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this and that]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앞뒤도 없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이번 글은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보려고 하는데, 양자컴퓨터의 원리인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쉽게 표현한 말인 것 같아 사용하였다.

사실, 이 말을 들어도 전혀 쉽지않다는 것을 안다.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에 대해서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아무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양자영학은 난해한 주제이다. 하지만 현재 양자역학은 컴퓨터의 주요 부품인 반도체 동작 원리에 사용는 등 점점 우리의 현실세계로 다가 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부를 다 알지는 못해도 기술의 발전의 흐름을 이해가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알아볼 필요가 있다.
 

Quantum Computing

 

“우선, 양자컴퓨터를 설명하기에 앞서 기본 원리가 되는 “양자역학”에 대해서 알아보자. “

 

제일 먼저,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라는 용어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자역학이란 단어는 양자라는 단어와 역학이라는 단어 2개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여기서 양자(Quantum)는 양을 의미하는 Quantity에서 온 말로, 어떤 물질이나 에너지양이 띄엄띄엄 떨어져 불연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역학(Mechanics)은 외력을 받고 있는 물체의 정지 또는 운동상태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간단히 말해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은 “불연속적으로 띄엄띄엄 떨어진 물질이나 에너지양이 외력을 받으면 어떤 운동을 하게 되는지 밝히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말하면 우리가 학창시절 배운 F=ma라는 개념하고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이해가 맞다. 하지만 양자 역학은 분자, 원자, 전자, 소립자 등을 다루는 미시적인 세계의 현상을 다룬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아무리 기이하고 터무니없는 사건이라 해도, 발생 확률이 0이 아닌 이상 반드시 일어난다. 이는 F=ma로는 설명이 안된다.
 

“아니 잠깐만… 발생 확률이라니 이건 또 무슨말인가?”

 

F=ma는 뉴턴의 운동 법칙으로 고전물리학의 대표적인 공식이다. 이는 모든 질량(m)을 가진 물체가 가속도(a)를 가지고 움직이면 힘을 계산해 낼 수 있다 것을 의미한다. 즉, 모든 물체는 현재의 운동상태와 힘을 받는 요소에 의해서 예측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축구선수가 골대를 향해 공을 힘껏 찼을때, 골키퍼는 공의 운동방향을 판단해서 날라오는 공을 막으려고 할 것이다.
 

공의 위치 따른 골키퍼의 위치

 

이때의 현상을 다시 한번 하나씩 집어 보자. 공이라는 물체에 축구선수가 힘을 가해 가속도를 주었고 공은 주어진 가속도에 의해서 골대까지 날아갈 것이다. 이 공이 골대까지 날아가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이고 골키퍼는 예측되는 공의 운동방향으로 몸을 움직여 공을 막을 것이다.

말인 즉슨, 고전 물리학에서 힘을 받는 모든 물체는 예측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부터 미시적 세계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모순된 현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빛이다.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인 특성을 모두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중첩된 상태를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측되는 순간 결정 된다. 즉, 관측되기 전에는 빛은 입자이고 하면서 파동이기도 한 상태이다가 관측을 하는 순간 파동 혹은 입자의 형태를 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이것은 실제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다.

 

“이중슬릿 실험의 관찰자 효과”라는 현상인데, 이중슬릿에 전자를 하나씩 쏘면 파동의 특성인 간섭현상으로 인해서 여러 줄이 나타난다. 하지만 똑같이 실험하는 조건에서 이중슬릿을 지나는 전자가 하나씩 지나가는지 관측자가 확인해 가면서 실험하면 빛은 입자의 특성을 나타내며 2줄만 나타난다.
 

이중슬릿 실험의 관찰자 효과

 

바로 이러한 부분이 고전물리학에서 설명하지 못한 모순된 현상이며, 양자역학에서도 현상을 설명 할 뿐 결정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신이 부리는 요술(God’s trick)’ 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이런 것을 어떻게 이용해서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것일까?”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양자의 불확정성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통적인 컴퓨터는 정보를 비트(0과 1) 단위로 처리하고 저장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을 동시에 갖는 큐비트 단위로 처리하고 저장한다.
 

큐비트(QUBIT)를 표현한 블로흐 구면(Bloch Sphere)

 

예를 들어 목적지로 가는 N개의 길에서 가장 빠른 길을 찾는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의 비트단위 컴퓨터는 N개의 길을 모두 한번씩 가보고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린 길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인 경우 N개의 길을 동시에 탐색한다. 가장 빠른 길이 관측되기 전까지 모든 길에 있을 수 있는 중첩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일 먼저 목적지에 도착한 상태가 관측이 되면, 그것이 가장 빠른 길로 결정되고 나머지 상태는 사라지는 것이다.

N의 크기가 어떻든 1번만 수행하게 되니 기존의 비트 컴퓨터 보다 정보 처리 능력이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엄청난 연산력으로 통해서 그 동안 슈퍼 컴퓨터로도 풀지 못했던 수학적 난제를 양자 컴퓨터가 해결해 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3년 구글이 선보인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는 현존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리는 난제를 단 200초(약 3분 20초) 만에 풀어버렸다고 한다. 특히나, 이렇게 빠른 연산력 덕분에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시뮬레이션을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돌려서 학습시킬 수 있게 되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어느 수준까지 왔을까?”

 

양자컴퓨터는 아직 해결해야하는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 기본 단위인 양자를 충분한 시간동안 유지 하기 위해서는 차폐시설이 중요하다. 양자는 외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고도의 방음, 차진 설비를 갖춰야 하고 양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영하 273도인 절대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등 아직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상용화는 아직 넘어야 하는 산들이 많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클라우드 시대 아닌가.
 

Google, IBM, MS,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들이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어 경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정식 출시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양자컴퓨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들를 출시하고 있다.

 

  • MS – Azure Quantum
  • IBM – Q
  • AWS – Bra-ket
  • Google – Zurich

 

이러한 추세를 생각해 봤을때, 빠른면 3년 길어도 5년이면 양자컴퓨터에 대한 서비스 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비트 컴퓨터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던 개발 패러다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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