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회 영림원CEO포럼]“비즈니스 모델 혁신”

“장수기업 되려면 전 구성원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 항상 고민해야”

박대순 비즈니스디자인포럼 대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주제 영림원CEO포럼 강연

    

“장수하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려면 조직의 전 구성원들이 참여해 전사적이고 지속적인 업무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 비즈니 모델 혁신은 기술이나 프로세스, 제품 혁신보다 훨씬 중요한 혁신으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한다”

3월 5일 열린 제105회 영림원CEO포럼에서 박대순 비즈니스디자인포럼 대표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요지이다. 박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은 조직의 혁신과 차별화와 경쟁력의 원천이다”라면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방법으로 ‘비즈니스 모델캔버스’(나인블록)를 제시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소개했다. 다음은 강연내용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계속 변화한다”

우리 회사 이름을 보고 무엇을 디자인하느냐고 묻는다. 그 답은 간단하다. 제품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일이다. 이 사람은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하는 전략가이다.

전략 수립 과정에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단어는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비즈니스 세상은 급변한다. 찰스 다윈의 이론대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비즈니스 세상은 한가하지가 않다. 잘 나가는 기업도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게 비즈니스 세상이다.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시대별로 변화해왔다. 1960~1970년대에는 더욱 싸게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 경쟁력이었다. 1980~1990년대에는 더욱 좋게 만드는 것, 즉 품질이 경쟁력의 척도였다. 2000년대에는 남과 다른 제품, 남과 다른 비즈니스 방식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가치, 혁신, 창조와 같은 단어가 키 워드로 대두됐다. 이건의 삼성전자 회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히 버리자”고 했다.

    

“비즈니스 혁신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 어렵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기술 혁신, 프로세스 혁신, 제품 혁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보다 훨씬 중요한 혁신은 비즈니스 혁신이다. 비즈니스 혁신은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예를 한번 들어본다. 2012년 글로벌 음악 시장의 매출액 1위 회사가 누구인지 아는가? 그리고 카드 해외 결제를 가장 많이 한 회사의 서비스가 무엇인지 아는가? 답은 둘 다 애플이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뒤 4년이 지난 2011년 4분기에 휴대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대수는 9%에 불과했지만 금액은 39%를 기록했다. 아이폰의 가격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4배 정도 비쌌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전세계 휴대폰 업체들이 거둔 영업 이익 가운데 75%를 차지했다. 2012년 1분기에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더욱 많은 물량을 판매했지만 영업 이익은 애플의 1/3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2배를 더 팔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에 앞선 성공 신화는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었다. 당시 이 시장의 넘버원이었던 우리나라의 아이리버는 아이팟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그 이유는 아이팟의 디자인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MP3는 하드웨어 기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튠즈라는 음원사이트를 만들어 여기서 음악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아이팟은 이 비즈니스 모델에 힘입어 전세계 1위에 등극했다. 지금도 대중음악 시장의 3/4은 아이튠즈가 차지하고 있다. 다운로드한 음원 금액의 30%를 애플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이다. 애플의 아이튠즈가 해외 결제를 가장 많이 한 서비스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적인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애플을 모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성공을 거둔 벤처 기업으로 샤오미와 스포티파이가 있다. 샤오미는 8명으로 창업해 2011년 첫 제품을 출시했는데 2013년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을 넘어 5위로 올라섰다.

사오미는 애플 아이폰을 모방한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제조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서플라이 체인이나 고객관리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전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회사의 것을 벤치마크해 이를 독특하게 조화롭게 구성했다. 특히 가격은 50% 저렴하면서도 운영체제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매주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샤오미는 2014년 2분기 중국 시장 1위에 올랐으며, 2014년 3분기에는 세계 시장 3위에 랭크됐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시작한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를 모방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아직도 다운로드 비중이 스트리밍보다 높지만 이르면 2016년에는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 모델이 좋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전략의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그렇지만 원가절감이나 품질확보와 같은 무기로만 싸우면 중요한 무기를 하나 놓치는 꼴이 되는데 그 무기가 바로 비즈니스 모델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를 보는 시각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 ‘돈’이 전부가 아니다…혁신, 차별화, 경쟁력의 원천”

비즈니스 모델 하면 보통 수익 모델이 아닌가라고 하는데 비즈니스 시작부터 ‘돈’만 생각하면 혁신의 길로 갈 수 없다. 돈을 생각하되 이보다 더욱 큰 그림으로 비즈니스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자.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라는 책의 저자인 A. 오스터왈더는 “비즈니스 모델은 조직이 가지를 창출, 전달, 획득하는 원리를 묘사한 것”이라고 했다. 이 사람이 정의하기에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 및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의 통합시스템이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또는 디자인은 조직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더 큰 가치를 전달하고, 더 큰 가치를 획득하기 위한 일련의 접근방법이다. 그리고 기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는 것과 신규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내용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의의는 어디에 있는가. 첫째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프로세스, 제품에 비해 충분하게 인식, 활용되고 있지 못한 혁신의 원천이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프로세스, 제품에 비해 모방하거나 복제하기 어려운 차별화의 원천이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프로세스, 제품에 비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쟁력의 원천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방법 ‘비즈니스 모델캔버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어떻게 하는가? 그 방법의 하나로 ‘비즈니스 모델캔버스’라는 것이 있다. 비즈니스 모델캔버스는 9가지 요소를 가지고 시스템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한다. 캔버스 상에 9가지 요소를 그려놓고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나인블록으로도 일컬어진다.

