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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회 영림원CEO포럼] 경영 전략으로서의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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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E와 S의 해결에 G를 건드리는 구조…G가 핵심”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장, 172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장은 12일, 172회 영림원CEO포럼에서 ‘경영전략으로서의 ESG’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원장은 “ESG는 CSR과 비교해 2가지 차이가 있다. 국제규범 강화와 투자자에 집중하는 것이 그것이다”며, “ESG는 인류가 당면한 E(환경)와 S(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기업지배구조)를 건드리는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ESG의 핵심은 G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강연 내용



봄비 내리는 부평역
마을버스 정류장 앞
허연 비닐을 뒤집어쓰고
다리 저는 아주머니
밤 깊도록 꽃을 판다
사람들마다 봄이 되라고
살아갈수록 꽃이 되라고
팔다 남은 노란 프리지어 한 묶음
젊은 역무원에게 슬며시
수줍은 듯 건네주고
승강장 노란 불빛 사이로
허옇게 쏟아지는 봄비 속을
절룩절룩 떠나간다
동인천행 막차를 타고
다운증후군 아들의
어린 손을 꼭 잡고


◆다양한 CSR 활동에도 전세계 문제가 악화되는 까닭은? = 정호승 시인의 <부평역>이란 시다. 오늘 강연의 주제인 ESG의 핵심이 이 시에 녹아 있다. 힘겹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조선일보는 2022년 5월 6일자에서 한국사회의 남녀갈등이 심각하다. 전체 국민의 67%가 그 심각성을 인정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80%가 남녀갈등의 심각성에 공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 즉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양극화, 불평등, 부패 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포용적 성장’을 제시한다. 그는 포용적 성장이란 개인의 욕망과 창의성을 저하시키지 않는 시장 친화적인 방법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보호를 강화하면서 경제성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렇게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이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지속 가능 사회로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함께 생각해보자. 자본주의는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가? 기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그 답은 ‘있다’이다. 이 대목에서 ESG가 왜 중요하며, ESG가 무엇이며,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 지를 고민해보자.

먼저 ESG는 CSR과 비교해 2가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하나는 국제규범 강화이며, 또 다른 하나는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국제규범 강화는 기업의 자발적인 추진 방법으로는 ESG를 할 수 없으니 국제규범으로 강제하겠다는 것이며,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것은 투자자가 ESG 투자를 주도하고, 기업은 이에 대응해 ESG 경영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SG는 글로벌, 지리적 관점 즉 지속 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ESG가 숲이라면 ESG 지표는 나무이다. ESG라는 숲을 잘 조성하려면 토양에 맞게 해야 한다. 곧 한국의 풍토, 각 조직의 풍토에 맞게 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모두 다 할 수 없으며, 선택적으로 밖에 할 수 없다.

CSR과 ESG의 개념은 동일하다. ESG 개념의 뼈대는 환경적 책임(E), 사회적 책임(S), 경제적 책임(G)이다. 각 범주의 키워드를 들라면 E는 친환경 경영, 친환경 기술, 청정생산, S는 지역사회 관계, 노동관행·인권존중, 윤리경영, G는 기술 및 경영혁신,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 제고 등이다.

◆“국내, CSR에 대해 사회 공헌으로만 인식 강해” = ‘캐롤의 CSR 피라미드 모델’이란 것이 있다. 미국의 조지아대학 캐롤 교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4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그 4가지는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자선적 책임 등이다. 이 모델을 요약하면 기업은 이익을 내지 않으면 버틸 수 없으며, 이익 창출 과정에서 법을 지켜야 하며, 윤리적으로 당당해야 하며, 비즈니스 성과를 사회적 이슈 해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역할의 관점에서 CSR은 1단계 경제적 책임에서 2단계 법적 책임, 3단계 윤리적 책임, 4단계 자선적 책임으로 발전해 왔다. 이 가운데 윤리적 책임과 자선적 책임은 기업의 위험 회피 방법으로서 모든 기업이 할 수는 없다.

