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회 영림원CEO포럼] “2018년 다보스 포럼, 기업가 관점에서”

“2018 다보스 포럼’에 가다”

성주그룹 MCM 신명철 실장, 139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성주그룹 MCM 신명철 실장이 5일 139회 영림원CEO포럼에서 ‘2018년 다보스 포럼, 기업가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0대 이하의 차세대 지도자에게 수여하는 ‘영 글로벌 리더(2016 Young Global Leaders)’로 선정된 신명철 실장은 이번 강연에서 2018년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열린 ‘2018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직접 보고 들은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파편화된 세상 속에서 공유되는 미래를 만들어가기’ = 스위스의 다보스라는 곳은 인구 1만3천여명의 작은 산골도시로, 스키 리조트 타운으로 유명하다. 매년 1월이 되면 이곳은 북적거린다. 2천여명의 각국 정치 및 경제 수장들이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협력을 기회를 찾는 세계경제포럼(WCF) 곧 다보스 포럼이 열린다.

그들은 왜 이곳에 모이고,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사람들은 다보스 포럼이 국제기구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미디어 컨퍼런스’의 성격이 강하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주창한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독일에서 이미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이름으로 제기된 것이었는데 다보스 포럼 이후 전세계에 주요 어젠더로 전파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1971년 출범한 다보스 포럼은 처음에는 유럽인 중심의 경영학회였지만 참가 대상을 전 세계 지역으로 확대하고 경제인 외에 정치인 등도 참여하면서 현재의 국제민간회의로 발전했다.

다보스 포럼의 설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는 이 포럼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올해로 만 80세가 된 클라우스 슈밥 교수는 50여명의 국가 수장을 직접 만나며 참여를 이끌고 있다.

다보스 포럼의 참가비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급의 공공 부문 참석자는 무료이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1인당 6천만원으로 매우 비싸다. 기업이나 개인의 입장에서 다보스 포럼에 참여하기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올해 48회째를 맞은 다보스포럼은 ‘파편화된 세상(Fractured World) 속에서 공유되는 미래(Shared Future)를 만들어가기’라는 주제로 수많은 토의와 행사가 진행됐다. 공식 참가 인원은 기업 CEO나 국가 수장 등 1,800여명이었으며, 수행원을 포함하면 3,500여명에 이르렀다. 올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60여명의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행사의 격을 높였다.

◆올해 다보스 포럼 키워드는 ‘여성·신뢰·인간중심 기술’ = 2018년 다보스 포럼은 400여개의 공식 세션이 진행됐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동시간대에 8개의 세션이 진행되는 매우 빡빡한 일정이었다. 참여할 세션을 미리 정해 놓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 개인적으로는 17년간 벤처투자자로 활동하고, 또 지금은 명품 브랜드 회사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쪽에 관심이 많았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어젠더는 양성평등, 지역분쟁, 경제전망, 미래기술, 난민문제, 기후 변화 등이었다.

올해는 특이하게 여성 7명이 행사를 총괄한 까닭인지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2018년 다보스 포럼의 키워드는 첫번째가 여성(Women)이었으며 이어, 신뢰(Trust), 인간중심의 기술진보(Human-Centered Tech)였다.

먼저 여성 문제에 관한 메시지로 성 격차는 아직도 여전하며, 앞으로 남성과 동일한 대우를 받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논의가 이뤄졌다. 2016년 다보스 포럼 리포트에서는 양성 평등이 이뤄지려면 75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2017년에는 100년은 될 것이라고 해서 높은 관심사가 됐다.

두번째 키워드였던 신뢰에 관한 논의 중에서는 블록체인이 단연 이슈였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근간으로 물리적 충돌이나 지적재산권, 무역 분쟁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기술 진보는 그동안 기술로 인해 빈부격차가 격화되고, 인간이 기술의 지배를 받는 것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화두였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며 결국에는 인간을 잡아먹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 속에서 기술은 ‘사람 중심’으로 진보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인간이 빠진 기술은 효용이 없다”는 게 핵심 메시지였다.

