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2013.10.01)”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의 퇴임과 관련해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도덕성 문제’와 ‘찍어내기’란 주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나 같은 평범한 국민들은 조선일보의 채동욱 총장 혼외자 폭로 이후에 보여 준 검찰총장으로서의 행보에 많은 실망을 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그것이 법률적인 것이든 도덕적인 것이든 잘못된 일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잘못된 일이란 것을 깨닫고 다시 하지 않는 것이 잘못된 일인지 모르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일을 숨기려고 할 때 더 추한 모습으로 추락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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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속된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채 총장의 끝까지 은폐하려는 시도와 정직하지 못한 행보를 보면서 검찰총장으로써의 명예를 더럽히는 치졸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런 행동들이 본인이 쌓아 왔던 일생의 업적을 흩으러 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일제의 강점 기간을 가졌었기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는 우리의 역사 조선시대에도 지금의 검찰총장 격인 대사헌을 지냈던 분들은 한결 같이 국민의 추앙을 받았던 훌륭한 인품을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긴 왕조로써 조선이 60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훌륭한 인재들과 그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 준 제도적 장치와 문화 환경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적 성과를 치켜 올릴 때 쓰는 비유로 1950년대의 1인당 GNP 기준으로 아프리카의 가나나 소말리아와 비슷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는 사례를 듭니다. 그런데 사실은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룬 기적의 배후에는 수천 년 동안 지속된 지적 전통이 있었던 것입니다. 후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빈약한 지도층이 권력을 쥐고 태연하게 부정부패를 자행함으로써 국가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들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천연자원도 많고, 인구도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이 대목에 있는 것입니다. 조선 시대에 목숨을 초개 같이 여기며 강직하게 왕한테 상소를 올렸던 선비들이 그 얼마나 많았으며, 고결한 인품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백성과 후세를 위한 가르침을 남겼던 자랑스러운 조상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우리의 자랑할만한 역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숙연해집니다. 우리에게는 바로 이런 정신 문화가 있었기에 그 못살던 폐허의 나라에서 세계가 놀라는 오늘의 경제 성장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그런 ‘선비 정신’이 한국 사회와 역사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선비 정신은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나타납니다. 홍익 인간으로 대표되는 민본주의 사상을 품고,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조화를 이루려는 특성을 아우르는 선비 정신을 우리는 면면히 간직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그 사회 속에서 오늘날의 지식인은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잃고 폐쇄적인 개별 영역에서 한정된 전문가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 유산인 선비 정신이 무엇보다 절박하게 필요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절제한 소비가 지배하며 무한한 욕망을 부추기는 이 시대에 개인과 사회와 자연이 같이 공존해 갈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선비 정신’은 치유와 회복의 처방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규모나 구매력 기준의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 보나 이제는 선진국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의식 수준을 볼 때 선진국 시민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측면도 많이 있어 몰래 감추고 싶은 실정입니다. 우리가 국제 시회로부터 좀 더 존경 받을 수 있는 국민으로 재인식될 때 우리의 글로벌 경제 성장도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회사가 ‘The Best of Asia’의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의식 변화가 바로 우리의 잃어가는 전통인 ‘선비 정신’을 되살리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永-Way’의 정신인 ‘신뢰를 바탕으로, 목적을 중시하는 주도적인 삶’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브라질에서 한 나비의 날개 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복잡계 세상에 우리들은 살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조상들의 자랑스러운 선비 정신을 되살려 지식인으로써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멋진 삶을 함께 살아가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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