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부문화정착, 충분한 시간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얼마 전 감사원에서는 ‘공익법인 관리 및 과세 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감사결과에 따르면, 출연받은 재산을 3년 내에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출연자 및 그 특수관계인에 대한 급여 등을 지급한 경우 등이 적발되었다. 또한, 대전지방법원에서는 장애인복지시설의 입소비와 실습비 등을 횡령한 단체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사건도 있었다.

 

공익법인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들 때문일까? 법무부에서는 전국의 공익법인을 총괄하여 관리감독하는 공익위원회를 추진하고 있고, 국세청에서는 출연재산이나 공익목적사업재산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공익법인에 대한 지정감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공익법인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뢰는 규제력은 없지만 일단 형성되면 서로를 믿게 되어 스스로의 의지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맡길 수 있게 된다. 특히 후원이라는 행위는 후원자가 자신의 의지로 공익법인에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이 시대의 후원자들은 이성적이다. 그들은 과거에 비해 신중하며, 계속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모금을 위한 메세지뿐만이 아닌 숫자로 된 믿을만하고 구체적인 보고자료로 투명성을 나타내야 한다. 후원자들에게 투명성은 더 이상 듣고 싶은 말이 아닌 보고 싶은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행정 및 과세당국에서는 규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명확한 가이드와 함께 공익법인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 주어, 점차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공익법인을 둘러싼 오래되고 획일화 되지 않은 법령들을 공익법인의 실무상황과 시대상황에 맞게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공익법인들은 행정 및 과세당국의 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려 노력해 나가며 스스로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특히 국세청 결산공시와 가이드스타 등 외부기관의 평가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수 없지만 투명성을 외부에 드러낼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이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 꾸준한 학습을 하여야 한다. 배움은 역량을 갖추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신뢰를 쌓아가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은 서로의 노력으로 채워야 한다. 행정 및 과세당국의 지속적 지원, 공익법인의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후원자들도 이를 알아줄 것이고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부문화가 서서히 자리잡아 정착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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