CSR은 기업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확대하는 모든 경영 활동이다. 이를테면 일자리 창출, 협력사 육성, 소비자 만족, 신에너지 절감 기술, 온실가스 저감 기술,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등 긍정적 영향은 극대화해야 하며, 반면 인권 및 노동 이슈, 취약 집단 소외, 담합 등 불공정 행위,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자원 고갈 등은 최소화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CSR에 대해 사회 공헌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10년 CSR의 세계 표준을 발표했는데 바로 ISO 26000이다. ISO 26000의 7가지 핵심 주제는 E-환경 보호, S-인권 존중, 노동 관행, 공정 운영 관행,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G-조직 지배구조 등이다.

2014년에 CSR 인터내셔널의 설립자 겸 대표인 웨인 비서 박사는 CSR 2.0의 DNA를 내놓았는데 그 요지는 기업에서 이익을 내되 환경,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그러려면 지배구조를 건전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ESG를 해야 하는 이유 4가지 =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 주주가치 극대화, 이해 관계자 경영 등이다. 이해 관계자 경영을 강조한 피터 드러거는 기업의 목적을 ‘고객 창출’로 규정하고, 경영자는 종업원과 이해 관계자, 사회에 긍정적인 공헌을 하면서 기업 고유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영학자 에드워드 프리먼 교수는 “경영자는 투자자 뿐만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이해 관계자 집단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해 관계자 모델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 상생 자본주의를 강조한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는 “사업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이해 당사자가 서로 헌신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위대한 작업이다”라고 했다.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가 주창한 ‘SPICE 모델’은 이해 관계자들 곧 사회(society), 협력업체(partner), 투자자(investor), 고객(customer), 직원(employee)을 잘 버무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내 200대 대기업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2019년 8월에 ‘BRT 선언’을 하는데 그 내용은 기업의 핵심 목적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직원들에게 투자하며, 납품 기업들을 공정하고 윤리적으로 대하며, 우리가 사업을 하는 지역사회를 지원하며, 주주를 위해 장기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었다. 이 BRT 선언에 181명의 CEO가 서명했는데 이사회 승인을 받은 곳은 1개 기업 뿐이었다.

ESG를 해야 하는 이유는 4가지이다. △기업의 ESG 정보공시 의무 및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탄소감축 규제 등 ESG 규제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도모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등 투자자의 ESG 요구 증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ESG 요소를 기업 신용평가에 적극 반영, △ESG가 공급망 관리, 협력업체 선정의 주요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MZ세대 중심의 고객의 ESG 요구 증대 등이 그것이다.

◆2006년 ‘UN PRI’ 발표, “ESG를 투자 결정, 자산 운영에 고려” = ESG는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다. 이 가운데 Governance는 어려운 단어다. 지배구조, 거버넌스, 투명경영, 이사회경영 등 여러 용어로 해석되고 있다.

거버넌스는 어떤 조직이나 집단의 의사를 결정하고 그 의사결정이 올바르게 이뤄지도록 하는 일련의 체계와 활동 전반을 의미한다. 경영자원을 배분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기업 특히 주식회사가 이해관계자에게 힘을 미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로 통용된다. 이사회는 주주와 경영자가 별도의 주체로 분리된 주인-대리인 구조로 상정되어 설계됐기 때문에 이 구조가 거버넌스의 기초이다. 기관투자자는 이 구조를 이유로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ESG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여러 이벤트가 펼쳐졌는데 그 중 2006년에 발표된 ‘U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는 ESG를 투자 결정, 자산 운영에 고려한다는 원칙으로, ESG 역사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UN PRI’는 △투자 분석과 결정에 ESG 고려 △자산 포트폴리오 정책에 ESG 적극적 고려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이슈 공시 △투자 산업 내 PRI 채택과 실행 촉진 △PRI의 효과적 실행을 위한 공동 노력 △PRI 실행 활동과 진척 상황 보고 등 6가지 원칙으로 구성돼 있다.

수탁자 의무에 대한 PRI의 관점은 이익과 사회적 가치는 단기적 및 미시적으로는 서로 충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양립하며, 따라서 수탁자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ESG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PRI 어소시에이션은 2020년에 “ESG 이슈를 통합하지 않는 투자자는 수탁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며, 소송의 대상이 될 우려가 점점 더 높아진다”고 주장해 ESG 본격 가동의 드라이버 역할을 했다.