◆이해관계 중립지대 VS 기업로비 각축장 = 다보스 포럼의 지식전달 채널은 양방향으로 되어 있다. 국가 수장이 15~20분 연설하고 이후 20분간 질의와 응답이 오간다. 또 각 세션은 3명에서 7명의 패널들이 참가해 다자간 패널 토론을 벌인다. 4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는 세션에서는 정답을 찾고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관람객들은 패널들의 토론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스위스가 이해관계의 중립지대인 점을 반영해 다보스 포럼의 행사장 내에서는 특정 기업들의 후원을 받지 않을 뿐더러 로고도 드러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행사장 밖에서는 기업 로비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다보스 거리는 걸어서 2킬로미터 정도인데 이곳저곳에 IBM, 마이크로소프트, SAP, 구글, 페이스북,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부스를 만들어 놓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행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부스를 설치한 업체는 팔란티어(Palantir)라는 빅데이터 전문기업이었다.

저녁에는 VIP를 초대해 15명에서 20명이 참여하는 프라이빗 이벤트가 열렸는데 여기서 긴밀한 대화가 이뤄졌다. 밤 9시 30분에 케이블카를 타고 프라이빗 이벤트가 열리는 곳에 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다보스 포럼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자문해 봤다. 짧은 시간에 영향력 있는 인물과 관계를 맺는데 이만큼 순도가 높은 행사는 없다. 1월에 개최되는 다보스 포럼에서 나온 뉴스는 한해 내내 확대 재생산되며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기업 브랜딩이나 어젠더의 세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다보스 포럼에는 450개의 기업이 참여했는데 명성이나 평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AI와 기후변화 VS 블록체인과 여성 = 2018년 다보스 포럼은 인공지능(AI)에 대한 얘기가 매우 많았다. 인공지능과 기후변화가 우리를 파괴할 것이지만 블록체인과 여성이 우리를 구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인상이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인공지능을 불의 발견에 비유했지만 일자리 상실이나 산업 조정으로 인한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려를 보였다.

기술혁명이 오히려 세계의 불균형 확대를 부추기고 있으며, 미래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블록체인은 매우 환상적인 기술로 새로운 기회를 던져줄 것이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여성의 기여도가 높아지며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2018년 다보스’ 주제 역행, 마지막 연설자로 높은 관심 끌어 = 미국 트럼프 대통령운 ‘공유되는 미래를 만들어가기’라는 주제의 2018년 다보스 포럼에 역행하는 인물이어서 그의 행사 참여는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공식 행사가 끝난 목요일 다음날 금요일에 트럼프는 마지막으로 연설했는데 1천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행사장에 입장했다.

그의 연설 내용은 온라인 미디어에서 하루에 2억뷰를 넘을 정도로 엄청난 파워를 보였는데 성향을 떠나 이슈를 몰고 다니는 특이한 인물이라는 점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입장할 때 3분동안 나팔이 불렸는데 이는 다보스 포럼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의 연설을 한 줄로 정리하면 ‘미국 우선주의’였다.

중국에서는 시진핑의 경제 플랜을 만들었던 리우 헤(Liu He)라는 경제통이 나와 미국의 역할을 중국이 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 공산당 서열 6~7위로 시진핑의 중고등학교 동창인 리우 헤는 중국의 금융시스템의 선진화와 투명화를 앞으로 3년 안에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마르크스주의를 고수하는 그의 입장을 볼 때 과연 중국이 과연 세계의 맞형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었다.

이번 2018년 다보스 포럼에는 미국에서는 800여명, 중국에서는 60~70명이 참석했다.

◆2020년 50회 맞이, 다채로운 행사 전망 = 2018년 다보스 포럼은 참석자들이 비용 효율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 의문을 품게 했다. 보이지 않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또 수많은 논의들이 이뤄졌지만 실제 액션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문제도 노출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다보스 포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다보스 포럼은 오는 2020년에 50회를 맞이해 매우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 실상과 허상을 잘 따져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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