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 CEO포럼] “우리나라 제2의 외환위기 맞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제2의 외환위기 맞을 수도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 원장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

    

‘2030’ 대담한 미래’의 저자인 미래학자 최윤식 한국 뉴욕주립대학 미래기술경영연구원장 겸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이 9일, 92회 영림원 CEO 포럼에서 ‘2030 대담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윤식 원장은 이번 강연에서 “우리나라는 2016~18년에 제2의 외환위기를 거쳐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으로 갈 수 있다. 현재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이 그렇게 가고 있다”면서도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 과거의 성공을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내용.

    

“가장 큰 기회는 위기 때 있다” = 1950년대에 현대 미래학이 탄생했다. 그 이전의 미래학이라는 것은 종교 영역에 속한 것으로 이른바 신의 계시를 받아 예언하는 것이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그 대표적인 예언가였다. 미래학은 1950년대 들어 예언의 영역을 탈피해 학문적 영역으로 발돋음 했다. 현대 미래학은 사회과학, 문화인류학, 철학, 수학,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론을 접목해 세상의 변화를 분석 예측하는데 그 미래 예측 방법론은 40~50가지에 이른다.

‘2030 대담한 미래’라는 책은 ‘위기’를 주제로 하는 미래 예측서이다. 이 책은 2008년에 처음 나왔는데 5년이 지나 2013년에 그간 새로 출현한 변수를 고려해 시나리오를 다시 작성한 수정판이다. 미래학은 보통 4~5년 주기로 시나리오를 바꾸는 데 이것이 미래학의 윤리이다.

‘2030 대담한 미래’는 모두 3권으로 기획한 책의 첫 번째이다. 첫 번째는 위기를 주제로 600페이지 분량이다. 두 번째는 ‘기회’를 주제로 하는 80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2014년 여름경에 나올 예정이다. 세 번째는 미래 사람을 주제로 하는 600페이지의 분량의 책을 2015년에 펴낼 계획이다.

독자들은 왜 위기를 첫 번째 주제로 내세웠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위기’를 다룬 첫 번째 저작에서 가장 큰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부자와 보통 사람의 차이를 아는가? 보통 사람은 호황기 때 돈을 벌지만 부자들은 위기 때 돈을 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워런 버핏은 2008년부터 5년간 100억 달러를 벌었다. 주식 시장에서의 두 가지 통찰력을 그만큼 갖춘 인물은 없다. 그는 경제의 버블이 언제 붕괴할 것인지 그 위기를 한발 앞서 예측하고, 언제 회복될 것인지를 한 발 앞서 내다봤다. 위기에 선제 대응하여 선제 준비함으로써 위기 때 더욱 큰 부를 창출하는 기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것이 부자와 보통사람의 차이다.

    

“한국경제 20년안에 큰 변화, 30대 그룹 절반 탈락” = 우리나라 경제는 앞으로 15~20년 안에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이 변화의 시기에 주력 산업의 지평이 바뀔 것이다. 이 시기 동안 현재 30대 그룹의 절반이 탈락하고 그 대신 뉴 페이스가 등장하는 산업 재계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만한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얘기다.

1등 기업은 최고의 통찰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도 결국 수성의 자리에 있을 뿐이다. 앞으로 이 시기 동안 수성자에게 최대의 위기가 밀어 닥칠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처럼 8만달러에 이를 수도 있지만 현재의 3만달러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에 둬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밀어 닥칠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거의 성공은 잊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2030 대담한 미래’라는 책이 던지는 화두는 크게 6가지이다.

1. 대한민국은 제2의 외환위기(또는 GDP -5% 하락에 준하는 경제 충격)을 거쳐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으로 간다.

2. 한국 대표 기업 삼성의 몰락이 5년 안에 시작될 것이다.

3. 중국은 4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어쩌면 영원히 G1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쇠락할 수도 있다.

4. 2014~2015년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작될 미국의 반격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5. 엔저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아베노믹스의 일본은 시간을 늦출 수는 있지만 결국 IMF 구제 금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6. 2016~2025년에 아시아는 전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한국판 잃어버린 10년’ 온다, 외환위기 준비해야” = 오늘 강연의 주제는 첫 번째 화두인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다. 이는 예언이 아니라 예측이다. 예측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일반인이 보기에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나면 그 충격이 엄청나다.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51%의 확률이라고 답변하지만 사실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51%의 확률이라는 것은 대비하면 막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설마’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한국의 구조, 조건 등을 종합해 분석해보면 이러한 예측은 매우 실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 예측대로 가고 있다. 외환위기에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상위 2개 기업을 빼면 모두가 마이너스 성장세에 빠졌다.

