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전원참가형 ‘아메바 경영’ 고려해야”

양준호 인천대 교수, 제132회 영림원CEO포럼 강연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7일 제132회 영림원CEO포럼(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에서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으로 저성장 위기 돌파하기-전원참가형 독립채산제 개혁을 중심으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양준호 박사는 “아메바 경영은 기업의 전 직원이 CEO라는 의식으로 총력전을 펼치는 전원참가형 기업경영 방식으로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로 되고 있다”라면서 “아메바 경영을 잘 작동하려면 단순히 관리회계 제도가 아닌 경영 상황의 공개, 최고경영진의 내려놓음, 분권형 자율 경영 등의 철학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3대 경영의 신 = 일본에 3대 경영의 신이 있는데 종신고용 등 일본적 경영의 창시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 그룹 창업자, 현장 경영의 대명사인 혼다 소이치 혼다자동차 창업자,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그룹 창업자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2015년 일본에서 4,500만명을 대상으로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가”는 조사에서 무려 65%의 압도적인 표를 받은 사람으로 일본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하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2011년에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JAL)의 CEO로 부임해 불과 1년 6개월만에 V자 성장 곡선을 만들고, 최고의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사실이다. 당시 전세계 항공 산업의 평균 이익률은 1.8%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는데 일본항공은 7%가 넘는 고수익을 내며 세계적인 항공사가 됐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일본항공에서 어떤 개혁을 했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것은 ‘아메바 경영’이었다.

2015년 일본 교토에서 이나모리 가즈오 연구센터가 설립되었는데 이 때 만났던 그는 “과거 경제가 잘 나갔던 고성장 시대에는 기업경영의 성패를 CEO가 좌우했지만 저성장 국면에서는 모든 직원이 CEO라는 의식으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라면서 전원참가형 기업경영을 강조했다. 그 기업경영 방식이 ‘아메바 경영’이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누구인가? = 이나모리 가즈오는 1932년 인쇄공장 사장의 아들로 태어나 고교 시절에는 과자 도매점 보조 일을 하며 장사 노하우를 체득했다. 가고시마 대학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하고 교토에 있는 절연물 제조회사에 입사했다가 3년만에 그만두고 27세 때 사원 8명과 함께 교세라의 전신인 교토세라믹을 설립했다.

1966년 교세라의 사장으로 취임하고 1969년에 회사를 상장하고, 이후 ‘파인세라믹스’ 기술로 급성장해 1970년대에 교세라를 세계 최고의 전자부품(세라믹 부품) 메이커로 올려놓았다. 1984년에는 민영통신 업체 제2전전(DDI)을 설립하고 나중에 KDD, 일본이동통신과 합병해 지금의 KDDI로 성장시켰다.

교세라는 현재 파인세라믹, 반도체, 전자기기, 통신기기 등 세계적인 종합전자부품 메이커로 세라믹 콘덴서는 전세계 시장의 60%, 반도체 패키지는 50%를 점유하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1997년 교세라 및 DDI 회장직을 사퇴하고 출가해 승려로 변신, 기업경영에 관한 종교적, 철학적 멘토링을 하고 있다. 그는 씨없는 수박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이기도 하다.

◆“아메바 경영은 아메바의 생물학적 특성을 기업경영에 접목” = 이나모리 가즈오가 교세라를 세계 최고의 우량 기업으로 일궈낸 것은 바로 ‘아메바 경영’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메바 경영이란 무엇인가? 아메바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즉 온도, 압력 등이 변화하면 자신의 모양을 신속하게 바꾸는데 잘게 쪼개거나 처음처럼 통합하기도 한다. 아메바 경영은 한마디로 말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모습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바꾸는 아메바의 생물학적 특성을 기업경영에 접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메바 경영의 핵심은 ‘소그룹별 채산관리’이다. 회사 전체 조직을 기능, 역할 등에 따라 여러 소조직으로 세분화해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고, 그 리더는 소사장이 된다. 각 소회사가 바로 아메바이다.

각 소회사는 매출에서 비용을 빼고 이를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채산’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모든 아메바(소회사)들, 다시 말해 모든 직원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메바 경영의 힘이다.

예로 들면 빵 공정은 밀가루 구입->반죽->소성->데코레이션->출하로 진행되는데 여기서 각 공정이 바로 아메바이다. 각 아메바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려고 노력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 발전에 모두가 기여하게 된다.

