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프로클럽 노진*

 

 

정용 의학 전공 교수의 1장에서는 공통 조상이 존재하는 다른 하등 동물들의 뇌로 뇌의 발생 과정을 보거나 특정 구조가 망가졌을 때 나타나는 일을 중심으로 뇌 자체가 어떤 구조를 가지는지와 구조별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설명한다.

영적인 것으로 보았던 뇌 질환들에 대한 신경과학적 설명과 치료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마지막에서 철학적 문제의 과학적 접근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재승 물리, 신경과학 전공 교수의 2장에서는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고 어떤 사물에 내재된 가치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하므로 일련의 순서나 패턴은 구매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는 합리적인 동물 가설을 내세우는 미시경제학과 “인간은 구매 활동의 순서와 패턴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행동경제학, 그리고 그 순서와 패턴이 왜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하는 신경경제학의 설명을 한다. 이로써 ‘우리는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하고 왜 그렇게 하는가’에 대해 현대가 복잡한 뇌에서 찾아낸, 일정한 패턴을 통해 설명을 한다.

3장에서는 김대수 생명과학과 교수가 2장에서와 유사한 맥락의 동물 행동학,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게 하는 거울 신경 세포를 통해 죽느냐 사느냐, 번식하느냐 생존하느냐 하는 좀 더 원초적 수준의 문제를 설명한다. 죽거나 살거나 하는 문제에서 살기 위한 쪽으로 뇌가 설계된 것을 설명하는데, 집단의 구성원들은 안정을 추구하므로 이를 위해 같은 전략을 취하곤 한다고 한다. 그러면 결국 비용만 증가하므로 나만의 전략을 취하여 성공하라는 교훈을 제시한다.

여기에서는 의문이 있다. 물론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겠지만, 일상의 상황에서는 같은 전략이 대부분 유리하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너무 한쪽으로만 서술되어 있다. 특히 과학적 관찰 결과와 사회적 가치의 연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려 하는데, 뇌과학적 관찰을 통하여 이미 형성된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는 정도의 것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뇌는 사람 자체이므로 뇌를 연구하면 사람과 그들이 모여 이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왜 추구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가치문제와 과학적 사실이 연결되어있지 않다는 것으로 제시된 예 중 ‘역으로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가치문제로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도출하면 안 된다’가 있는데, 만약 어느 한쪽 성별의 뇌가 선천적으로 대뇌가 축소되어(마치 고릴라처럼) 생산 능력이 적고, 그로 인하여 성비 유지가 사회 유지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면 사회의 가치체계는 변화했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남녀평등은 남녀의 지적 능력에 우월성이 없기 때문인 것 등의 다른 과학적 사실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뇌과학을 다루는 책에 실린 내용으로써 정담에서 이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담에서도 밝은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철학가인 진중권 씨에게 화제를 넘기고 만다.

특히 뇌질환 설명 이후에 제시된 정용 교수의 생각과 김대수 교수의 생각이 정면으로 충돌하는데 어째서 불특정 다수의 질의에서도 이에 대한 서술이 전혀 없는지 의문이다.

비판적 사고를 조금 했는데, 사실 애초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수능 특강 영어 지문에 나오듯이 철학이 다른 모든 학문을 통합하는 학문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별로 없다. 몇몇 사람들은 뇌과학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던 분야가 분자 수준이고 교과서에 실린 내용도 그것에 중심을 두어서인지 뇌과학이 작은 분야에 한정된 과학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분야는 철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보통 “우리가 누구인가?”와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같은 생각을 하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눈을 뇌 쪽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한쪽에서 <뇌과학의 함정>의 저자 알바 노에는 마음은 물질을 초월한 것이므로 물질은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를 뇌과학으로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를 부정한다.

어쨌든, 우리의 마음은 어딘가에 있다. 그러면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있다고 다른 것으로 바뀌어 버리지는 않는다. 다른 새 것을 경험하고 있을 뿐 여전히 ‘우리’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우리의 몸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문제는 쉬워진다. 우리의 마음은 개인의 안에 있으니 우리가 마음이 사는 곳을 알고자 한다면 당연히 몸 안에서 찾아야 하고, 가능한 한 군데는 뇌뿐이다.

물론 의심할 나위 없이 뇌는 외부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또 환경을 이해하는 것 없이 뇌를 말할 수도 없지만, 우리가 우리의 마음 저장고를 완전히 이해한다면, 모든 철학적 주제를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다룰 수 있고 나아가 기존의 사변적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철학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전의 오래된 주장이 그저 뇌과학에의 불완전한 연구에서 오는 힘을 잡고 있을 뿐인 언급일 뿐이라고 여긴다. 전문가가 아니고 아직 아주 작은 부분을 알고 있을 뿐이지만 나는 뇌가 사람 자체이고 뇌에서 철학을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해답을 알 수 없지만, 김대식 교수가 나에게 던진 물음, ‘나는 이마엽의 신경세포인가’를 품고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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