그러면 언제 외환위기가 터질 것인가? 지금부터 2~3년 안에는 문제가 없다. 그 이후가 문제이다. 내우외환이 겹쳐지면 그 첫 번째 조심 구간은 2016~2018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의 위기는 차기 정부로 미룰 수 있다. 차기 정부에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80~90%이다.

이러한 ‘한국판 잃어버진 10년’이라는 예측을 놓고 3개의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했을 경우로서 이렇게 되면 저성장은 피할 수 없다. 둘째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해 금융 위기를 맞이한다는 시나리오이다. 세째는 금융위기의 규모가 변수인데 그 처리 방법에 따라 외환위기로 갈 수도 있다는 각본이다.

    

“외환위기 대응 3개 시나리오…발생하면 차기정부에서 80~90%” = 외환위기는 펀드 멘탈과는 상관이 없다. 기업의 흑자부도와 비슷하다. 만일 펀드 멘탈이 무너지면 문을 닫아야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예측하는 외환위기는 펀드 멘탈의 문제가 아니다. 신용경색이라는 것은 돈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1970년부터 30년간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 나라는 28개였으며 그 건수는 98번이었다. 이는 한 국가가 주기적으로 여러 번의 외환위기를 겪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를 한번 겪은 나라는 20년이 지나면 2번째 위기에 빠진다는 게 정설이 됐다. 외환위기가 반복되는 이유는 그 근본적인 문제인 은행과 기업의 부채를 정부와 개인에게 이전하는 방식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기업과 은행의 부실채권을 사주고, 개인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2차 외환위기는 정부 부채와 개인 부채의 위기로 촉발된다.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의 심각성은 은퇴 인구의 증가와 복지 비용의 급증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다. 오는 2028년이 되면 55세 이상의 은퇴자 인구는 2,500~2,700만명에 이르게 된다. 이들 은퇴자 인구가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30~40년간 연금을 받게 된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30%에 이르면 적자 상태에 빠진다. 복지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현재 국가 부채는 공기업을 포함해 900조이다. 이는 GDP 대비 80%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은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미칠 것이다. 국가 입장에서 통일 비용으로 800조에서 1,000조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는 2013년 1,000조를 돌파했다. 이는 개인사업자 부채 150~200조, 전세 자금 대출 500조, 그림자 금융 부채를 제외한 것이다. 가계 부채는 매년 5%씩 늘어나는 추세인데 1,200조에 이르게 되면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한국은 내수 시장이 좁고, 이 시장을 살리는 것이 요원하다는 것도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래서 수출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2050년이 되면 인구는 5,1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그 이후부터 10%씩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위기의 도화선은 가계 부채” =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의 시나리오의 도화선은 가계 부채가 될 것이며, 그 불은 미국이 당길 것이다. 2013년부터 엔저와 달러 가치의 상승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2014년에 턴 어라운드에 안간힘을 쏟을 것이다. 이미 양적 완화의 축소 또는 중지를 예고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풀린 3조8천억~4조달러의 돈을 흡수하는 단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미국만큼 금리인상을 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이는 가계 부채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가 1,150조를 넘어서면 불똥은 부동산으로 튈 것이다. 가계부채와 부동산은 한국 경제를 침몰시키는 뇌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부동산 가격은 지금보다 40~60% 떨어지고 골프장 회원권도 50% 하락할 것이다.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과정에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집 계약을 독일처럼 월세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독일의 현재 주거 형태는 90%가 월세이다. 독일은 지난 20년간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집 문제를 중심으로 물가 안정 정책을 펼치면서 펀드 멘탈을 강화했는데 그 산물이 월세의 일반화였다.

이렇게 월세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으려면 장기 계약이 보장되고, 월세 비용이 은행의 이자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자영업이 무너진 이유는 경비의 과다 지출 때문이다. 그 경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부동산 임대료이다.

    

우리나라 경제 위기의 해법은? = 결국 한국 경제는 미국발 금리 인상의 후폭풍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본격적인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여기에다 결정적으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서 거대한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정부는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구조조정을 지체했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버티기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 위기의 해법은 무엇인가? 가계 부채라는 도화선을 잘라야 한다. 가계 부채는 부동산 문제와 맞물려 있다. 가계 부채와 부동산은 동전의 양면이다.

위기를 잘 알아야 생존의 기회가 있다. 막연히 두려워하지 말고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나중에 온다.

 

박시현 편집장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10244

 

Share your thou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