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영림원CEO포럼]”우리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100년 전을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 필요”
구형건 아주대 교수 “최근 글로벌 금융현상과 그 뒷이야기”

“세계는 현재 100년 전에 겪은 정보혁명, 기술혁신, 새로운 에너지 발견, 신산업 대두, 세계화 등을 거의 유사하게 경험하고 있다. 변혁과 위기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100년 전을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구형건 아주대학교 금융공학과 교수가 2월 12일 열린 ‘104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현상과 그 뒷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한 내용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강연에서 구형건 교수는 “근현대사는 100년 주기로 반복하고 있다. 금융위기는 역사상 수많이 많았다. 현재는 위기의 시대이다”라고 진단했다. 강연내용을 정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도 진행중 2007~2008년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주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외의 나라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자.

 

여러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놓고 저마다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는 저서 <서브프라임 해법>에서 비합리적 거품이 꺼진 것이라고 해석했으며,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스티 클리츠 교수는 <자유낙하>라는 저서에서 경제시스템과 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는 계기를 마련한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중앙은행 총재 라잔은 저서 <폴트라인>에서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은 ‘정치’였으며, 그것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세계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했다. 하버드대 로고프 교수와 라인하트 교수는 공저 <이번엔 다르다>에서 “그동안 금융위기는 수없이 많았다”면서 “모든 역사적 금융위기에 대해 금융과학 기법을 적용한 계량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이클 젠슨 하버드 경영대 교수는 1993년 발표한 논문에서 “근현대사는 100년 주기로 반복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혜안을 보여줬다. 200년 전(1770~1815)은 산업혁명의 시대로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해 대파국을 맞았으며, 100년 전(1850~1918)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발전을 했던 제2의 산업혁명 시기였지만 제1차 세계 대전이라는 참혹한 결과로 종결되었다. 현재(1970~)는 제3의 산업혁명 시기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타났다. 2014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역사적으로 1556년에 금융위기가 터졌다. 당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알 5세는 엄청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한적한 수도원으로 은퇴했다.

 

19세기말~20세기 초와 21세기 현재 상황 유사 100년전 19세기 말 20세기 초 상황은 21세기 현재의 상황과 유사하다. 정보혁명, 기술혁신, 새로운 에너지 발견, 새로운 산업의 대두, 세계화, 정치적 상황 등의 관점에서 비교해 보자.

 

100년 전에는 지금의 인터넷보다 더 위대한 혁명이 있었다. 그것은 1840년에 실용화한 전신이다. 1851년 로이터는 영불해협에 있는 해저케이블을 이용해 런던과 파리 주식시장 정보를 각지에 송신했다. 전화는 1849년 최초 모델이 발명되고 1876년 안정화되었다. 무선전신은 미국에서 1897년, 이탈리아에서 1904년 이뤄졌다. 1920년경 대영제국은 광범위한 전산망을 구축해 이미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했다.

 

100년 전에 철강 산업은 새로운 공법으로 생산비를 대폭 절감해 철도, 군함, 자동차 등 연관 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한 석유는 석탄을 대체했다. 100년 전에 새로운 산업으로 철도, 전기, 라디오, 자동차, 항공, 영화, 군수산업 등이 등장했다. 10년에 하나 꼴로 신산업이 등장했는데 특히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한 군수산업을 주목해야 한다. 유럽이 세계를 제패한 힘은 무기였다. 이 무기의 사기업화는 1880년대에 본격화되었는데 영국, 독일, 프랑스는 각각 거대한 군수회사를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군비 확산 경쟁을 벌였다.

 

19세기에는 경제와 금융이 정치와 군사적 알력 해결 못해 1880년 이후 3천만명이 넘는 유럽인들이 미국 대륙으로 이주했다. 1860년 콥든-슈발리에 조약으로 자유무역이 퍼져나가고, 1873년 발생한 유럽 금융공항 등이 그 배경이었다. 미국은 이처럼 대규모로 유럽인을 받아들이면서 강국으로 부상하는 절대적인 발판을 만들었다.

 

100년 전 정치적 상황을 보면 나폴레옹 전쟁 이후 1815년 수립된 빈체제로 영국,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 프랑스 등 열강간의 세력 균형이 이뤄졌다.
하지만 1861년 이탈리아의 통일과 1873년 독일의 통일은 열강의 균형을 깨뜨렸다. 또 미국의 대두와 제국주의 팽창 역시 세력 균형을 흔들었다. 1880년 유럽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를 낳았는데 식민지 개척으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시도한 것이 제국주의의 출발이었다. 오스트리아는 다른 열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식민지 개척이 늦었는데 팽창할 수 있는 지역은 발칸반도 뿐이었다. 오스트리아가 발칸반도의 일부를 합병한 것이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다.

