 대학 선배를 만날 겸해서 다시 한번 가긴 했다.

설레이는 첫 주말, 대학선배를 만나러 다시 한번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Caltrain을 타고 끝에서 끝이었다. 점심 즈음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전날 가보지 못했던 샌프란시스코의 구석구석을 구경했다. 의외의 맛집 이탈리아 거리의 피자, 구불구불한 롬바르드 꽃 길, 처음 맛 본 아이리쉬 커피집에서의 멋진 바텐더 아저씨, 잊을 수 없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굴까지, 가이드를 자처하고 맛난 밥까지 사준 선배가 너무 고마웠다. 선배의 해외 진출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더 맛있는 걸 얻어먹을지도 모르니까!

일요일에는 어릴적 알고 지내다 10년간 만나지 못 했던 동생을 만나러 Sunnyvale이라는 동네를 갔다. 버스를 타고 1시간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점심약속이었는데, 마침 그 시간이 월드컵 결승전이 진행되는 시간이었다.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어디선가 함성소리가 마구 들려왔다. 타국에서의 함성소리는 왠지 무서웠다.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보니, Pub에서 독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과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속시간을 기다리면서 그렇게 응원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약속시간이 되어서 부득이 축구는 다 보지 못 했지만,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 하는 중에 결과는 독일의 승리였다. 신나서 돌아다니는 독일 팬들, 아쉬워하는 아르헨티나 팬들,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얘기하느라 바쁜 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건 참 재미난 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다 내꺼"

“샌프란시스코는 다 내꺼”

사실 기숙사에서 아침, 점심, 저녁까지 해결하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아무거나 잘 먹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정말 맛 있는 게 뭔지 안단 말이지. 기숙사 밥은 정말 그냥 그랬다. 아주 가끔 보통이상이 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주말에는 이렇게 외식을 해주는 게 나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아무튼 외식에서는 언제나 음식은 대성공이었다. 역시 여기 사시는 분들이 잘 아니까… 동생이 골라준 음식에 포크만 얹었다.

(다음 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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