실제로 10조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0년 투자 결정시 ‘환경 지속가능성’을 핵심 목표로 천명하고, 2021년에는 투자 기업들에게 ‘넷 제로’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2022년에는 ‘자본주의의 힘’이라는 연례 서한에서 ESG는 기업과 주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자본주의의 수단이라고 강조하는 등 ESG의 직접적인 드라이버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록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SDI, 네이버, 코웨이 등이다.

◆인류가 당면한 E와 S 문제를 G로 해결 = ESG는 ES+G의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인류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E와 S이다. ESG는 투자자와 기업을 통해 E와 S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며, 투자자가 기업을 움직이게 하는 지렛대는 G이다. 따라서 ESG의 핵심은 G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에는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인 유니버셜 투자자가 있는데 유니버셜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유니버셜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화학회사와 식품회사에 동시 투자했다고 하자. 만일 화학회사가 폐수 무단 방류로 폐수 처리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서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식품회사는 폐수가 식품 원료에 영향을 끼쳐 수익성의 하락 가능성이 있다. 유니버셜 투자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세계는 ESG 규범과 평가기관이 풍요로운 시대다. 다양한 국제·지역 규범, 지침, 기준 등이 매우 많으며, 수백개의 평가기관이 난립하고 있고 평가기관마다 기준과 지표가 다르다.

ESG 정보 특성상 기업이 정확한 정보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는 관련 정보의 확보가 어렵다. 현재 ESG 정보보고에 관한 표준화된 기준은 없으며, ESG 공시 활성화와 표준화를 논의하고 있다. 한국도 2025년부터 ESG 정보 공시를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다.

◆중소·중견기업의 ESG 대응 전략 = 2021년 2월 전경련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규모별 ESG 대응 점수는 선진국 10점 기준으로 대기업은 7점, 중견기업은 5점, 중소기업은 4점이었다.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단의 분석에 의하면 중소기업은 ESG 경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며,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또 아직은 ESG 경영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전문가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어떻게 ESG에 대응해야 하는가. 그 대응 전략은 크게 4단계로 △ESG 환경 이해 △ESG 경영 필요성 인식 △ESG 경영 전략 만들기 △ESG 활동 및 성과 공개 등이다.

먼저 중소기업을 둘러싼 ESG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정부는 ESG와 관련해 정책적 압박과 지원 역할을 하는데, 신정부는 ESG 정책의 핵심으로 중소기업을 정했다. 중소기업 ESG 체크리스트를 만든 것이 단적인 예다. 중소기업은 또 EU 기업 공급망 실사 의무화, ESG와 연계된 대출 구조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ESG 경영은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U 기업 공급망 실사 의무화는 EU 소재 기업과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그 법률 초안이 이르면 2024년에 발효될 예정이다.

대기업에서 협력사의 CSR·ESG 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를테면 아디다스는 2021년 141개 협력사 가운데 48개사를 노동 이슈 등의 이유로 탈락시켰다.

중소·중견기업은 ESG 실행 전략의 수립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 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이해 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순위가 높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협력으로 ESG 실행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 있다. 2021년 발표된 ‘K-ESG 가이드라인’ 또는 ‘중소기업 ESG 촉진 방안’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38명의 경영기술 지도사들로 이뤄진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단은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과 정착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을 수행한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 = ESG 스위트 스팟은 고객이 원하는 것, 해당 회사 브랜드 공유의 강점,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행동의 교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천천히 서둘러라’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옥스퍼드대 윌리엄 매카스킬 교수는 “이타적 행위에 데이터와 이성을 적용할 때 비로소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발표된 ‘UN-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로 △빈곤 종식 △기아 해소와 지속 가능 농업 △건강 및 웰빙 △양질의 교육 △양성 평등 △물과 위생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혁신과 인프라 △불평등 완화 △지속 가능한 도시 △지속 가능한 소비, 생산 △기후변화 대응 △해양 생태계 △육상 생태계 △평화와 정의, 제도 △파트너십 등을 수립했다.


<박시현 기자> shpark@it-b.co.kr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아이티비즈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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