◆교세라 회장실도 ‘아메바’의 하나, 비용 지출 내용 공개 원칙 = 아메바 경영을 회사에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어떤 조직이 코스트 센터이며 수익 센터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이어 동종 조직을 경영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직원수가 12,000여명인 교세라에는 2015년 기준 4,500여개의 아메바가 존재했다. 공장의 경우 한 개 제품의 각 제조 공정별로 아메바가 있었던 것. 아메바는 가급적 적은 인원수 일수록 멤버 전원이 경영자 의식을 갖기 쉽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인원이 적으면 어떻게 비용을 쓰며 이익을 냈는지를 파악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교세라의 관리회계 제도의 매커니즘은 매년 10월이 되면 모든 아메바들이 다음해 전체의 시간당 채산 목표, 즉 마스터플랜을 세운다. 이 마스터플랜은 12개월분의 월별 목표치와 1년간의 누계 목표치로 구성되며 매출, 경비, 노동시간 등이 기재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당 채산이라는 지표이며, 이를 위해 각 아메바들은 매출증대, 경비축소, 시간 단축이라는 과제 달성에 노력한다.

해가 바뀌면 아메바의 리더는 매 월말에 실적채산표를 작성한다. 리더와 멤버는 해당 월의 실적채산표와 마스터플랜을 비교해 갭이 발생하면 그 갭을 메우는 방법을 찾고, 해당 연도의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고려해 다음 달의 예산채산표를 작성한다. 이 예산채산표에는 특히 비용 항목을 세분화해 넣는다.

교세라의 이런 경영시스템이 밑의 조직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회장실도 하나의 아메바로 구성되어 비용 지출 내용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윗선에부터 비용 통제에 모범을 보이는 셈이다.

국내 대기업에서 2000년대 초반 교세라의 이 아메바 경영에 관심을 갖고 도입을 검토했지만 비용 지출 내용의 공개 어려움 등의 이유로 포기했다. 공개의 원칙이 작동해야 아메바 경영이 잘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메바 경영의 두 날개 ‘경영철학과 소그룹별 채산제도’ = 아메바 경영을 관리회계제도로만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은 소그룹별 채산제도 운용과 경영철학이라는 두 날개로 작동하고 있다. 소그룹별 채산제도가 일종의 ‘차(인프라)’라면 경영철학은 이를 움직이는 연료(에너지)이다.

아메바 경영의 출발점은 매출증대, 경비절감, 생산성 증대가 아니라 공동경영자에 대한 절심함이었다. 경영자 의식을 가진 즉 공동경영자를 다수 육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딱딱하고 건조한 관리회계가 아닌 직원과의 ‘공동 경영(Co-management)’이라는 철학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공동 경영의 전제 조건은 ‘공개’이다. 경영 상황을 전면 공개해 부문별 경영 실태를 누구든지 알 수 있는 공개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동경영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국내 어느 회사가 아메바 경영을 도입했는데 비용은 절감했지만 노조의 반발을 사서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 사례도 있다. 이는 공동경영, 최고 경영진의 내려놓음, 공개 원칙 등의 철학이 작동하지 않고, 독립채산제로만 운영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아메바 경영은 회사 안에 작은 회사를 많이 만들어 회사 내에서 경쟁 원리가 작동하고,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리더를 배출하면서 회사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아메바 경영의 장점은 경영자 의식을 가진 인재의 육성, 회사가 당면한 문제의 즉시 파악, 고수익 체질 실현, 개별 활동과 채산 결과 간의 연관성을 쉽게 파악, 채산표가 개별 활동의 목표관리로 연결 등이다.

◆“최고 경영진의 ‘내려놓음의 철학’ 없이 아메바 경영 어렵다” = 아메바 경영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최고경영진의 내려놓음의 철학이 필요하다. 최고경영자가 가진 자원 배분의 독점적인 권한을 각 아메바의 리더에게 이양하는 분권형 경영 프로세스를 갖추지 않는 한 아메바 경영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관리회계 기법으로만 아메바 경영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뿐 공개, 내려놓음, 분권형 자율 경영에는 큰 관심이 없다. 관리회계 매뉴얼에만 초점을 맞춘 반쪽자리 아메바 경영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멋진 아메바 경영을 작동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 CEO포럼에서 강연된 내용은 ㈜비아이코리아닷넷의 [영림원CEO포럼]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http://www.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18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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