그 9가지 요소 또는 나인블록은 △고객세그먼트, △가치제안, △마케팅채널, △고객관계, △수익흐름, △핵심자원, △핵심활동, △핵심파트너, △비용구조 등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작성은 가장 먼저 “고객이 누구이냐?” 즉 고객 세그먼트 요소에서 출발한다. 고객이 정해지면 가치제안 요소에서 이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지를 생각하며, 마케팅 채널 요소에서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상품 서비스의 주문 및 전달 경로를 작성한다. 이어 고객관계 요소에서 고객과 관계를 지속하는 방식을 고민하며, 수익흐름 요소에서는 가격정책을 포함한 수입 창출 및 비용 지출 영역을 살펴본다.

그리고 핵심 자원 요소에서는 해당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파악하며, 핵심 활동 요소에서 해당 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을 기술하며, 핵심 파트너 요소에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파트너 네트워크를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비용구조 요소에서 자금조달(펀딩)을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산정해본다.

    

갤러웨이의 골프채 드라이버와 블렌테크의 믹서기 유투브 동영상

비즈니스 모델의 예로 골프채 제조회사인 갤러웨이를 살펴보자. 기업들이 신상품을 개발할 때 보통 시장조사를 한다. 그런데 갤러웨이는 이런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왜 골프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골프 사업을 하는 회사가 골프를 하지 않는 비 고객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 답은 “어려워서”였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돈이나 시간이 없어 골프를 못하지는 않는다.

갤러웨이는 그래서 쉽게 골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골프채 드라이버 헤드의 크기를 키웠다. 이를 사용해본 골프 초보자들은 잘못 치지 않을까 두려움이 사라져 서슴없이 갤러웨이의 고객이 됐다. 고객이 아닌 비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려고 만든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또 다른 사례로 화장품 회사인 레블론은 공급자의 관점이 아닌 구매자의 관점에서 고객에게 무엇이 좋은지를 고려해 상품을 개발해 성공을 거뒀다.

고객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어떤 채널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믹서기 회사인 블렌테크는 신제품 홍보를 위해 SNS를 활용했는데 믹서기안에 태블릿, 스마트폰을 넣어 모두 갈아내는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려 놀라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신제품 홍보에 광고비를 크게 지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유투브로부터 광고 수익금을 받기도 했다.

Li & Fung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류를 공급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공장이 없는 대신 전세계적으로 2만개의 협력사를 두고 있다. 공급사와는 SCM으로, 고객과는 CRM으로 연결해 운영하고 있다.

김안과병원은 동네 병원과의 윈원 모델로, 스카이프는 24시간 무료 인터넷 전화 모델로, 카카오톡은 광고, 중개 모델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케이스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9가지 유형과 TBL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캔버스의 9가지 요소를 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요즘 시대에는 인터넷, ICT, 세계화, 컨버전스, 개방, 연결, 참여, 지속 가능성 등 기술적이며 사회적인 동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9개의 기본 패턴과 25개의 서브 패턴이 있다. 9개의 기본 패턴은 △융합형 △개방형 △네트워크 △롱테일 △플랫폼 △공유경제 △PSS(Product Service System)△무료형 △TBL(Tiple Bottom Line) 등이다.

이 가운데 TBL 비즈니스 모델은 경제적 수지와 함께 사회적 및 환경적인 편익을 중시함으로써 공동체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조화시키는 유형이다. 이 TBL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미래 세대의 욕구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요구를 총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지속가능발전의 3개 요소 즉 경제성장, 사회안정, 환경보전을 기업 경영에 대입한 비즈니스 모델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TBL 비즈니스 모델의 세부 유형으로는 이익 차원의 경제중심형, 인간 차원의 사회중심형, 지구촌 차원의 환경중심형 등 3가지가 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세멕스, 아라빈드, 그라민폰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로 세멕스, 아라빈드, 그라민폰 등 3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세멕스는 멕시코의 시멘트 회사이다. IMF 외환위기로 수요가 줄어들자 ‘돈’없는 개인들에게 B2C 방식으로 시멘트 판매를 시도했다. 10명이 시멘트계를 만들면 지원해주는 모델을 만들었다. 집없는 수십만 가구가 세멕스의 이 모델에 참여해 집을 짓고, 이것은 새로운 건축 수요를 창출했다. 세멕스는 가난한 사람의 집을 지어주는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세계 2번째 시멘트 회사이다.

아라빈드는 인도의 안과 병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이 없어 실명하고도 수술하지 못하는 실정에서 싸고 빠르고 더욱 많은 환자를 수술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컨베이어 벨트식의 진료 시스템이 그것이다. 수술실에 여러 개의 침대를 배치해 놓고 여러 의사들이 자신의 전문분야별로 나누어 진료를 한다. 대량 생산 시스템의 요소인 단순화, 표준화, 전문화를 도입한 것으로,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크게 높였다.

그라민폰은 방글라데시 사회적 기업이다. 빈민들에게 담보없는 소액 대출로 유명한 그라민뱅크가 가난한 사람들도 전화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라민폰을 만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전화를 직접 구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각 마을마다 전화를 설치했다. 여기에는 마을 전화 아줌마가 있어 마치 공중전화처럼 서비스를 한다. 마을전화 아줌마는 하루에만 통화료 수입으로 몇달러씩 번다. 마을에 전화가 설치되자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자기 집에 직접 전화를 설치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그라민폰은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스스로 잠식하지 못하면 잠식 당한다”

종합 정리해보자. 장수하는 혁신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잘 될 때에 바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스티브잡스는 “스스로 잠식하지 못하면 잠식당한다”고 했다. 코닥은 컬러필름과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실패로 끝내 파산했다.

기업들은 3년 정도 주기적으로 기존 모델을 재편하고 신규 모델을 개발하는 전사적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전략기획 부서의 전문적인 업무가 아니라 모든 부서와 모든 구성원들이 전사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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