 

100년 전에 유럽 열강간의 안정을 기대하였던 요소는 각 나라의 왕조들이 서로 친척 관계로 얽혀 있었다는 점이었다. 작센-코부르크-고타 왕조는 영국, 벨기에, 독일, 러시아, 그리스 등을 포괄하는 범 유럽적 왕조의 네트워크였으며,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그런데 1914년 독일과 러시아가 총동원령을 내리며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왕들의 전쟁이 아니라 장군들의 전쟁이었다.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은 황제를 압박했다. 당시 청년 실업 문제는 심각했다.
젊은이들은 자발적으로 전쟁터에 나섰다. 그 때 유럽 사회는 봉건사회라서 장군들은 전쟁 범죄로 인해 재판에 회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장군들은 실제로 거의 모두 출세를 했다.

 

19세기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종결되었다. 경제와 금융이 정치와 군사적 알력을 해결하지 못했다.21세기 현재는 위기의 시대,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은 일본의 거품 붕괴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자.  눈부신 정보혁명을 이루었으며, 태양, 풍력, 조력, 세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가 등장했다. 새로운 산업으로 우주산업과 바이오 산업이 태동했다. 1980년 이전 세계 경제의 담당 인구는 미국 1억1700만명, 유럽 1억3천만명, 아시아 9천만명이었다. 미국의 닉슨과 중국 모택동의 핑퐁 외교 이후 중국, 인도, 그리고 타 신흥국 등 12억명의 인구가 본격적인 생산체계에 가담했다.

 

금융의 세계화는 1980년 신자유주의 바람으로 유로 통화 시장이 꽃을 피웠으며, 세계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채와 유로 채권들이 유통되고 있다.

 

현재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19세기 말 또는 20세기 초와 유사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 양극 체제를 형성하다가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양극 체제는 사라졌다. 유럽은 통합되고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군사강국의 입지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 뒷면에는 일본의 거품 붕괴가 있었다. 일본으로부터 타 지역으로 자본이 유출됐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아시아 국가들의 저축으로 이어져 저금리 현상과
미국과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 현상을 낳았다.

 

유로 통합 속에서도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유럽 5개국의 부채는 증가했으며, 금융규제의 증가에 따라 스위스 은행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위기의 시대이다. 금융위기는 역사상 수없이 많았지만 말이다. 캠브리지 대학교의 프란시스 스퍼포드 교수는 금융 중심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또는 홍콩을 거쳐 궁극적으로 상하이로 갈 것이라는 게 스퍼포드 교수의 진단이다.

 

세계의 금융 중심 이동 중, 아시아 상하이 유력 어느 지역이 세계의 금융 중심이 되려면 무엇보다 생산 단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 규제는 약하지만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상하이는 적격이다. 상하이의 생산단지는 중국은 물론 인도차이나 반도를 포괄하고 있다.

 

세계 질서는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의 아시아 국가화, 중국과 인도의 부상 등은 세계의 중심 이동을 뒷받침하는 현상이다. 최근 유태인들은 중국어 학습에 혈안이라고 한다. 가정교사까지 두고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19세기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했다. 20세기는 19세기와 비교해 그리 자랑할 만 것이 없지만 그래도 들자면 인간수명이 2배 증가했다는 점이다. 평균 수명이 1940년 40세에서 1960년 60세, 지금 80세로 늘어났다. 2060년에 이르면 평균 수명 120세는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세기에 새로운 무기체제와 산업으로 우주 산업의 등장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금융 위기의 극복 요인으로 세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통한 막대한 부의 창출이 꼽힌다. 우주산업은 세일가스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떨어질 경우 가장 먼저 고려되는 분야이다.

 

우주산업의 목적은 에너지와 군사이다. 먼저 에너지 확보 방안으로 태양열을 지구에서가 아닌 우주에서 발전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우주정거장에 수많은 발전소가 세워질 것이다. 문제는 이 에너지를 어떻게 지구로 옮길 것이냐이다. 19세기에 해저 케이블을 깔았던 인간이 21세기에 이를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우주산업의 목적은 에너지와 군사 우주산업의 또다른 목적인 군사이다. 현대 전쟁에서 핵은 전략적으로만 사용할 뿐 실제적인 전술 무기는 항공모함이다. 미국이 11대, 프랑스가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오직 미국의 항공모함만이 공군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다. 미국이 전세계를 제압하고 있는 까닭이다. 항공모함 1대는 우리나라의 한해 국가 예산과 맞먹는다. 이런 항공모함을 위협하는 것이 인공위성이다. 미국, 독일 등에서 레이저포를 개발했다. 레이저포는 많은 전기량이 필요하다. 이를 우주정거장에 장착하면 고전적인 무기는 전혀 쓸모가 없게 된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세계의 군사 지형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다.

 

지금은 변혁과 위기의 시대이다. 100년 전을 거울삼아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할 때이다.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10986

 

Share your thou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