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어떤 조직의 흥망에도 지도자가 제일 중요합니다(2017.05.01)’

 

“어떤 조직의 흥망에도 지도자가 제일 중요합니다”

2017.05.01

5월엔 21세기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늠할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대선이 있습니다. 특히 구한말을 연상시키는 작금의 정세는 더욱 국민들한테 지대한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드 보복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국의 행태를 보면서, 구한말 대원군을 납치하여 민씨 척족들을 복권시키고, 갑신정변의 개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일개 부대장에 불과했던 위안스카이가 총독처럼 군림하면서 조선의 개혁을 철저히 봉쇄했던 청나라의 행적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미국의 트럼프와 일본의 아베 간 긴 악수 장면과 함께 Korea Passing(한국 건너뛰기) 얘기들을 들으면서 20세기 초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점령을 묵과하고 미국은 일본의 조선 침략을 묵인하기로 했던 과거사가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시대의 왕 중에서 선조, 인조, 고종을 3대 암군으로 꼽는 까닭은 그들의 통치 시대에 백성들이 받았던 고통의 크기가 어떤 시대보다도 컸기 때문일 것이고, 전국 규모의 국토가 유린당하고 엄청난 숫자의 양민이 포로 내지는 강제로 동원되는 노예 같은 생활을 강요 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임진왜란으로 의주까지 도망갔던 선조와 병자호란으로 삼전도에서 머리를 박으면서 청태종에 항복했던 인조와 구한말 나라를 망하게 하여 일본에 병합되는 치욕을 안긴 고종 세 지도자한테 보이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종의 서자 덕흥군의 셋째 아들로 방계승통으로 왕이 된 선조, 무신이었던 인척들이 공모하여 광해군을 ‘친명사대’의 건국이념을 어긴 국가사범으로 몰아 왕권을 찬탈한 인조, 민비와 그 척족들의 힘을 빌어 파격적 개혁정치를 폈던 아버지 대원군으로부터 국정의 권한을 빼앗아 온 고종의 세 왕들 모두 끊임없이 자신의 안위 걱정을 최우선 정책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조선 최초로 동서 붕당을 허용하며 신하들 간의 경쟁으로 자신의 보위를 지키려 했던 선조 이후 조선은 ‘군약신강’의 신권국가로 전락하며 왕비 간택과 왕세자 책봉 및 후사 문제까지 신하들이 좌우하게 됩니다. 1800년 정조 사후 대비를 중심으로 하는 외척 세력들이 정권을 잡아 세습하며 백성들을 피폐케 하고 국가 재정을 파탄시켜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주범이 됩니다.

선조 뿐 아니라 인조 또한 끊임없이 청나라가 자신을 폐위시킬 것을 두려워 하여 청국에 포로로 끌려 갔다가 근 10 년 만에 돌아 온 자신의 아들 소현세자를 간신 김자점으로 하여금 독살케 하고 세자빈과 세손도 사약과 사지로 귀양을 보내 죽게 만드는 등 인간 이하의 짓을 서슴지 않은 암군이었습니다.

세 암군 모두 자신이 부정직할 뿐 아니라 신하들을 끊임없이 의심하여 정책을 계속 바꾸는 변덕의 정치를 행했으며, 심약하고 신하들에 휘둘리는 유약한 리더십의 전형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통치 않았던 군주가 부국강병을 이루었던 역사는 없습니다. 조선은 인조부터 근 300년 동안 동족도 아닌 이민족의 패망한 명나라를 추모하며 소중화를 자처하고 체면을 중시한 사대부들에 휘둘렸던 이상한 나라였던 것입니다.

20세기 후반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렸던 국가 중에 한국과 싱가포르는 195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와 87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라는 공통점 외에 자원이 거의 없는 자원빈국이었는데 박정희와 리콴유라는 지도자를 만나면서 일인당 국민 소득이 3만 달러와 5만 달러에 이르는 경제 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을 이루게 됩니다.

두 지도자의 공통점은 독재라고 평가될 정도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으면서도 아랫사람들한테는 정도 많고 자상하였다고 합니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점령국에 유학했으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조국 발전의 원대한 비전과 부국강병에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국가 전체의 부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청렴과 근검 정신으로 자신한테 매우 엄격한 유교적 삶의 전형을 실천하였던 지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에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여야 할 중대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좌나 우의 편가르기 식 사고가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크고 긴 안목으로 누가 올바른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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